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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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에 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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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철 [inchul] 쪽지 캡슐

2003-01-26 ㅣ No.47279

 

꽃동네 사건으로 어떤 분들은 곪을 때로 곪았으니 이제 터질 때가 됐다, 어떤 분은 오신부님을 절대적으로 믿는다 하시며 의견이 분분한 것 같습니다.

저는 꽃동네 회원이 된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그 곳에 직접 방문한 것은 2000년 겨울이었습니다. 정말 꽃동네는 시골의 큰 마을 같더군요.

신부님의 시시비비를 떠나 왜 꽃동네가 이렇게 커졌을까도 한번씩들 생각해보셨는지요?

병들었다고, 우리와 다르게 생겼다고, 가난하다고, 부모 잘못 만났다고 손가락질하며 그들을 왕따시킨 건 우리 모두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사회에서 음지로 소외시켜버린 사람들을 먹여주고, 재워주고, 보듬어 준 것은 신부님이나 수도자들의 몫이기도 하지만 또 우리의 몫이기도 합니다.

그 곳에서 생활하시는 분들 오신부님을 마치 하느님 보는 것처럼 존경하고, 아주 잘 따릅니다. 저도 처음에 갔을 때 이 양반들이 쇄뇌교육 받았나 의심이 들 정도로 말을 잘 듣더군요.

하지만 한번 생각해보십시요. 집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도 바보 병신이라며 버려졌는데 그들을 안아준 것은 신부님이셨습니다. 그런데 그 분을 따르지 않겠습니까?

 

아내의 권유로 꽃동네 성령 세미나에도 참석을 해보았답니다. 주위 사람들 수사님이나 수녀님들께서 어깨에 손만 대면 퍽퍽 쓰러지길래 이건 뭐야하며 저에게도 오길 기다리고 있었지요. 제 차례가 왔을 때 전 아무 감흥도 없이 꿈쩍도 하지 않더군요. 이거 사람들 진짜 feel받아서 쓰러지나 하며 호기심을 갖고 이 곳 저 곳을 둘러보다가 드디어 오신부님께 미사를 시작하시고 강론 중에 "저기 몇명 일어서세요? 그 줄 다 제가 쓰러뜨립니다"하시길래 처음에는 믿지 않고 있다가 문득 저의 신앙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신부님께서 분명 하느님은 아니십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대리자이십니다. 그리고 그 분 안에는, 그 곳에서 쓰러지신 분들 안에는 하느님이 함께 하셨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저처럼 의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귀기울이기 이전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기 떄문이죠.

그 날도 신부님 물 참 많이 드시더군요. 때가 되면 복사를 스셨던 신부님들께서 물을 갖다 드리더군요.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긴 시간동안 강론을 하시려면 지병이신 당뇨가 아니시더라도 목 마르실겁니다. 그리고 신자들 사이사이에 걸어오셔서 강론 하시기 때문에 물을 가지러 다시 단상 까지 올라가거나, 물병을 들고 다니면서 강론을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꽃동네 세미나가 끝난 이후에는 여지 없이 엄마 아빠를 잃은 어린이나, 자식들을 잃어버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참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버리고, 소외시킨 사람들의 숫자가 많아져서 꽃동네의 규모도 더욱 커졌다는 생각도 듭니다.

            

꽃동네 곳곳에 위정자들이나 그룹회장들이 방문한 사진도 눈에 띄더군요. 그들의 목적이  사진 하나 박으러 왔던, 정치에 이용을 하러 왔던, 진짜 도움을 주러 왔던 간에 그 아픈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는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겁니다. 이런 사진들을 보고 정치권이나 제계 인사들하고 오신부님하고 친하다며 단정 짓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뉴스 앵커, 기자의 말 한마디, 글 한줄이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것처럼 언론의 힘은 실로 지대합니다. mbc 뉴스는 오신부님의 비리 연루는 제일 먼저 보도했으면서 꽃동네의 반론 보도는 하지 않더군요. 오마이 뉴스는 처음엔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언론이라 치부했었는데 이제는 점점 스포츠지화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거대 언론의 힘에 의해 또다시 꽃동네 사람들이 버려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았으니까 가타부타 우리가 신부님을 평가해서도 안되고 조용히 하느님의 평가를 기다려봐야겠습니다.

꽃동네는 하느님의 기적이기도 하지만 이루기까지의 신부님의 노고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감히 부탁드린다면 이 일로 인해서 꽃동네 회비를 납부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왕따시켰던 꽃동네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꼭 끊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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