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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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 어쩌나?] (66) 돈 욕심 부리는 게 잘못인가요?-홍성남 마태오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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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4.10.164.*]

2011-10-06 ㅣ No.9675

 
 
 
Q1. 돈 욕심 부리는 게 잘못인가요?

 세례 받은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아직 신앙생활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는데, 얼마 전 신자들과 대화하다가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장사를 하는데 장사를 잘해 갑부가 되고 싶다고 했더니 신앙생활을 오래 하신 자매님께서 정색을 하시고는 "신자가 그렇게 돈 욕심이 많으면 안 된다. 주님께서도 돈에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을 비난하셨다"고 말했습니다.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이런 마음을 갖는 것이 잘못인가요?

 
 
A. 그 자매님께서 주님의 말씀이라고 한 것은 아마도 루카복음 12장 13-21절 내용을 두고 하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주님께서는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 생명이 그의 재산에 달려있지 않다고 하시면서 탐욕을 경계하라고 당부하십니다.
 
 그러나 이는 돈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식으로 쉽게 단정 지을 수 있는 말씀이 아닙니다. 초기교회 때부터 지금까지 탐욕은 돈과 연관 지어 생각돼 왔습니다. 그래서 돈만 아는 사람은 탐욕스런 사람이란 인식 때문에 장사하는 분들이 사회적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현상까지 생겼습니다.

 심지어 돈은 '더러운 것', '세속적인 것'이란 편견까지 생겨 다른 사람에게 돈을 줄 때 흰 봉투에 넣어 주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돈을 만지려고조차 하지 않는 일도 있습니다.
 
 또한 돈을 멀리하면 영성이 깊은 것이고, 돈을 가까이하면 세속적이라는 이분법적 판단으로 사람을 보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생각은 현대에 와서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누군가가 돈을 벌려고 노력하면 "돈에 눈이 멀었다"거나 "탐욕스럽다"는 등의 말을 합니다. 그러나 돈을 벌고 싶어하지 않은 사람은 없고 번 돈에 만족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왜냐면 물욕은 성욕과 마찬가지로 밑바닥이 없는 항아리 같아서 아무리 벌어도 허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주님께서는 탐욕을 경계하라고 하신 걸까요? 이는 돈을 벌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 목적을 잘 생각하라는 당부이십니다. 왜냐면 병적 탐욕은 마음의 눈을 멀게 해서 자기 능력의 한계를 보지 못하게 합니다. 또 사람이 돈의 주인이 아니라 돈이 사람을 하인처럼 부리는 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럼 탐욕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자신이 돈 욕심을 부리는 것을 심하게 자책하거나 자기 비난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하면 살을 뺄 때와 마찬가지로 심리적 요요현상이 나타날 위험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즉, 심리적으로 극단적이고 분열증적 현상이 나타나서 지나치게 거룩한 척, 세상을 초월한 척하는 거짓 자기가 만들어져서 다른 사람도 속이고 자기 자신도 속이는 기만적 삶을 살 위험이 큽니다.
 
 두 번째는 돈을 벌고 싶어하는 자기 마음을 잘 이해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왜냐면 사람은 성장사가 다르고 그런 발달 배경 안에서 돈을 벌고 싶은 욕구도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무엇인가 창조적 일을 하고픈 욕구 때문에 돈을 벌려고 합니다. 그러기에 돈을 벌고 싶은 욕구를 탐욕스런 행위라고 일방적으로 단죄해서는 안 됩니다.
홍성남 신부(서울 가좌동본당 주임) cafe.daum.net/withd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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