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자유게시판

오밤중의 헛소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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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경 [kreuz] 쪽지 캡슐

2002-05-30 ㅣ No.34302

 

1. 사제는 가톨릭 무당일 뿐이다?

 

모든 종교에서 빠지지 않는 게 ’샤먼’이라는 존재일 것입니다.

신과 인간 사이에 들어, 양쪽의 뜻을 서로에게 전하는 존재.

’무당’이라고 하면 괜히 알록달록한 옷 입고

작두 위에 올라서서 펄쩍펄쩍 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의 선조라 생각하는 단군 역시 무당이었으니....

 

재미있는 건,

사제가 없어야 한다는, 혹은 교회를 해체해야 한다는 무교회주의자분들 입에서

사제가 무당이라는 아주 확고한 고백을 받아낸다는 사실 자체에 있습니다.

 

전에 어느 무교회주의자분과 논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천리안에서 그분 아이디도 thywill.한글 아이디는 하늘과땅이었죠, 갑자기 그 생각이..^^;;)

이분은 절대 무교회주의 모임에서는 샤먼 같은 존재가 있을 수 없다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함석헌씨가 참석했던 무교회주의 모임에도

모임을 이끌고 주도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초기에야 이끌고 주도하는 것으로 끝나겠지만,

점차 그 사람이 또다시 샤먼의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신이 없는 종교라는 불교조차, 기층 민중들 틈으로 파고들면서

스님들이 샤먼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른 분들도 다 아시고 계실 겁니다.

개신교 목사님들의 샤먼 역할이야 너무 철저해서 문제가 생기지요....^^;

 

가톨릭 신부님들이 무당이다...그야말로 최고의 극찬 아닐까요?

우리의 절대자이신 하느님과 우리를 연결하고,

그 사이에서 우리에게 맺힌 한과 어려움을 풀어주는 삶....

멋진 사제의 삶 아닌가요?

 

2. 교회 해체가 정말 복음적일까.

 

쓸데없는 인간들이 자유게시판에서 무리지어다니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아무래도 금모씨의 교회해체론, 자발적냉담론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요.

정식으로 제대로 반론을 펼칠까 하다가,

하도 그 비현실적이고 비복음적인 뒷사상 때문에

그냥 허접스럽고 가볍게 넘겨버릴 생각입니다.....

 

교회를 해체하고, 냉담 상태에 들어가 교회에 찬물을 끼얹어 경각심을 주면

교회가 금방 빤짝빤짝하게 금모씨와 케모씨 마음에 들게 바뀔까요?

만약 그것이 1-2분 이내에 이루어지지 않고,

몇 시간, 혹은 며칠, 혹은 몇달이나 몇년이 걸리는 일이라고 한번 가정해보지요.

 

금모씨나 케모씨, 혹은 김모씨와 같이,

신앙심도 공중부양해서 모든 이들을 눈아래로 깔아볼 정도로 깊고,

다른 이들의 신학적 깊이를 한칼에 난도질해버릴 정도로 공부도 많이 한

그런 사람들이야 교회가 제대로 다시 만들어질 때까지

사이비이단 종파에 안 끌려가고 잘 살아남겠지요.

 

하지만, 공부도 못하고, 신앙심도 아슬아슬해서

그나마 교회 공동체 안에서 간신히 유지하고 살아가는

저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금모씨나 케모씨나 김모씨가

JMS나 안상홍증인회, 통일교, 여호와의 증인, 말씀보존학회와 펜사콜라신학원,

땅끝예수전도단, 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교, 천리교 등의 종교들을 알까 모르겠습니다만,

이 가정파괴범 종파들이 세상 곳곳에서 연약한 천주교신자들을 노리고 있음을

아마 그분들은 전혀 고려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할 겁니다.

’우린 그렇게 약한 신자는 필요 없어!’

뭐 이러시겠지요?

 

자, 예수님을 한번 생각해보지요.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다니시는 분을 말이에요.

그 양이, 남아있는 아흔아홉마리보다 양털의 품질도 좋고,

양젖도 많이 나오고, 고기도 연하고 말도 잘 듣는,

최상품의 양이었기에 찾아나서셨다고 복음서에 나오던가요?

아닙니다.

예수님은 그 양이 어떤 양이건,

평상시에 나한테 뎀비던 양이건, 병든 양이건,

혹은 털 다 빠져 아무 쓸모없는 양이건,

그런 것 생각하지 않으시고 찾아나서시는 분이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고백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교회 공동체의 보호막 안에서 간신히 살아남는 사람들을 길거리에 끄집어다가

이단종파들 앞에 먹이로 내던져주고,

살아남아 돌아오면 가톨릭신자로 천국가고,

거기 넘어가서 이단종파 되면 지옥불에서 통바베큐가 되고...

이 말이 제대로 된 말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김모씨에게,케모씨에게, 금모씨에게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분들의 해체 글에 찬성하셨던 분들은 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회는 일반 기업도 아니고 이익집단도 아닙니다.

한두명 떨어져나가 죽더라도 상관없이 밀어붙여서

전체의 목적만 이루면 만사 땡이다 라고 할 수 없는 곳이란 말입니다.

많이 배우고, 신부들도 많이 알고,

그래서 어떤 이단종파들이 다가오건 버텨낼 수 있는 사람만

가톨릭신자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이 교회해체론자들의 생각이라면

짐승들의 법칙을 따르는 적자생존의 교회가 되지 않을까요?

무섭지 않으십니까?

 

인큐베이터 안에서 보호받아야 할 아기를 끌어내다가

강인하게 키운다면서 강가에 내다 버리고

살아남으면 사는 거고 아니면 죽는 거다.... 정말 믿는 이의 생각일까요?

 

3. 사제는 벼슬인가?

 

벼슬이죠. 그만한 벼슬이 어디 있습니까?

벼슬했다는 건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정부에서 한 자리 차지했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이 보통 정부입니까? 하느님 나라 아닙니까?

 

그런데 이 벼슬은 보답이란 게 참 보잘것없더군요.

가장 사람들이 많이 씹는 ’먹고 사는 거 보장되는 직업’이라 치고,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도끼눈을 뜨고 지켜보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흠 안 잡히게 반듯하게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니...

더군다나 하나만 잘못하면, 혹은 잘못을 안 해도 밉게 보이면

인터넷에 동네방네 흠 다 잡히고 욕먹고.

그렇다고 마음대로 변명조차 할 수 없고....

 

저같으면 하느님이 오셔서 하라고 명령하셔도 거역할 겁니다...흐미~

세상에 이런 벼슬이 어디 있습니까?

 

만약 어느 신부님께서 ’사제직은 벼슬이다’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렇게 생각하시는 마음에 깨지지 않도록 해드릴 일입니다.

그런 ’환상^^;;’이라도 없으시면.....

 


 

사람이 모자라다보니 쓸데없는 글이 길어지기만 하는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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