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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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꼴통(?)신부님의 신상발언 녹음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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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8-02-03 ㅣ No.117186

 

여러분이 저를 아세요?


저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신앙생활을 하면서 교회가 가야할 바른 길을 생각하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사제가 되었고 지금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사제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제가 언제 영명축일축하며 사제서품축하며 신자들로부터 개인예물을 받은 적이 한번이라도 있습니까?

임기 끝내고 제 손에 쥐어주는 전별금조차도 모두 그 교회의 재정에 보태 쓰라고 주고 나왔지 않습니까?


60년대 교구에서 신설본당에 가중치를 준 적이 있습니다.

주로 보좌신부들이 처음 주임신부가 되면 신설 본당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30대의 젊은 사제들이 열정적으로 성당건립에 임하였습니다.

성당을 지은 후에 그 신부들이 하는 말이

“본당 신축하면서 신부로서의 순수성을 다 잃어버렸다”며 후회를 하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성당을 급하게 지으려면 1년 내내 성당마당에서 온갖 것을 다 갖다 파는 장사를 해야 합니다.

일년에 몇 차례 바자회도 해야 합니다.

쓰던 물건을 가져다 나눔의 차원에서 하는 바자회가 아니라

오직 티켓판매가 목적인 바자회를 열면서 신자들에게 그 티켓판매를 떠맡겨 부담시키고

먹거리 등 마련을 위해 노력봉사까지 시키는 식의 바자회입니다.

또한 주임신부는 타본당에 가서 강론을 해야 하고 때에 따라서는 가수처럼 노래도 불러주고 우는 소리를 해서 모금을 해 와야 합니다.


왜들 그렇게 해서 급하게 성당을 지으려고 합니까?

그 신부 본인 당대에 그렇게 해서 꼭 성당을 지어야 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저희 동기들도 신설본당의 초임으로 부임해 갔었지만 모두 성당을 짓지 않았습니다.

사제로서의 순수성을 지키는 것이 성당을 급하게 짓는 것보다

더 높은 가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개신교 목사가 교회를 지을 헌금을 모금하면서

“보이지 않는 성전부터 먼저 짓자!”고 외치면서

교회재정의 80%를 떼어 주위에 가난하고 불쌍한사람

이웃을 위해서 먼저 쓴다고 합니다.

저는 천주교 신부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는 못할 뿐이지 마음은 같습니다.


외국의 공동사목의 경우처럼 우리 신자들의 의식수준이 아직도 그 정도는 따라가지 못하는데 공동사목을 시행한 배경에는 근래에 와서 신설 분당이 잘 안되니까 구역을 갈라서 여러 신부를 한 본당에 함께 있게 하면, 자연히 신부들끼리 서로 나가서 자기구역본당을 지을 것 아니냐 하는 그런 취지 아니겠습니까?

J본당이 공동사목 본당으로 지정되었을 때 저는 J본당의 주임신부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분당을 할 때 본당주임신부를 하다가 분당되는 신설본당을 맡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미 2,3회 성당을 지어봤으므로 본당주임신부 자리를 내놓고

분당되는 신설본당을 맡아서 나왔습니다.   


신자들에게 너무 큰 부담 주지 말고, 바자회니 장사니 그런 것 하지 말고

천천히 우리 형편에 맞게 조립식으로 건축을 해서 사용하다가

성당을 번듯하게 짓자는 것입니다.

제가 선교사를 둔 것이 그렇게도 못 마땅하십니까?

교구에서 교리교육과 주일학교교육을 위해서 전문 강사를 쓰라고 해서 쓴 것입니다.

수녀님을 모셔오라? 수녀님 한 분만 모셔올 수가 있습니까?

추세가 두 분도 아니고 세분을 보내는 것이 기본입니다.

수녀님을 모셔오자면 수녀님들께서 생활하실 수 있도록

수녀관을 별도로 내드려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금 우리 형편에 돈이 더 듭니다.

선교사 문제로 재정 이야기가 나오면서 제가 식복사도 안 두고

월급이며 성무활동비도 안 받았지 않습니까?


여러분이 그렇게도 저를 몰라주십니까?

선교사 계약이 2월까지입니다. 선교사 내 보내고 저도 떠나겠습니다.

본래는 성당 지을 땅 문제를 해결하고 가건물이라도 지어놓고 떠날

생각이었습니다만 땅 문제만 해결되면 저는 떠나겠습니다.

이제 나이(60)도 들고, 힘도 붙이고 그렇습니다.

저가 늘 말하는 열정을 가진 젊은 신부님들에게 나이든 이들이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는 뜻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


이상이 오늘 11시 교중미사에서 꼴통(?)신부님께서 강론시간에 하신 신상발언입니다.

이런 분을 꼴통으로 배척해서 내몰아야 하는지 참말로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굿뉴스 가족 여러분, 저희들의 기도에 동참해 주십시오.

저희들은 신부님을 보내드릴 수가 없습니다.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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