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7일 (일)
(녹) 연중 제14주일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자유게시판

성주간을 맞이하여 묵상자료를 올립니다.(복녀 앤 캐서린 에머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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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준 [josephustt] 쪽지 캡슐

2012-04-01 ㅣ No.186534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슬픈 생애라는 책으로 소개된 복녀 앤 캐서린 에머리히의 수난을 일부 소개합니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예수님께서 사도들과 함께 양을 희생 제물로 바치신 것인데, 그 일은 마가의 다락방 현관에서 이루어졌다. 사도들과 그들의 제자들이 그 자리에 참석하여 시편 118편을 노래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시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리시고, 모세의 제물과 유월절 희생양의 상징을 통해 뜻한 바가 이루어질 것이며, 예전에 이집트에서 행했던 것과 같은 방법으로 양을 제물로 바칠 것이고, 그들은 이제 종살이하던 집에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양은 판자에 등을 대도록 하고 끈으로 몸을 단단히 묶어 놓았는데, 마치 기둥에 묶이시고 채찍질을 당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시므온의 아들이 양 머리를 잡고 계시는 동안 예수님께서 칼끝으로 양의 목을 약간 베신 다음 다시 시므온의 아들에게 넘겨주셨다. 예수께서 양에게 상처를 내실 때 혐오감을 약간 느끼신 것 같았다. 예수님께서는 엄숙한 얼굴 표정과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태도로 일관하시며, 서둘러 일을 처리하셨다. 양의 피를 대야에 따르고 나자 시중드는 자들이 우슬초 가지를 하나 가져왔고, 예수님께서는 우슬초 가지를 양의 피에 적시셨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방문 쪽으로 걸어가시어 양쪽 문설주와 자물쇠에 양의 피를 묻히셨다. 그런 다음 양의 피가 묻어있는 우슬초 가지를 문 윗부분에 올려놓으셨다. 그러고 나서 제자들에게 죽음의 천사가 지나쳐 갈 것이니, 그 방안에 있는 자들은 두려워하거나 근심하지 말고 경배를 올릴 것이며, 참된 유월절 희생양인 자신께서 제물로 희생되시는 때부터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성찬이 시작되며, 그것은 세상 끝나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계약의 궤가 놓여 있던 화덕 가까운 곳에 있는 방의 반대편으로 갔다. 그곳에는 불이 이미 지펴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화덕에 약간의 피를 부으시며, 제단으로서 화덕을 정화하시고, 남은 피와 지방은 제단 아래 불 위에 던져 놓으셨다. 그러고 나서 사도들과 함께 다락방 안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시며 시편을 낭송하시고, 새로운 성전으로서 그곳을 신성하게 만드셨다. 그 시간 동안 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

그동안 시므온의 아들은 양을 준비하는 일을 모두 끝마쳤다. 그는 양의 몸을 양의 앞다리를 나무 십자 모양의 조각 위에 묶었다. 그것은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시므온의 아들은 꼬챙이에 꿴 양고기를 성전에서 가져온 다른 양 세 마리와 함께 아궁이에 넣고 구웠다.

