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자유게시판

사제자가 저주? 왜곡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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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9-06-30 ㅣ No.137054

 사제자가 저주? 그 왜곡과 진실 사이


참으로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같은 말을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들었어도

듣는 사람에 따라서 이렇게 다르게 들릴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게시판에 글을 올리신 분을 먼저 생각해봅니다.


방배동에서 교리공부를 하다가 사정상 장안동으로 와서 성당에 다닌다?

본인이 신자는 맞는지 모르겠네요, ‘교리공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세례를 받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교리공부 하다가 왔다’는 말이 표현이 좀 묘해서요.

제가 “표현이 좀 묘하다” 한 것은 황인영 님이 쓴 “사제자가 저주를 하는 성당이....”

그 글 전부가 표현이 참으로 묘함을 말하고자 함입니다.


‘사제자’ 란 말 ‘사제자식’을 줄인 말인지 ‘사제놈(者)’ 한 것인지 우선 어휘부터 불쾌하면서 묘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 이야기를 이런데 올리신 이유도 묘합니다.

어떤 이야기나 남의 말을 다른 사람에게, 특히 이런데서 여러 사람에게 전달하시려면 전후좌우 그리고 그 장소의 분위기까지 자세하게 이야기를 하셔야지 마치 토막 하나를 가져다 놓고 이게 갈치다, 이게 준치다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황인영님께서는 송진 신부님이 MB를 저주하셨다고 하는데 저는 그리 보지 않습니다.

우선 묻겠습니다. 송진 신부님깨서 주일날 11시 교중미사에서 그 말씀 즉

“심장마비 일으키는 사람들도 많던데 왜 우리 독재자들은 심장마비도 안 걸리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하셨지요?

그것도 강론말씀 거의 끝 부분쯤에 가서, 신부님이 모처럼 얼굴 활짝 펴고 웃으시면서 그 말씀을 하셨지요?

그때 신자들 대부분은 그 말씀에 한참동안 큰소리로 깔깔거리며 웃었고요?

제 말이 맞지요?


그러면 다시 묻지요. 저주를 웃으면서 하는 사람도 있습니까? 님은 남을 저주할 때 웃으면서 합니까? 그럼 함께 웃은 사람들은 같이 저주를 한 사람들이라고 보셨겠네요?


결코 저주를 하신 것이 아닙니다. 일종의 페이소스였지 그게 어찌 저주였다고 생각하십니까?

갈치 토막 갖다놓듯이 그 부분만 가져다 놓으니까 마치 저주처럼 보이는 것 아닙니까?

"김정일이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독재자들은 왜 심장마비도 안 걸리는지 모르겠어요" 하시면서 김정일이는 이름을 밝히셨지만 MB이름은 신부님께서 호칭한 적도 없잖았습니까?

송 신부님께서는 '우리나라 독재자'라고만 하셨는데 황인영님은 "MB를 저주했다"고 하셨더군요. 그것도 북진통일을 주장한 독재자라고 신부님께서 평한 이승만 대통령은 황인영님은 언급도 하지 않고 이름을 밝힌 적도 없는 "MB를 저주했다"고 하셨더군요. 

바로 이런 행태가 왜곡(歪曲)입니다.

저 역시 황인영님처럼, 신부님께서 강론시간에 정치 이야기를 하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가급적 삼가주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언젠가 선거를 앞두고 특정정당을 힐난하는 말씀을 하실 때는 제발 저런 말씀은 안하셨으면 좋겠다, 듣기 거북스러운 사람들도 있을 텐데 그만 하셨으면 좋겠다 하며 바란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강론말씀이라는 것이 대체적으로 복음말씀에 따라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야만 주님 뜻에 합당하게 사는 것인지를 알려주시는 것이다 보니 현실이야기가 거론되는 것이고, 그러자니 정치판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 아니겠나 생각하면서 때에 따라서 저도 듣기 거북한 말씀은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내보냅니다.

아무리 훌륭한 신부님이라 할지언정 그분 또한 사람이기에 나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나와 다른 주장을 하실 수 있다고 저는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엊그제 주일 그 ‘저주(?)’말씀이 나오게 된 배경은 대충 이렇습니다.

