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7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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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자랑하지 마라? 왼손이 모르게 하라? 임덕래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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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5-09-16 ㅣ No.88051

 

자랑하지 말라? 왼손이 모르게 하라?


성서에 있는 말씀입니다. 그 말씀이 틀렸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주님을 따른다는 사람이면 누구나 당연히 그렇게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남 앞에서 나를 드러내려 하면 할수록 받을 상도 못 받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지탄을 받는 경우가 흔히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대중 앞에 자기 행위나 작품, 자기 이름 등을 PR하여 자기 개인의 이익을 취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그런 행위를 했을 때에 해당되는 말입니다. 즉 남 앞에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의식이나 개인적인 욕심을 가졌을 때에 해당되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例話를 하나 들지요. 전에 저가 이 게시판에 올린 내용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저가 승용차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못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한때 ‘한마음 장애자 봉사회’라는 천주교단체에서 매달 첫째 수요일에 차를 가지고 지체장애자 집을 방문하여 그들을 차에 태워서 휠체어가 출입할 수 있는 목5동 성당이나 대치2동 성당 등의 만남의 방에 모시고 가서, 여성봉사자들이 정성을 다해 만든 국과 반찬으로 중식을 대접하면서 그분들(지체장애자) 입에 밥을 떠 넣어드리고 그분들이 눈짓이나 손짓으로 가리키는 반찬을 집어서 입에 넣어드리기도 하고 그러다 식사가 끝나면 자기들끼리 써온 글들도 읽게 하고, 오락시간도 가지게 하고, 그러다 오후 4시쯤 되면 그분들을 다시 승용차에 태워서 각각 집에 모셔다가 본인이 누워있던 그 자리에 눕혀 드리고 돌아오는 봉사활동을 몇 해 동안에 걸쳐 한 일이 있습니다.(물론 그 단체는 지금도 계속해서 그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을날 날씨가 좋으면 남한산성이나 일산 호수공원으로 드라이브나 나들이를 시켜 드리기도 하였습니다.

자기 가족들도 창피스럽다 하면서 꺼려하는 자신들의 외출에, 지체장애를 가지신 그분들이 눈물 글썽이며 고마워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한달 동안 차를 끌고 다니며 얄미운 운전을 하는 다른 운전자들에게 믿는 이로서 차마 입에 담아서는 안될 욕지거리를 퍼부었던 내 죄를 깨끗이 탕감받는 기분이기도 하여 봉사를 끝내고 돌아오면 항상 심신이 가뿐했습니다.

 

하지만 젊었을 때 늑막염을 앓아 몸이 남보다 허약한 제 혼자 힘으로 누워있는 분을 낑낑거리며 겨우 앉히거나 안아서 휠체어에 태우고, 다시 승용차 안에 앉히고, 휠체어를 접어 트렁크에 실었다, 내렸다, 말이 쉽지 그것을 두, 세 번 반복하면 등줄기에 땀이 흥건할 정도로 녹초가 되기 일쑤였지만 한 달에 한번 하는 일이니 하면서 그 일을 몇해동안 꾸준히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야. 너들 내 차 좀 닦아라. 아빠 내일 장애자 봉사 가는 날이다”하고 일부러 자랑을 하였습니다.

한번은 “아빠가 맡은 분은 하반신마비가 돼서 기저귀를 찼는데도 뒷좌석 시트가 오줌으로 흠씬 젖었구나. 네가 나가서 비누칠 해 가지고 그걸 좀 깨끗이 닦아놓고 오너라.”하기도 했습니다.

 

이 이야기가 님들에게는 자기(제)자랑으로 들리십니까?

자기를 드러내기 위한 소리만으로 들리십니까?

