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
오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메말라 버렸다고만 생각했던 저의 가슴 한 구석에서도
눈물이 어느새 샘 솟았습니다...
어머니...
어느샌가 다정하게 부르지 못한 이름이 되어버렸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왠지 어머니란 그리움의 대상이 되질 않습니다...
이런 현실에 가슴아파하기 보다는
그렇게 길들여져 가는 제 자신에 대한
소리없는 외침만이 공허히 맴돌 뿐입니다...
자식이 부모한테 받은 걸 다 돌려 줄 순 없다고 하더군요...
물이 흐르는 것처럼,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사람들이 결혼하는 건 자기가 부모에게 받은 걸 주체할 수 없어서,
털어놓을 데를 찾는 거라고...
그래서 자식을 낳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한 남자의 아내로...
한 아이의 엄마로...
그렇게 인생의 반을 보내시는 우리의 어머니...
이제는 "ㅇㅇㅇ"가 아닌, "ㅇㅇ엄마"로 불려지는
우리의 어머니...
구태 의연한 남성우월 주의 사상 때문에
남편이나 아들로부터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 한마디를 듣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건지...
남편의 술 값, 자식의 용돈에는 아무런 이유를 달지 못하시며
당신의 옷 한벌, 화장품 하나를 사는데는 왜 그렇게 인색하신지...
희생의 의무를 지고 이 땅에 태어나신 어머니...
오늘은 그 분을 위해 25년간의 희생의 보답을
조금이라도 해드리고 싶습니다...
현실의 어려움 속에 자꾸 쳐져만 가는
그 분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고 싶습니다...
언제나 가족을 위해서만 기도를 하신 그 분을 위해
오늘은 그 분 만을 위한 기도를 드려야겠습니다...
어렸을때 업혔던 그 따스한 등을 기억하며...
(다음은 제 나름대로 감동을 받은 부분만을 발췌한 것입니다...
여러분께 작은 감동이 되길 바라며...)
"정수야, 나 누구야?"
"...엄마."
"한 번만 더 불러봐!"
"엄...마."
"정수야, 너... 다 잊어버려두 엄마 얼굴두 웃음두 다 잊어버려두...
니가 이 엄마 뱃속에서 나온 것 잊어버리면 안돼!"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방긋 미소 짓는 인희씨를
정박사는 처연한 시선으로 마주 보았다...
이름도 모르고 산, 차 한 잔에도 저렇게 행복해 하는 여자를
그 동안 왜 그렇게 못해 줬던가...
하루에 한 시간만이라도, 아니 한 달에 십분만이라도
아내를 저렇게 기쁘게 해주었더라면
지금처럼 마음이 헛헛하지는 않았을 것을...
"나, 보고 싶을 거는 같애?"
정 박사는 아내를 더이상 마주보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여 주었다...
"언제? 어느때?"
"...다."
"다 언제?"
"아침에 출근하려고 넥타이 맬 때..."
"...또?"
"맛없는 된장국 먹을때..."
"...또?"
"된장국 맛있을때..."
"...또?"
"술 먹을때, 술 깰 때, 잠자리 볼때, 잔소리 듣고 싶을때,
어머니 망령 부릴때, 연수 시집갈 때, 정수 대학갈 때,
그 놈 졸업할 때, 설날 지짐이 부칠 때,
추석날 송편 빚을 때, 아플 때, 외로울 때..."
정박사는 아내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길고 오랜 영혼의 입맞춤을 나눴다...
"너... 정말... 고마웠다..."
참 묘하다...
살아서는 어머니가 그냥 어머니더니...
그 이상은 아니더니...
돌아가시고 나니 그녀가 내 인생의 전부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그녀 없이 세상이 살아지다니
참 묘하다...
내가 그녀를 사랑했다는 걸...
목숨처럼 사랑했다는 걸...
그녀는 알았을까...
(작가의 말 중에서...)
모든 것은 너무 빨리 시들어 버린다...
욕망마저 고갈되어 버리고,
끝내 남는 것은 뼈와 한줌의 먼지뿐...
그래도 한 가지 남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영원한 어머니...
슬프고도 무서운 사랑의 미소를 짓는 영원한 모상이다...
세계의 저 끝에서 꿈꾸듯 앉아
한 잎 한 잎 생명의 꽃잎을 따서
심연으로 끝없이 던지는 영원한 거인...
어머니...
(- 헤르만 헤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