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7일 (일)
(녹) 연중 제14주일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자유게시판

[RE:51040]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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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 [animation] 쪽지 캡슐

2003-04-14 ㅣ No.51045

그 동안 님의 글에 많은 동감을 하고 또 즐겁게 읽었습니다...

오늘 쓰신 글도 생각해 봐야 할 여러가지 문제를 지적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약간 일방적으로 하신 말씀에 대해 제 의견을 님께 드리고 싶어

이렇게 밑글을 달게 되었습니다...

제 글에 다소 기분이 상하시더라도 님에 대한 공격으로는

오해하지 말아 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립니다...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 곱고, 소중한 옛것에 대한 가치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사회의 부당한 제도나 인권침해에

관하여 잘못을 지적하고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었을 때

님께서는 어떻게 받아 들이시겠습니까...?

아마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시리라 봅니다...

 

 

만일 그런 사람들이 힘과 권력(특정 언론 포함)에 의해

오랜시간 왜곡된 시선을 받아오면서 억울하게 일그러진

모습으로 인식된 상태에서 사회의 부당함과 인권침해를

외친다고 했을 때 님은 어떤 반응을 보여주실까 사뭇

궁금하기도 합니다...

 

 

제가 왜 이런 말씀을 드리는가 하면 님께서 하신 말씀은

모두 일리가 있는 말씀이지만 방향이 약간 다른 쪽으로 흘러

간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어서 입니다...

 

아름다운 미풍양속은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계속

될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옛 시대는 그 시대에 맞게 사회적인 모습이 만들어져

왔던 것이고 그 안에 국민들이 함께 하는 정겨운 민속문화

등이 발전해 온 것일 뿐입니다...

 

저도 충효사상, 경로사상 등등의 옛 문화가 영원히 이어져

가기를 원합니다... 그러한 것은 서양의 개인주의 문화에서

볼 수 없는 다정다감함과 어른 공경의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그렇다고 서양의 개인주의가

잘못된 것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 시대 많은 사람들이 바꾸어지길 바라는 것은 그러한 소중한 가치가

아니라 봉건시대가 가지고 있었던 비상식적 모습입니다... 개인이 개인의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최소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지 경로사상을 뒤집고 마구잡이로 살아가자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귀족들만 행복을 추구할 수 있고 나머지

백성들은 그 권세 있는 소수의 들러리로 세상을 살아가야 했던

모습이 우리가 지켜야할 소중한 옛 것일 수 없잖아요...

 

다시 얘기해서 내가 가진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 타인은

나의 들러리가 되어야 하며 나의 기득권은 어느 누구에게도

나눠 줄 수 없다는 기존의 배타적 타성이 결코 소중한 옛 것이

아니라는거죠...

 

어떤 시각에서 보면 경로사상이란 단어 때문에 시대가 변화하면서

노인분(남자)들이 더 외로워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안타까운 생각도

들 때가 있습니다... 옛날처럼 무조건적으로 윗사람이

권위를 부릴 수 있는 시대가 아닌데 노인분들은 아직은

옛날 사고방식을 가지고 계실 수 밖에 없는 노릇이고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은 어르신들과 친구가 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르신들도

너무 경로사상에 억매이지 말고 나이를 떠나 젊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참 좋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말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다만 젊은 사람들은

아직 세상을 덜 살아왔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기에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들을 더 넓게 이해해

주는 것이 서로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란 생각은

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엔 이기적인 사고방식이 보여지는 경우도

다소 있습니다... 또한 어른 공경에 대한 자세도 그들의 합리적인

논리 속에 다소 불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 것이 그 들의 잘못으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첫 번째는 정치적인 문제라 생각하지만 그 부분은 여기서 빼놓고

교육의 문제를 들고 싶습니다...

 

 

우선 가정에서의 가족이기주의는 부모에 의해서 자식들에게

전수되고 있다고 봅니다... 내 자식만 소중하고 남의 집

자식은 소중한 지를 모르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가정교육에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가치관이 형성되지 못한 것을

학교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요즘 부자동네의 선생님들은 약간의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합니다...

워낙 부모들의 파워가 막강한지라 자기 자식 맞았다고 하면

선생한테 달려드는 학부모들이 생기고, 진단서 떼어서 경찰에

신고하는 학생들이 있어서겠죠...

 

물론 체벌은 옳지 못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합같은 것은 필요하겠죠...

