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자유게시판

에라, 이 나쁜 년아, 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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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8-12-10 ㅣ No.128247

늙은 사람이 욕좀 했다고 클린게시판에 신고해서 날 욕 좀 보이지 마소.
 

달랑 한 장 남은 달력마저 보기 싫을 정도로 정말로 싫은 년이다.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개 뭣 같이 정말로 재수 없는 년이다.

알토란같은 내 노후재산을 반쯤 축내서 제 보따리에 싸가지고 가는 년이니 말이다.

염치가 없으면 입이나 다물고 조용히나 갈 것이지 왜 나 때문이냐고 네가 욕심 부리다가 그렇게 된 것이 아니냐고 내 돈 들고 가면서 야지까지 주고 내빼니 얼마나 괘씸한지

60년 뒤에 다시 올 무자년을 내 평생 다시는 안 본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르겠다.

 

모두가 신통한 의사를 만난 것처럼 들뜬 마음으로 맞이한 년이었다.

사람들이 마치 무슨 신드롬에 걸린 것처럼 무자년이 오기만 하면 새 의사가 처방도 잘하고 집도도 잘 해서 죽은 눔 뭐가 다시 살아서 꿈틀거릴 것처럼 여기는 것 같았다.

하지만 무자년이 보따리를 싸들고 내빼다가 치맛자락 끄트매기가 문지방에 걸린 지금 잘 생각해 봐라.

병세가 좋아지기는커녕 여기저기서 문 닫는다고 잘못 하다가는 밥숟가락마저 놓게 생겼다고 야단들이 아닌가?

병세는 결국 더 나빠졌고 사람들은 병을 고쳐 주리라고 믿었던 의사에게 걸었던 기대를 거두기 시작했다.

새 의사도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겠는가, 거인이 감기에 걸려 쩔쩔매고 자빠졌는데 거인이 재채기만 해도 감기가 걸리는 소인이 무슨 체력이 있어야만 의사가 병을 고치든지 말든지 하지 이거야 말로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만 체력이란게 그누무 예비군훈련에 가서 뭔 수술을 하면 당회 훈련면제 즉시 귀가조치 해줄 때부터 이미 요절나기 시작한 체력이 아니던가?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아는 사람은 그 의사가 확실히 고치겠다고 말을 했어도, 설마 그럴 수가 있을까 했다. 병이 난 이유가 몸이 부실해서 그렇고, 외풍이 세서 그랬던 것이지 주치의가 뭔 잘못을 크게 저질러서 병이 도진 것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다 온전한 몸뚱이도 아니고 태어날 때부터 반쪽 몸뚱이로 태어난 몸인데 새로운 의사는 그 몸뚱이를 한 몸으로 봉합할 생각은 하지 않고 책임추궁 한다고 하다가 달러돈 퍼 갖다 주면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등짝 혈로가 막히더니 끝내는 풍선 날리는 것을 방관하다가 가슴 쪽 혈로마저 끊기는 위기에 처했지 않은가?.


거인들 나라에서는 부자들에게 많은 세금을 거두어 가난한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는데 소인들 나라에서는 중산층 형성이라는 명분 같지도 않은 명분을 갖다 붙이면서 거꾸로 부자들 세금을 감면해 준다고 난리를 치고 있으니 과연 이런 처방으로 병자들의 병을 제대로 고칠 수가 있겠는가 생각할수록 불안하다.

이러다가 혹시나 극약처방이라고 하면서 반 토막이 난 몸뚱이를 또다시 해부하자고 칼을 들이대고 나서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드는 것은 나만의 노파심일까?

 

염병할 눔의 거.....의사만 탓할 주제도 못 된다.

마치 미국소만 먹으면 모두가 미치는 줄 알고, 모두가 뒈지는 줄 알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아이며 어른이고 할 것이 없이 심지어 유모차까지 끌고 나와 촛불을 들고 난리를 치던 사람들이 몇 달이 지나자마자 뭐라꼬?

미국산 소고기 수입국가 중에서도 이누무 나라가 최대소비국가라니 도축되는 미국소가 죽으면서도 허연 이를 드러내고 흐흐흐 코리아! 흐흐흐 하고 웃을 이야기가 아닌가 말이다.

뿔따구 나서 무자년은 얼른 빨리 보따리를 싸줘서 쫓아 보내 버리고 싶은 우라지게 재수 없는 년이었다.

그래 얼른 가라. 내 평생 무자년 너를 다시 볼 일 없으니 만세 만만세 이다.

 

새해, 기축(己丑)년에는 소처럼 부지런하고 소처럼 정직한 사람들이 되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한번 마음을 바닥부터 확 바꾸어 보자.

소는 미련할 정도로 충직하며 성실하다. 주인이 가자고 고삐를 댕기면 제가 가기 싫어도 일어서서 가고, 주인이 일을 시키면 제가 일을 하기 싫어도 일을 한다.

주인이 오른쪽으로 목줄을 댕기면 오른 쪽으로 가고, 주인이 왼쪽으로 목줄을 댕기면 제가 오른쪽으로 가고 싶어도 무조건 주인이 이끄는 대로 왼쪽으로 간다.

우리 인간의 주인이 누구신가? 세상만물을 지으신 분 야훼 하느님이 아니신가?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시기에 자신께서 지으신 인간 또한 성실하게끔 만드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저마다 편하고 쉽고 달콤한 것들에 대한 유혹에 빠질 기회만 찾고 어쩌다 한번 편하고 달콤한데 맛들이면 중독자가 되어 귀중한 생명까지도 우습게 여긴다.

제발 기축(己丑)년에는 우리 국민 모두가 편리하고 빠른 것만 찾으려 하지 말고 좀 불편하고 느리더라도 미련스런 소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모두가 더욱 성실하고 또한 정직한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꼭 그랬으면 나쁜 년은 가고 새로 온 년은 누구에게나 좋은 년이 될 것이다.

 

하나 더 바램이 있다면 우리 시골집 영주 한우처럼 2년마다 송아지 한마리씩 쑥쑥 빼서 우리 봉화아재 입이 싱글벙글 하듯이 억지로 뭐 어쩌지 말고 하느님이 주시는 대로 자꾸 낳자. 인구가 1억은 돼야 뭘 해도 할 게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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