천만에 그렇지 않습니다. 결코 자랑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이 이야기는 내 아이들을 나처럼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며칠 전에 TV화면을 통해 성묘를 앞두고 벌초하는 장면을 보다가 몇 해 전에 어느 종중신문에서 청탁한 원고를 써주느라 제 컴에 소장되어 있는 글을 “금년에도 행복한 성묘...”라는 제목으로 게시판에 올렸고. 엊그제 추석대목으로 바쁜 경동시장 앞에서 있었던 실화를 “할머니 손에 피나요”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더니 임덕래라는 분이 “세상에는 두 가지 타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는 글을 올리셨더군요.

 

그냥 무덤덤하게 읽고 넘어 가려 하다가 보니 내용 중에

주로 “작가가 그런 식으로 자기 PR을 한다.”라는 말은

아무래도 그분이 그냥 쓴 말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제 글에 꼬리 글까지 다신 분이 설마 그럴 리야 있겠느냐 하는 생각은 합니다만

만의 하나 이 게시판에 ‘작가’로 알려진 저나 지요하 작가를 의식하고 쓴 글이라면 그런 식으로 사람을 비양거리는 행위는 오히려 남 앞에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보다도 더욱 죄질이 나쁜 부도덕한 행위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저나 지 작가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자기를 PR하기 위해 여기 게시판에 글을 쓴다고 보신다면 오해이시라는 것입니다.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저나 지작가의 이름은 이미 그 단계는 훨씬 오래 전에 넘은 사람들입니다.

 자세히 설명 드린다면 누구나 책을 한 두 권 낸 애숭이 때는 잠시 그런 생각을 하긴 합니다. 하지만 책을 여러 권 내서, 이미 실력이며 명성이 자기 주위에 알려질 만큼 널리 알려지고 나면 전혀 그런데는 개의치 않게 되는 거라는 것을 님이 겪어보시지 않아 모르시기에 그런 생각을 하시는 겁니다.

 

 저는 그렇다치고 지요하 작가는 순수문학가로 우리문단에 중견으로 큰 대우를 받는 분이 이 게시판에 (끽해 보았자 5백 명도 채 안 보는데) 글을 올려 무슨 이익을 구할 것이며 매명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말이야 바른 말이지 천주교신자 들이 책을 잘 안 읽는 건 익히 온 동네가 다 아는 사실이 아닙니까?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저는 소설가가 아니니 소설책을 낼 리도 없지만 평론가들 비평받기 싫어서 이젠 그럴 마음 전혀 없습니다. 제가 쓴 글이 수캐 뭐 보이듯이 제 자랑 늘어놓는 얘기 같다 싶거든 제발 클릭하지 마세요. 저도 그러거든요.

 

 남의 글을 여기 저기 짜깁기해서 자기가 쓴 글인 양, 좋은 말로 만들어 올리는 글이나, 내가 관심 없는 이의 퍼온 글은 전혀 클릭하지 않습니다.

 좋은 말을 들어도 피부에 와 닿는 감동이 없는 죽은 글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글솜씨가 서툴어도 자기가 겪은 얘기를 쓴 글은 생명이 느껴지지만 이미 책이나 다른 인터넷에서 읽은 것은 박제를 보는 것 같습니다.

 

어떤 눈으로 보셨는지 모르나 저는 제 체험을 통해 사회정의를 부르짖거나 신자들이나 비신자들의 인성순화에 보탬이 되는 글이라면 님들이 아무리 ‘자랑하지마라’고 노래를 해도 나는 올릴 것입니다.

그것은 앞에서 든 예화(例話)처럼 작가인 내가 목적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며 그 목적은 개인 PR이 아니라 내가 믿는 주님께서 특별한 달란트를 내게 주시어 이 땅에 하늘나라를 건설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라 하신 신앙을 가진 작가로서의 제 소명을 다하고자 함이기 때문입니다.

 

불쾌한 마음이 뒤섞여 혹 글 내용 중에 저의 교만이 뱀의 머리처럼 치밀어 올라 보였다면 주님 저를 벌 하소서. 깊이 깊이 회개 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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