아무튼 학생들이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았다면 경찰에 신고

하겠습니까...? 인권에 비추어 바른 것인지 바르지 못한 것인지

논란이 있는 옛 것과 타성적 악습을 무조건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야하는 근본적인 의지와 사랑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 것을 가정에서 먼저 가르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변화와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 두서없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제 제 생각을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기간제 여교사인 진모 교사가 정말 난처하게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여교사와 전교조가 교장이 죽기를 바랬을리는

없겠죠... 여교사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려 했을테고 전교조는

교육계의 권위적이고 부당한 시스템안에서 피해당하는 교사들을 위해

나설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기간제 여교사가 전교조 소속은

아니지만 말이예요... 저도 이번 사건 하나만으로 본다면 기간제

여교사가 너무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이번 사건의 발단의 문제는

경제대국으로 치닫는 인권국가에서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교육계의 원시적인 관행들에 대한 문제이기에 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같은 생각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교육자들의 목표는 자기위상을 높이는 것에 두지말고

백년대계의 큰일을 행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제자들을 올바로

길러내는 것에 두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이 교육적인 소신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바르지 못한 관행이

다시 바르지 못한 관행을 낳고 또 바르지 못한 관행으로

남게 된다면 선생님들이 기계적으로 복지부동하여 목숨 부지하고

살아야 하는 것 뿐 더 있겠습니까...? 좀 더 나은 교육이

되려면 좀 더 나은 교육구조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런 성차별적이거나 강압적인

관행에 괴로워하면서도 어느 한 군데 하소연 할 곳이 없다면

그 것은 비정상적인 국가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전교조가 사실 약자인 평교사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투쟁을

하다보니 군사정권시절부터 기득권과 특권층에 의해 일방적으로

왜곡되어져 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 들이 원하는 참교육도 그들 자신을 위한 것 보다는

진정한 미래의 주인공들을 위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일은 진행상의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교조가 범하는 오류보다는 지금까지 교총이나

교육계의 범했던 오류가 더 심했다고 보고 현재도 진행중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님께서 똑똑한 여성들의 지나친 공격적 모습에 회의를

느끼신 적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여성들이 전교조를 만들었냐고

화도 내셨습니다... 님의 기분에 의한 말을 꼬투리 잡고 싶은 것은

아니기에 그 부분은 순간적으로 화가나서 아무생각없이 그냥 하신 말씀으로 이해하겠습니다...^^

 

단지 저도 여성들의 지나친 공격 경험이 몇 번 있었습니다...

세상에 너무 지나치면 좋은 것 없다고 정말 지나치게 공격적인

여성들이 그 때는 정말 싫더군요... 저는 약간의 페미니스트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아무리 이해하고 이해하면서 대화를

하려해도 해결점이 없을 때는 정말 화가 나서 다시는 여성과

남성의 성토론이 되면 여성편 안들겠다고 속으로 씩씩 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은 그 때의 그 여성들은 저에게 공격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그 사안에 대해 사실상 자신을 지키려는

방어적인 모습이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여성이

아니기에 그 당시의 그 여성의 입장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었겠고요...

 

우리 남성들은 아버지, 어머니의 관계로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서 그런지 여성은 남자의 말을 잘 따르는 것이고, 어머니처럼

항상 져주는 모습이란 생각에 어쩌면 여성운동으로 펼쳐지는 행동이

이해 안되고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남성만 즐기고, 남성만 허락되고, 남성만 우월하다는

그런 마초적인 생각들이 이 시대의 많은 여성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편견은 이제 정말

사라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권위주의는 필요한 것이라고 하셨는데... 님의 입장에서의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말씀하신 것이라면 그 것은 님의

생각이니까 님께 말씀드릴 것은 없습니다... 다만

객관적으로 권위주의는 강자가 약자에 대해 자기의

힘이나 위치로써 부리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요즘 존경받는 분들 중에 권위주의를

가지고 있는 분이 과연 몇 분이나 될까요...?

가정이나 학교, 회사, 교회 등에서 존경받는 분들은

권위주의자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그 분들은 분명히

권위를 가지고 있지만 권위주의를 갖고 있지 않더라구요...

권위는 꼭 필요하지만 권위주의는 없어져야 할 사상이라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제가 기존의 제도를 뭉퉁그려 나쁘게 얘기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100%중에 20~30%의 잘못된 관행이

있다면 그 부분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기존의 모든 부분을 저는 인정하고 있고 지켜져야 한다는

마음입니다...

 

 

이상 님의 글을 읽고 두서없이 썼습니다만... 제가 한 말이

모두 님에게 한 말은 아닙니다... 왜냐면 님도 다 알고 계시는

내용을 제가 열거 한 것이기도 하고, 님께서 말씀하신 방향은

제가 말씀드리는 방향과 다를 수 있다고도 보거든요...

그냥 님께서 쓰신 글이 마침 제가 찡찡거리고 싶은 단어들이

있어서 찡찡거렸다고 생각해 주십시오...^^

 

 

외국에 계시며 한국에 대한 정이 포함된 글을 쓰셨는데

제가 이렇게 밑글 달아서 약간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님의 건강을 비는 마음을 멕시코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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