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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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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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쇄신 [sinmungo] 쪽지 캡슐

2002-01-16 ㅣ No.28692

 

 

간 밤에는 두 명의 사내 때문에 울었습니다. 한 사내는 먼 이국 땅 캐나다에서 또 한 사내는 강원도 산골에서 소위, ’사목’이라는 것을 하는,  그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여러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제란 그리스도께서 그러셨듯 ’죽는’ 이지 ’죽이는’ 이가 아닙니다. 누명을 ’쓰는’ 이지 누명을 ’씌우는’ 이가 아닙니다. 미사를 ’드리는’ 이지 미사를 ’폐하는’ 이가 아닙니다. ’쫒겨나는’ 이지 ’쫓아내는’ 이가 아닙니다. ’우는’ 이지 ’울리는’ 이가 아닙니다. 그런데 두 사내는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그리스도의 면전에서 그리스도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 순간 그들은 더이상 그리스도의 대리자, 사제가 아닙니다. 두 사내는 이제 그 제대에서 스스로 비켜서야 합니다. 어린 양들이 그리스도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아무리 집중해도 그리스도가 잘 안보이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당신들 마저 그렇게 그리스도를 가로막고 있으니 어쩌란 말입니까? 그러니 제발 잠시라도 비켜서 주십시오. 그래서 울었습니다. 당신들이 과연 그 자리를 비켜설 용기가 있을까, 또 그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까 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신앙은 용기이기도 합니다. 그 자리에 선 것이 그리스도 때문이었다면 그 자리를 비켜서는 것도 그리스도 때문에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삶의 목적은 오로지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가 아니고 다른 것 때문에 그 자리에 서있다면 저도 아무 말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사내들도 많이 있다고 하면 저도 할 말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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