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7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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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몰이 도구가 된 언론 안녕들 하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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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일 [bagilhan] 쪽지 캡슐

2013-12-23 ㅣ No.202855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고승우 칼럼]‘종북몰이’ 도구가 된 언론,

 

안녕들하신가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입력 2013-12-19 15:07:18l수정 2013-12-19 15:39:04
국가기관 대선 개입을 규탄하는 종교계와 대학가 시국선언과 촛불집회,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언론 비판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내란음모 사건의 피의자, 철도파업 노조 등도 언론을 질타한다.

언론은 사회의 목탁, 소금이다. 언론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는 것은 언론의 환경 감시와 의제화, 대안 제시 기능이 약화되었거나 악화되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언론이 올곧아야 사회가 건강하다. 언론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크다는 것은 사회가 건강치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론의 부적절한 모습으로 일그러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늘의 한국 언론의 모습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것은 정부 기관의 나팔수가 되어 ‘종북몰이’에 동원되어 봉사하거나 때로는 선도적 역할을 담당고 있다는 점이다. 국정원, 새누리당이 앞장선 종북몰이는 언론을 통해 증폭된다.

언론이 국가보안법이라는 치명적인 족쇄에 갇힌 상태에서 남북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건전한 통찰력과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종북몰이라는 ‘필터’를 통해 정치, 경제 민주화와 평화통일에 대한 논리를 매도하고 적대시 하고 있다.

공안기관과 여권의 정보, 검증 생략하고 중계하는 언론

언론은 종북몰이의 불쏘시개로 제시되는 집권층의 정보를 자체 검증 절차를 거치는 과정을 생략한 채 중계방송 하듯 전달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언론은 정권 안보나 국정원 안보에 필수적인 존재로 활용되면서 그 동반자, 협조자로 전락하고 있다. 민주화를 외치는 종교인의 외침조차 종북으로 색칠해 매도하는 과정에서는 권력과 언론이 선후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언론의 보도 기사 가운데 가장 빈도수가 많은 부류는 정치와 자본 권력에 대한 홍보, 선전이고 그 다음이 대북 관련한 심리전 자료다. 여당의 상대 정치 세력에 대한 논평 등은 종북몰이라는 색깔을 입힌 것이 주를 이룬다. 국가기관 대선 불법 개입 사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여권은 입만 열면 종북몰이를 합창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국내외에서 국가기관 부정선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철저히 외면하는 ‘이상한 나라’의 대통령과 같은 모습이다. TV 속의 대통령은 근심걱정 없는, 멋진 옷이 무척 많은 것을 매일 확인시켜준다. 대통령의 리더십은 민주주의 철학과 최소한의 도덕성, 수치심의 상실 속에서 신속하게 허물어져 내려 청와대는 국민적 절망감과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부정적인 모습을 대부분의 언론은 철저히 침묵한다.

언론은 국가기관 대선 불법 개입 사건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헌정파괴 범죄이지만 보도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여기는 추한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박정희, 전두환 독재시절의 언론과 꼭 닮은 꼴이다. 마지못해 보도할 경우 여야의 갈등이 벌어지는 정쟁의 틀 속에 보도하면서 그 심각성을 물타기 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김정은 눈썹

MBC 뉴스데스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 비서의 눈썹 변화를 보도해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았다.ⓒMBC 방송화면 캡처



남북관계 경색과 국내 민주주의의 실종 속에서 언론과 국정원의 관계는 매우 심각하다. 국정원은 종북몰이를 위한 대북 관련 정보 유포를 할 경우 언론을 활용한다. 정보기관이 언론에 관련 자료를 공식, 비공식적으로 넘겨주고 언론은 그것을 충실히 보도하는 관계가 굳어 있다. 언론은 대북 직접 취재가 어려운 현실 속에서 국정원이 독점하고 있는 북한관련 정보는 많을수록 좋다는 식의 보도태도를 반복한다.

장성택 숙청 사태 속에서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들을 보면 ‘기관총과 화염방사기 사용’. ‘3각 염문설’ ‘3~4월 위기설’,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는 모든 ‘카더라’들이 언론을 통해 기사화된다. 이들 기사는 정보기관이나 여권이 소스인 것은 물론이다. 언론이 대북심리전에 무차별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언론이 안보상업주의에 중독이 된 것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런 모습은 대통령의 정통성과 직결된 선거 부정 등에 대해 꿀 먹은 벙어리 모습인 것과 너무 상반된다.

심리전 계속하겠다는 뻔뻔한 국정원...언론부터 자성해야

언론이 국가보안법에 의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시절에 보도지침에 의해 끌려 다니던 체질이 오늘날 21세기에 변형된 모습으로 반복되고 있다. 국정원의 대선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청와대 박 일병을 구하기’ 위한 대북심리전, 종북물이가 날밤을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정원은 대선 불법 개입이 종북세력에 대항하기 위한 심리전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한다. 자국민을 상대로 국정원이 여론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하지만 국정원과 새누리당은 세금을 내는 국민 가운데 종북세력이 창궐하고 있다는 식의 황당한 논리를 전개하면서 정보기관의 불법 행위에 대해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국정원은 최근 국회에 내놓은 ‘셀프 개혁’에서 앞으로도 심리전을 강화하겠다는 뻔뻔스런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다음 선거에서도 역시 지난해 대선 때처럼 ‘종북세력’에 대항하기 위해 작업을 벌이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 사회의 수구보수 세력이 입에 올리고 있는 종북몰이는 그 개념조차 모호한 대낮의 도깨비와 같은 것이다. 수구세력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반하는 것은 몽땅 종북몰이의 틀에 가둬 공세를 가한다. 수구세력의 이런 공세가 가속화되는 것은 결국 언론이라는 나팔수, 확성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언론이 제4부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날카로운 자체 검증과 비판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는 자세를 유지한다면 국정원과 여권의 비뚤어진 심리전 공세나 종북몰이가 발을 붙일 수가 없을 것이다.

언론은 자성해야 한다. 언론 본연의 역할이 약화되고 사회가 건강치 못하게 된 것에 대한 심각한 자기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언론과 전체 사회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지게 된다.

언론이 처한 이 심각한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정치와 자본의 예속에서 벗어나 언론 자유를 실천하는 것이다. 언론이 보도를 통한 국민 서비스라는 고유의 영역을 확보하고 정치와 자본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선포, 실천해야 한다. 언론은 일상적으로 자기 검열이 아닌 최상의 보도를 하기 위한 노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정치와 자본의 선전, 홍보와 정보기관 등의 심리전 나팔수 역할을 거부하고 진정한 언론 서비스를 사회에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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