예수님께서는 다시 한 번 제자들에게 이 양은 다만 상징일 뿐이며, 다음 날 본인께서 참된 유월절 희생양이 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외에 다른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예수님과 사도들을 위한 상은 다락방에 차려져 있었다. 상의 모양이 좁고 길쭉했으며, 남자 키의 무릎 정도의 높이보다 0.5피트 가량 높았다.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요한, 야고보, 예수님의 사촌 동생인 야고보가 예수님의 오른편에 있었고, 그 옆으로 바르톨로메오가 앉아 있었으며, 구석진 곳에 토마와 가리옷 유다가 앉아 있었다. 그리고 베드로, 안드레아, 타대오가 예수님의 왼편에 앉아 있었고, 그 옆으로 시몬이 앉아 있었으며, 그 옆 구석진 곳에 마태오와 필립보가 앉아 있었다. 상 중앙에 있는 접시에 유월절 희생양이 놓여졌다. 양의 머리는 앞다리 쪽으로 굽어져 있고, 앞다리는 십자가 모양의 나무 막대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으며, 뒷다리는 쭉 뻗은 채였다. 양 요리에는 마늘을 곁들였다. 옆에는 과월절을 기념하는 구운 고기가 놓여 있었고, 그 옆에는 녹색 푸성귀 접시와 향내 나는 풀처럼 생긴 쓴 풀 묶음이 담겨진 접시가 있었다. 예수님의 맞은편에는 다양한 풀이 담긴 접시와 갈색 양념 내지 음료가 들어 있는 접시가 놓여 있었다. 손님들은 접시에 담긴 요리 대신에 먼저 둥근 빵을 상아 칼을 사용하여 먹었다. 학가다를 읊으신 후, 집사장은 테이블 위에 놓인 양고기를 자를 수 있도록 예수님 앞에 칼을 놓아 드렸다. 예수님께서는 앞에 포도주 잔을 놓으시고 그 밖에 여섯 개의 잔에 포도주를 부으신 다음 두 명의 사도들 사이에 하나씩 놓으셨다. 예수님께서 포도주에 축복을 내리시고 그것을 마셨고, 제자들은 그 컵에 담겨져 있던 포도주를 두 컵에 나누어 마셨다. 그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칼로 양고기를 자르시고, 사도들은 빵 조각을 차례로 나누어 주었으며, 각 사람들은 자기 몫의 빵을 받아들였다. 서둘러 양고기를 먹었는데, 마늘과 녹색풀을 양념에 적셔서 급하게 먹었다. 이 모든 의식을 행하는 동안 그들은 의자의 뒷부분에 약간 기댄 채 모두 서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누룩을 넣지 않고 만든 빵 덩어리 하나를 쪼개시어 그중 일부를 떼어 싸놓으신 다음 나머지를 사도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포도주 한 잔을 예수께 더 올렸는데 예수님께서는 마시지 않으시고, “받아서 나누어 마셔라”고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하느님의 나라에서 새것을 마실 그날 까지, 나는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다시는 마시지 않을 것이다.” (마태오 26,29)  사도들은 포도주를 마시면서 학가다 (포도열매를 만드신 하느님을 찬미하는 노래)를 읊었고,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하시거나, 말씀을 전하셨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손을 씻은 뒤 자리에 앉았다. 예수님의 얼굴에는 무어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평온과 명상의 기운이 감돌았는데,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것 중 가장 맑은 모습이셨다.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그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잊지 않도록 하셨다. 다른 성녀들과 상 앞에 앉아 계셨던 성모 마리아도 가장 평온하고 고요한 모습이셨다. 다른 여인들이 다가와서 성모의 베일을 잡자, 성모님께서 돌아가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는데, 성모님의 하나하나의 움직임에는 가장 아름다운 영혼의 자기 통제와 차분함이 감돌고 있었다.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집사장은 다시 한 번 상을 약간 높여서 준비했다. 그러고 나서 방 한가운데에 다시 한 번 상을 펼치고 포도주로 가득 찬 항아를 상 위에 놓고, 아래에는 물로 가득 찬 항아리를 놓고, 아래에는 물로 가득 찬 항아리를 놓았다. 베드로와 요한은 세라피아의 집에서 가져온 성배를 가지러 화덕 근처에 있는 방의 한 구석으로 들어갔다. 성배는 아직도 아마포로 싸여 있었다. 베드로와 요한은 마치 성막이라도 옮기는 듯이 성배를 가운데 두고 둘이 함께 옮겨서 예수 앞에 놓인 상위에 올려놓았다. 상 위에는 타원형 접시가 놓여 있었고, 아마포가 그 위에 깔려 있었으며, 접시에는 하얀색의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이 담겨 있었다. 유월절 식사 동안에 예수께서 절반을 따로 떼어 두신 빵 옆에는 포도주와 물이 담긴 항아리 하나와 상자 3개가 놓여 있었는데, 상자 두개에는 각각 점성이 높은 기름과 묽은 기름이 들어 있었고, 나머지 상자 한개는 비어 있었다.

최후의 만찬을 하던 날, 예수님께서는 성찬례의 가장 성스러운 분이신 그리스도의 존엄을 기리기 위해 이와 같은 성사를 다시 세우셨는데, 이 관례는 상징적이고 비유적인 종교적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유다의 배신으로 예수님께서 고발되셨을 때 가야파의 법정에 제시된 고발 내용 중의 하나가 예수님께서 과월절 의식에 새로운 의식을 포함시키었다는 것이었는데, 니고데모는 이와 같은 의식이 고대의 관습 중 하나였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증명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요한 사이에 앉으셨는데, 문은 닫혀 있었고, 그 안에서 가장 신비롭고 인상적인 방식으로 모든 의식이 이루어졌다. 싸고 있던 천을 풀고 성배를 꺼내자, 예수님께서는 최대한 엄숙한 말투로 기도하시고,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만찬과 이 의식의 전 과정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시는 것을 들었는데, 그때 바로 사제가 신자들에게 미사를 올리는 것을 가르치는 장면이 떠올랐다. 예수님께서는 항아리가 놓여 있던 탁자에서  홈이 파인 선반을 꺼내셨는데, 성배를 싸고 있던 흰색 아마포 조각을 탁자와 선반 위에 펼쳐 놓으셨다. 그리고 둥근 접시를 들어서 선반 위에 올려놓으시고 성배의 맨 윗부분에서 약간 떨어지도록 하셨다. 그 다음 빵을 덮어 두었던 아마포(수의 壽衣를 상징, 미사 중 성체보(聖體褓))밑에서 누룩을 넣지 않은 빵 덩어리를 꺼내셔서 본인 앞에 놓인 탁자 위에 올려놓으셨고, 성배에서 성배보다 작은 크기를 병을 하나 꺼내시고 성배 주변에는 6개의 잔을 놓으셨다. 그러고 나서 빵과 기름을 축복하신 다음, 성찬의 빵이 담겨 있는 성반을 두 손으로 눈높이까지 들어 올리시고, 기도를 올리며, 제물로 바치셨고, 다시 탁자 위에 성반을 놓으신 다음 아마포(上同)로 덮으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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