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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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추석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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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06-09-30 ㅣ No.5449

          남편의 추석 일기


―벽에걸린 달력보니 어이쿠야 추석이네
짐싸면서 투덜대는 당신보면 괴롭구나

―마누라야 니만되나 눈치보는 나도되다
아내들은 육체노동 가장들은 마음고생

―욕을해도 추석가고 웃고해도 세월간다
속편하게 보여지는 직장얘기 들어보게

―직장에서 더러븐꼴 속속들이 밝혀봄세
새파란게 상사라고 반말거리 예사하고

―영업실적 나쁘다고 결재서류 날라가네
봉급쟁이 오장육부 시꺼멓게 다탄다네

―존심눌러 꾹꾹참다 눈을치켜 떠보자니
짤라삐까 지방갈래 막말마구 하는구나

―쉬바쉬바 욕나와도 아부웃음 지어야지
내자리에 돌아와서 담배뻑뻑 피워대니

―주위동료 안됐는지 소주한잔 하자하네
술에취해 실려온날 그날낮에 벌어졌네

―내일은꼭 사표낸다 너이놈아 잘살아라
사직서를 주머니에 꼭꼭써서 간직했네

―해장국을 끓여주며 학원비를 걱정하는
당신얼굴 쳐다보며 사직서를 찢었다네

―눈물펑펑 쏟으면서 변소에서 찢었다네
당신없고 자식없음 내가말라 이라겠노

―어릴적꿈 장군이요 주위기대 컸었다네
마누라야 잘난서방 직장에서 이래산다

―시엄마와 얘기해도 야단맞나 속이철렁
시누하고 마주봐도 싸움났나 속이덜컹

―그리힘이 든다하면 다음부터 내가하마
당신하고 시댁식구 온천가라 내가한다

―마누라야 우지마라 속상하다 울지마라
남편신세 처량타고 눈물콧물 내지마라

―시누하고 시동생이 당신자랑 침마른다
시엄마가 섭섭해도 잠시잠깐 참아봐라

-동서들이 미워뵈도 형님노릇 쉬운일가
모로가도 사흘가고 도로가도 사흘간다

―부모들이 사신다고 천년만년 사실쏘냐
부모에게 베푼만큼 자식들이 돌려주니

―콩심은데 팥이나나 효도해야 효도받네
마누라야 고맙구나 자네정말 착하구나

―자네조금 참았더니 온집안에 칭찬자자
당신얼굴 밝게하니 보름달이 따로없다

―이번추석 마치거든 우리둘만 시간내자
이리옆에 오자꾸나 내팔베개 빌려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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