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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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만 아시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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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해 [stjulia] 쪽지 캡슐

2001-12-17 ㅣ No.5288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구역 내의 할머니 한 분이 저를 꼭 만났으면 하십니다.

요 근래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가 있었는데

행여 소외된 할머니이신가 싶어 부리나케 달려 갔습니다.

 

언제나 미사때면 제일 앞 줄에 앉으시고

간혹 성당의 젊은 봉사자들이 실수라도 할라치면

고함도 치시는 자그마한 할머니 였습니다.

 

들어서니 힐라리오의 근황을 물으십니다.

어렵지만 잘 견디고 있다고 말씀드리니 그 집으로 좀 데려다 달랍니다.

주위 분들로 부터 소식을 들었다며

하도 안타까와 성모님께 기도를 했더니 선물을 주시더랍니다.

 

모시고 힐라리오 집으로 갔습니다.

춥고 썰렁한 방,

혼자 침대에 누워있는 힐라리오를 보시며

젊은 사람이 이래서 어쩌냐며 눈물을 글썽이십니다.

 

힐라리오의 어머님께 당신의 삶을 얘기하시며

용기 잃지 마시라 격려하시며 큰 사랑을 내어 놓으십니다.

 

어려운 생을 살아오시는 동안 주위의 누구에게도

애들 연필 한자루, 공책 한권 도움을 받지 못하셨답니다.

그런 삶 속에서 하느님을 알고, 성모님을 알았답니다.

 

애들 장성하여 자리잡고 나면 나눔의 삶을 사시겠다고

성모님과 굳게 약속하며 지금껏 조금씩 나누며 사셨답니다.

장성하여 자리잡은 자식들이 다 성모님의 보살핌 아니겠느냐며...

 

큰 사랑의 나눔을 지켜보며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팔순을 눈 앞에 두신 삶.

어쩌면 당신의 장례비용을

한 평생 제발로 걷지 못할

청년과 나누는 것이 아닌지 모릅니다.

 

죽으면 썩을 몸뚱아리,

그냥 불에 태워 버리면

그렇게 훨훨 타 하느님께로 갈 것인데 라며...

우리들과 하느님만 아는 일로 하자십니다.

 

할머니 고맙습니다.

훗 날 할머니 말씀대로 훨훨 타 올라가시면

우리 하느님께서 활짝 팔 벌려 당신을 맞아 주실 겁니다.

우리 성모님께서 할머니를 꼭 껴안아 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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