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자유게시판

군대에서 성당 다니던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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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서 [icando] 쪽지 캡슐

2002-05-20 ㅣ No.33650

평화를 빕니다.

오늘 굿뉴스에 가입한 선종서 타르치시오 입니다.

그동안 자주 게시판의 글을 읽고 지내다가 나도 글을 올려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늦깎기로 가입을 했습니다.

요즘들어 부쩍 게시판의 논쟁이 가열되는것같아 다들 열도 식히시고

저도 옛 추억을 잊어먹기전에 다른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졸필이지만

글을 올려봅니다. 너무 못 쓰는 글이라 생각하시더라도 읽어 주시고 돌은 던지지 마시기를..

 

군대에서 성당 다니던 이야기 (프롤로그)

 

아주 오래전 옛날인 1989년 드디어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훈련소를 거쳐 교육대를 거쳐 여기저기 돌다가 드디어 긴 군대 생활을 보낼

자대에 도착하고 보니 그곳은 바닷가 절벽위에 있는 작은 부대였습니다.

앞으론 넓은 바다가 펼쳐있고 뒤로는 허공이 있는 산꼭대기 암자같은곳이었지요.

걸어서 오르면 삼십분 내려가면 이십분이 걸리는 그곳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라고는

산아래에 있는 삼십여가구가 살고있는 동네 하나뿐이었습니다.

개신교 교회하나 없는 그런 촌동네였습니다. 우리 부대원들이 그 마을에서 갈 곳이라고는

딱 한군데 작은 포구앞에 있는 점방이었습니다.

부대에 도착해 어느정도 사람 구실을 하게 될 때쯤 저의 최고 관심사는 성당을 나가는 것 이었습니다. 워낙 작은 부대라 종교 활동을 보장 받는것도 아니고 또 부대안에서 가톨릭 신자는 저 하나 뿐이었거든요. 개신교 신자는 몇명이 되어 그들은 일요일 아침이면

당당하게 종교 외출을 나가곤 했습니다. 게다가 가장 가까운 성당이라고는 큰길에서 차로 이십분거리에 있는 오래된 공소밖에 없었으니 더더구나 말을 꺼내기가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큰도시의 성당 신부님이 토요일 저녁 특전 미사를 마치시고 차를 몰고

공소에 오셔서 미사를 시작하는 시간이 저녁 8시 30분...끝나면 9시 10분쯤이 되었으니

산속에 있는 저는 미사를 보러 갈려면 최소 7시30분에는 출발을 해야 된다는 결론이었고

더 어려운 사실은 미사가 끝내고 부대로 복귀하는것이었습니다. 참고로 마을앞 큰길로 도착하는 완행버스는 저녁 10시면 끊어지니 잘못하면 바닷가 벼랑을 기어올라야 하는

비참한 신세가 될수도 있다는 거였습니다. 사람이 불가능한 확률에 도전을 하게되면

무서운 집착을 보인다는데 그건 바로 저를 두고 하는 말이었던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우여곡절에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고 나서야 드디어 저는 미사에 참여할수있는 엄청난 특권을 얻었으니 그 때가 바로 1990년 1월이었습니다.

이때부터 "불쌍한 군발이 성당 다니기"란 신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써보겠습니다.

옛날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내요...

끊기지않고 쓸수있게 응원 해주십시요.

그럼 다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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