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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안의"추악한"신부들(시사저널제6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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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아 [nazkasi] 쪽지 캡슐

2002-05-23 ㅣ No.33834

성당안의 "추악한" 신부들(시사저널 제657호)

이글은 비통과절망 님이 2002-05-23 오후 3:13:30에 작성.....

비통과 절망속에서 잡지를보면서 제가직접타이핑해서올립니다.

 

성당 울리는"양들의 분노"

미국, 성직자 성추행 파문으로 들썩... 주교단 미온 대처에도 비난 화살

 

미국 보스턴에서 터진 카톨릭 사제들의 성추문 사건이 미국은 물론 세계 카톨릭계의 도덕성을 땅에 떨어뜨렸다. 성직자의 성추문은 현재 미국 전역으로 번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자신을 성 추행 피해자라고 밝힌 한 20대 청년이 가해자인 한 성직자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까지 발생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난 5월 13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26세 청년이, 10년전 자신을 성폭행한 데 대한 앙갚음으로 세인트에드워드 지역 교구에서 봉직해온 모리스 블랙웰 신부(58)를 길거리에서 총으로 쏘았다. 이 신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성 추문에 휘말려 성직자 임무를 일시 정지당하거나 문제 교구에서 강제 전출 되었다가 복권되기를 반복한 전력이 있다.

총격 사건이 일어난 볼티모어는 추기경 수가 세계에서 두 번째(13명)로 많을 정도로 카톨릭 교세가 만만치 않은 미국에서도 가장 먼저 교구가 들어선 유서 깊은 곳. 미국 카톨릭의 본산이라 해도 좋을 볼티모어에서 성 추문에 연루된 ‘악취 나는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카톨릭계는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볼티모어의 윌리엄 킬러 대주교는 “우리는 지금 고통으로서 우리 자신을 정화해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라며 총격 사건을 참회의 계기로 삼자고 역설했다.

카톨릭계를 벌집 쑤신 듯 발칵 뒤집은 성추문 사건의 발단은 지난 1월 미국 보스턴 대교구의 카톨릭 신자 수십 명이, 존 고한, 폴 쉐인리 등 몇몇 신부를 상습 성추행 혐의로 집단 고소한 데에거 비롯했다. 이들 중 존 고한은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약 10년 동안 신부의 시중을 드는 복사 등 어린 소년 2백여 명을 사제관 등지로 유인해 강간하거나 성행위를 강요하는 등 상습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폴 쉐인리 신부 역시 1983-1990년 비슷한 수법으로 수많은 소년을 추행했다. 두 신부는 재판이 시작되자 모두 자제복을 벗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와 유사한 성직자들의 어린이 성추행 하례가 로스앤젤레스, 세인트루이스, 필라델피아, 팜비치, 워싱턴 등 다른 교구에서도 잇달아 폭로되면서 성직자들의 성추문 몸살이 미국 전역을 휩쓴 것이다. 처음 한두 명에 불과하던 성 추행 관련 성직자는 최근 수십명으로 불어났다. 아울러 피해자도 수백명으로 불어났다.

코네티컷 주에 사는 프랭크 마티넬리 씨(54) 사례도 그 중 하나다. 마티넬리는 어린 시절 다니던 성당의 신부로부터 받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충격적인 성추행 피해 경험을 최근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에 털어놓았다. 그에 따르면, 그는 신부가 이끄는 한 유소년 모임의 단체 여행에 참가했다가 여행지에서 신부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또 한번 오럴 섹스를 강요당했다. 미티넬리는 1991년 자신의 죽마고우와 전화 통화를 하다가 신부에게 성추행당한 피해자가 자기 한 사람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신을 성추행한 그 신부는 그가 전화 통화를 하던 친구에게도 성추행을 했던 것이다.

 

"나도 당했다” 폭로 줄이어

 

대개의 사건은 이처럼 수십 년 동안 은폐되어 오다가 최근에 와서야 봇물 터지듯 폭로되고 있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이는 성추행 피해 시점이 사춘기 이하 어린 시절이어서 당사자들이 피해 사실을 쉽게 폭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이 한결같이 복사 등 어린 소년이었다는 데도 공통점이 있다. 결국 최근 폭로되고 있는 일련의 성직자 성추행 사건들은 *누구보다도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할 성직자가 가해자였다는 점 *미성년자, 즉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 유린 사태와 일종의 동성애 추문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에 사안의 중대성이 있다.

게다가 이 사건을 더 심각하게 만든 것은, 개별 신부와 소교구를 감독, 관할하는 교구 챔임자(주교 또는 대주교)들의 문제 처리 방식이다. 사고 교구의 교구장들이 오래 전 문제 신부들의 ‘범죄 사실’을 알았는데도, 이들을 조직적으로 비호하거나 문제 자체를 은폐해 결과적으로 추문을 키웠다는 의혹이 재판 과정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존 고한, 폴 쉐인리 성추문 사건의 도화선이 된 신부들이 소속된 보스턴 대 교구이다. 현재 이 교구의 교구장은 1984년 대주교로 임명된 버나드 로 대주교. 그는 1980년대 후반 문제의 신부들에 대한 정신 감정을 통해 이들의 정신 상태가 ‘도저히 정규 성직자 생활을 하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비정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그대로 성직자 임무를 맡겨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원고측은 현재 정신 감정 기록, 병원 치료 기록 등 관련 자료 일체를 법정에 넘기라고 요구했으나, 교구측은 ‘관련 자료는 환자 신상에 관한 것’이라며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미국 성직자들의 성추문 불똥은 로마 교황청으로 튀어 세계 카톨릭계를 뒤흔들고 있다. 교황까지 이 문제에 직접 뛰어들었다. 미국 주교단 전원(1명은 건강을 이유로 불참)을 교황청으로 소환해 지난 4월 23-24일 이틀간 ‘대책 회의’를 갖는 등 사태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교황, 엄벌요구... 미국 주교단은 “상황봐서”

 

교황청과 미국 주교단 사이에 비공개로 열린 당시 회의에서는 *진상 파악 및 사건 성격 규정 *관련자 처리 * 대책 등 세 가지 사항이 집중 논의되었다.

이 가운데 사건의 성격 규정과 향후 대책은 교황과 미국 주교단 사이에 비교적 쉽게 합의가 이루어졌다. ‘약자에 대한 성직자의 성 추행은 명백한 범죄 행위롯, 앞으로 다시는 이같은 범죄 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공동 노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자 처벌에 대해서는 의견이 달랐다. 교황은 관련자들에 대해 ‘불관용 원칙’, 즉 철저한 처벌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국 주교단은 ‘원칙적으로는’ 동의했지만 ‘실제 적용에는 범죄가 일어난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토를 달았다. 상황에 따라 처벌 수위를 완화하거나 일부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 주교단은 또한 로마 교황청에서 미국으로 귀국하기 직전, 오는 6월 미국 주교단 회의에서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교황청 대책 회의 이후 미국에서 평신도들의 반발이 더 거세지며 성추문 문제가 악화하고 있는 것은, 미국 주교단의 이같은 미온적은 결정과 무관하지 않다. 평신도들은 실추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구 책임자가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평신도들의 바람과 달리 전세계 카톨릭 형제들의 얼굴에 먹칠을 한 미국의 카톨릭 교단을 대신해 ‘내 탓이오’를 고백하며 속죄하는 교단 책임자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박성준 기자  snype00@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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