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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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명동성당의 성탄절은 언제쯤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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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정 [annateresa] 쪽지 캡슐

2002-12-24 ㅣ No.45885

 

대체 명동성당의 성탄절은 언제쯤에나

자신들의 밥그릇을 좀 더 큰 것으로 바꿔 달라고 아우성치는 각양 각색의 노조들...

그들의 온갖 아우성과 모욕으로부터 벗어나

진정 하느님을 섬기고 두려워할 줄 아는 사람들이 모여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고, 그분의 다시 오심을 기원하는

그런 성탄절로 회복될 수 있을까요?

 

인사권과 사학연금에 관한 문제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그 처음 시작은, 이렇게까지 오래 끌어야 할 만한 이유는 아니었을 것 같군요.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원래 제기되었던 문제들 보다도

그 동안의 파업으로 인한 뒷처리 문제가 더 커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조금이라도 더 이득을 볼 수 있을까 해서 파업을 시작했는데

그게 좀처럼 뜻대로 안 되고,

나중엔 자존심 문제도 있었을 테고,

민주노총인지 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상부의 지시도 있었을 테고,

이래저래 버티다보면 어떻게 되겠지 싶어서 여기까지 왔지만,  

이제 와서는 물러서고 싶어도,

물러서봐야 안전하게 돌아갈 곳이 없으니까

그래서 계속 저렇게 되고 있는 것 같군요.

 

안타까운 일이군요.

노조라는 것도 그 계층이 엄격히 나뉘어져 있다고 들었으니

어쩌면 평노조원들은 그 지도부에게 이용만 당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요.

 

답답합니다...

올해 성탄절에도 명동성당의 모습은

강성 노조의 밥그릇 싸움과 그 함성으로 뒤덮여 버려

경건한 마음으로 그곳을 찾으려던 사람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겠군요.

 

명동성당과 가톨릭 교회, 그리고 김추기경님...

얼마든지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인 줄 알았는데,

이제와선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으니 당황스럽겠지요.

이럴 거면 여태까지 봐주긴 왜 봐줬느냐고 소리치고도 싶을지 모르지요.

 

아무래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85학번으로서 대학시절 내내 운동권이었고,

지금까지도 그때의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계신 어떤 분께 물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 보여지는 강성 노조의 모습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고 말이죠.

 

그리고 한통 노조와 지하철 노조, 그리고 성모병원 노조의 예를 들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대답하시더군요.

 

"90년대 이후, 노조의 투쟁이 사회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그저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에 인식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제대로 물려주지 못한 386세대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그분은 아마 속으로는 강성 노조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대답하면서 머뭇거리는 태도에서도 그런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있게 목청 높여 노조의 입장을 변호해 주려고는 하지 않더군요.

 

심정적으로는 노조의 편을 들어 주고 싶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금 그들의 행동이 그다지 정당하고 타당성 있는 투쟁이라고 여겨지지는 않기에

또한 그럴 듯하게 변명할 말도 생각이 나지 않기에

저런 말로 얼버무리려 하는 듯한 기색이 엿보였습니다.

 

이 모든 말들이 다 부질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몇 마디 말이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리도 만무하겠지요.

 

그들 자신은 아마도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꾸준히 버티고 있는 건지 모르지만

이젠 안스럽고도 답답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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