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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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부인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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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hl1ye] 쪽지 캡슐

2004-05-08 ㅣ No.66801

하느님의 부인이세요?

 

 십자가를 안테나로!

 며칠 전 뉴스에서 '새만도 못한 부모들'이란 보도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어느 무책임한 부모가 생업에 종사해 바쁘다고 어린아이들을 집안에 무단방치하여 이를 안타깝게 지켜본 이웃이 결국 경찰에 신고를 하였고 신고를 받고 그 집에 들어간 경찰은 온갖 악취와 오물이 가득한 집안과 영양실조가 된 아이들을 보고 경악해하면서  "그곳은 과연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러운 상태였습니다."라며 분개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연이어 뉴스는 딱새의 생태를 보여주면서 딱새는 이미 먹은 먹이까지도 어린 새끼들에게 내어주고 또 새끼들의 풍선껌과 같은 배설물을 부리로 뽑아 물어다가 집밖에 내다버려 항상 둥지를 청결케하는 모습은 자신의 아이들의 내다버리고 방치하는 '새만도 못한 우리들'을 부끄럽게 한다고 앵커가 말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요한 13, 31-35)에서 예수님께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이 그것을 보고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새 계명을 초대교회에서는 적극적으로 실천하여 믿는 사람은 모두 함께 지내며 그들의 모든 것을 공동소유로 내어놓고 재산과 물건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나누어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마음이 되어 날마다 열심히 성전에 모였으며 집집마다 돌아가며 같이 빵을 나누고 순수한 마음으로 기쁘게 음식을 함께 먹으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것을 보고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우러러보며 "당신들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아닙니까?"라고 감탄하였으며 초대 교인들은 그때부터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웠다고 합니다.(사도 2,44-47;

11, 26참조) 저는 이 사랑의 공동체가 바로 오늘 제2독서인 요한 묵시록(21,1-2)에서 언급된 새 하늘, 새 땅, 그리고 새 예루살렘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얼마 전에 애덕을 실천하여 한 소년으로부터 '하느님의 부인'이라고 불린 어느 자매님의 일화를 퍼드립니다.

 

 몹시 추운 12월 어느 날 뉴욕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열 살 정도 된 작고 왜소한 소년이 브로드웨이 가의 신발가게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 맨발인 소년은 치아를 부딪칠 정도로 심하게 떨면서 진열장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소년의 모습을 측은하게 지켜보던 한 부인이 소년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애야! 진열장을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이유라도 있는 거니?”

“저는 지금 하느님에게 신발 한 켤레만 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중이에요..."

 

부인은 말없이 소년의 손목을 잡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우선 여섯 켤레의 양말을 주문하고, 물이 담긴 세숫대야와 수건을 빌려 가게 뒤편으로 소년을 데리고 가서 앉히더니, 무릎을 꿇고 소년의 더럽고 언발을 씻긴 뒤 수건으로 정성스럽게 그 발의 물기를 닦아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부인은 점원이 가지고 온 여러 컬레의 양말 중에서 한 켤레를 골라 소년의 발에 신겨주었습니다. 불쌍한 소년의 차가운 발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부인은 꼬마에게 신발도  여섯 켤레를 사주었고 그 신발과 양말이 떨어지지 않도록 끈으로 단단히 묶어 소년의 손에 꼭 쥐어 주면서 소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습니다.

 

“애야,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거라. 자 이제 기분이 좀 나아졌니?”

 

 소년은 엷은 미소를 띠고 말없이 고개를 끄떡일 뿐이었습니다. 그러자 부인도 살짝 소년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뒤 그녀가 가던 길을 가기 위해 몸을 돌리려는 순간, 소년이 부인의 손을 잡고는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소년은 방울만큼 큰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조심스럽게 이런 질문을 하였습니다.

 

“혹시 아줌마가 하느님의 부인이에요?”

 

추신: 지난 6일 선종하여 5월 8일 어버이날에 장례미사를 통해 주님께 봉헌된 성가소비녀회의 유 안셀모수녀님이 주님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기를 기도드립니다. 수십년간의 수도생활이란  영적 카네이션을 주님과 성모님께 직접 달아드리기 위해 천국에 가신 유수녀님처럼 우리도 삶의 카네이션을 잘 준비합시다. 가브리엘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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