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목)
(녹)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군중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권한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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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과 싫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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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칠등 [kcd159] 쪽지 캡슐

2022-03-12 ㅣ No.224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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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2일 미움과 싫음

 

집으로 오는 길에 한 어르신이 손을 들어 차를 세우셨다. 버스를 놓쳤다고 읍내까지 태워달라고 하셨다. 여기서는 흔한 일이다. 고맙다고 차비를 내미셨지만 받을 수 없었다. 읍내 요양원에 부인을 만나러 가신다며 묻지도 않았는데 술 냄새 폴폴 풍기며 당신 인생사를 털어 놓으셨다. 읍내에 내려드리고 조금 돌아 귀가했다.

 

건장한 청년이나 아저씨가 손을 들었어도 태워줬을까? 그랬을 거다. 뉴스에 보도되는 나쁜 일은 극히 일부고, 게다가 여기 시골에서 누가 그런 일을 계획하겠나. 설령 운이 나빠 그런 봉변을 당해도 선행을 포기하거나 멈추어서는 안 된다. 악한 사람보다는 선한 사람이 훨씬 더 많다.

 

예수님은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완전하시기 때문이고(마태 5,48) 당신이 그러시기 때문이다. 여기서 ‘완전’은 무결점이 아니라 ‘전체’ 또는 ‘완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차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그러도록 끝까지 노력한다. 고양이 밥을 뺏어먹는 다른 고양이가 밉지만 하느님은 그 녀석도 돌보신다. 하느님은 나만 사랑하시지 않는다. 내가 싫어하는 그도 똑같이 사랑하신다. 나의 주님이고 우리의 주님이고 우주만물의 주인이시다.

 

싫음과 미움을 분별한다. 내가 그를 해칠 마음이 조금도 없듯이 그도 마찬가지다. 내가 부족하듯이 그도 그렇다. 나는 이것을 좋아하고 그는 저것을 좋아한다. 나는 이렇게 하고 그는 저렇게 한다. 나는 이걸 잘 하고 그는 못 하고 저걸 잘 한다. 나와 그는 다르다. 서로 잘 안 맞는다. 그래서 함께 사는 게 불편하다. 미운 게 아니다. 싫고 불편한 마음을 감추고 얼굴을 찡그리지 않는 건 위선이 아니라 인내이고 사랑이다. 그도 나를 대할 때 그렇게 한다. 나와 딱 맞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편하자고 나와만 살면 완성되지 못한다. 불편해도 참고, 그것이 악한 것이 아니라면 싫어도 그에게 맞춘다. 그렇게 매일 나를 버리는 훈련을 한다. 그런데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나를 그에게 내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나는 완성된다. 누구에게나 다 내주어야 우리 하느님처럼 완전해진다.

 

예수님, 지난 몇 달간 편가르기, 혐오, 비방을 공개적으로 듣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미움은 우리를 병들게 함을 아프게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미움의 첫 번째 피해자는 저 자신이고, 사랑의 첫 번째 수혜자도 저 자신임을 깊이 새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싫어도 잘 대해주고, 내키지 않아도 친절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아멘.

 

 

 


출처 : 구속주회 한국지구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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