 

그날 제2독서가 아마 고린도2서였던 것 같은데 사도 바오로께서 코린도지역에 있는 교회 지도자에게 헌금을 거두어서 어려운 지역의 교회를 도와주라는 내용의 서신 같았고, 복음은 ‘탈리다 쿰’(소녀여, 일어나라) 야이로의 죽은 딸이 예수님의 일어나라는 말씀 한마디에 깊은 잠에서 깨어나듯이 살아난 이야기, 약간은 긴 소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송진 신부님께서 복음을 해설하신 뒤에, 사도 바오로를 설명하시며 ‘지도자’란 말에서 이렇게 말머리를 시작하셨습니다.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초대대통령 이승만 대통령이, 제가 이런 말씀을 하면 그분을 국부(國父) 이승만! 어쩌고 하는 사람들이 또 뭐라 그럴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만약에 이승만 대통령이 6.25 전쟁 때 북진통일을 몰아 부치지 말고, 6.25 전쟁전 상태인 38선까지만 진격하고 국군이 그 선에서 멈추었더라면 오늘날 남북의 대결구도가 이처럼 첨예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6.25는 분명히 김일성이가 적화통일을 꿈꾸며 도발한 전쟁이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왈가왈부가 있을 수가 없는 진실입니다. 물론 남북이 분단된 데는 그 전에 강대국이 저지른 원죄가 있지만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한데는 당시의 지도자 이승만 대통령의 북진통일이 그 한 원인일 수 있습니다, 압록강 백두산 진격, 이후 1.4후퇴에 이르면서...더욱 많은 사람이 죽고  또 남쪽으로 넘어오고....”


이러시면서 지도자 이야기가 나와서

“미국의 부시가 쿠웨이트 해방전쟁으로만 이라크 하고 전쟁을 끝냈으면 될 터인데 아들 부시가 이라크를 공격하면서 알카에다가 9.11 테러 같은 사건을 저지렀고, 또 알카에다 본거지인 아프칸에서 전쟁을 하면서 우리 국군을 지원해 달라 하고....” 하시며 지도자의 독재에 대한 이야기로 전환하셔서


“지도자 한 사람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서 국가의 명운이 달라지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그토록 지도자가 내리는 결정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소통이 되지 않고 남북이 점점 첨예하게 대립하고 이런 식으로 가서는 안 되지요. 생태계를 살린다 수질개선을 한다 녹색성장 어쩌고 하면서 오히려 환경이나 생태계를 훼손하면 되겠습니까? 이런 식으로 독재가 되면 안 됩니다. 외국독재자(아마도 스탈린)는 심장마비도 잘 걸리고 마이클잭슨도 심장마비로 죽었다던데 김정일이는 물론이고, 왜 우리나라 독재자는 심장마비도 안 걸리는지 모르겠어요.”


자, 이것이 송진 신부님 강론말씀이셨습니다. 하나도 안 틀리지요? 틀림없지요?

끝부분 “왜 우리나라 독재자는 심장마비도 안 걸리는지 모르겠다.”라고 하신 말씀을 하실 때는  평소에는 근엄하시기만 하신 송진 신부님께서 환하게 웃으셨고 신자들은 한참을 큰소리로 깔깔거리며 웃었지 않습니까?


황인영님께서 그것을 'MB를 저주했다'라고 판단하신 근거가 몇 마디 안 되는 MB 언급에 대한 불쾌감 때문이 아닙니까?

얼마나 MB를 존경하시는지 모르겠지만 4대강 살리기는 결과를 보아야 파괴인지 훼손인지, 살리기인지 죽이기인지를 알 일이니 그리 생각해도 되잖습니까?

페이소스라고 말씀 드렸지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참고적으로 말씀 드리면 저 역시 정치이야기를 성당에서 듣기는 싫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것을 고발하듯이 말씀하시니까 그날 그 시간에 있었던 정황의 전말을 황인영님과 여러분 앞에 소상히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송진 신부님은 무려 40년을 사제생활을 하신 분이시며 누구보다도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자신의 콩팥을 떼어 죽어가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신 고귀한 이웃사랑을 실천하셨던 분이십니다.

그런 분이 심장마비로 누가 죽기를 바라서 저주를 하실 분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교리공부를 하다 만 사람이 그분의 말씀 한마디로 마음대로 재단할 분이 아니시라는 겁니다.

이런 데 글을 올리신 것은 참으로 경솔하고 개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장한평성당이라고 하면 게시판 애독자는 다 아실 것’이라는 분이 계셔서 저가 그날 현장에 있었으므로 기억을 되살려 그날 정황을 소상히 말씀드렸으니 판단은 여러분 스스로 하여주셨으면 합니다.

삼복더위에 장마까지..사랑하는 형제자매님 모두 건강한 여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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