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자유게시판

★첫눈과 함께 꼭 기다려야할 그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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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정 [NATALIA99] 쪽지 캡슐

2000-12-08 ㅣ No.15540

 

         배 경 음 악 : 이선희 『 알고 싶어요! 』

나 탈 리 아 의 게시판입니다.

 

 

 

 안녕하세요?

 

 서울 노량진 성당 교사 최미정 나탈리아입니다.

 

 한 주일 동안 잘 지내셨나요?

 

 겨울 속에서도 훈훈하게 부는 바람은

 

 봄 인듯 하였고,

 

 은색의 연통에서 올라오는 군고구마의 구수한

 

 흰 연기는 그 뿌연 김만큼이나

 

 마음을 따뜻이 덥혀주더군요.  하지만,

 

 이 정겨운 겨울의 풍경 속에서도 내가 어쩔 수 없이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던건 끝내

 

 받아줄 수 없는 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어제 꽤 늦은 밤

 

 나는 정말 오랫만에 일기를 써 봤습니다.

 

 제 마음 한 편을 여러분과 같이 나눠보고자 여기에도

 

 올려 봅니다.  

 

 

 

 

 

 지금 제 귀에는 아베마리아 음악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밖은 어둡고 내 맘은 글쎄요?

 

 방바닥에 엎드려 한 손으로는 턱을 받치고,

 

 맘은 흰 종이 위에 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자고 일어났더니 흐린 날씨

 

 "혹, 눈이 내리면 어쩌나! 눈이 내리면 난 어쩌나!"

 

 좋은 사람과 차 한 잔 같이 하고 싶은데

 

 준비도 안된 오늘에 혹 펑펑 눈이라도

 

 내리면 난 어쩌나?

 

 이런 나의 염려는 죙일 계속 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오늘,

 

 한 사람 앞에서 절절 창피하여

 

 자꾸 손으로는 이마를 만지고

 

 어색하여 딱히 눈 빛도 마주치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였습니다.    

 

 큰 선생님 앞에 선 마치 작은 어린 아이처럼요

 

 위로하듯 꽉 잡아준 어깨  

 

 손 끝으로 전해오는 따스함이 도리어 부담스러워

 

 고개 푹 숙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날 오후 내내- 난 우울하였습니다.

 

 to.

 

 요새 매일 밤이면 아무도 없는

 

 성당 안에 올라갑니다.

 

 감실 앞에 깔아놓은 은색 장판 위로 난 아기처럼

 

 엉금엉금 기어 성체 앞에 다가서 예수님께

 

  가만 기대봅니다.

 

 말씀치 않아도 먼저 아시는 나의 예수님께

 

 애써 기도치 않아도 미리 알고 계시는 내 예수님께

 

 때론 투정부리고 또 때로는 투덜대기도 하여도

 

 끝내 무엇이든 간절함만을 모아 그 분께 안겨 드립니다.

 

 그렇게,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행복해집니다.

 

 누군가 날 무척도 좋아하는데 그 맘을 받아줄 수 없어

 

 난 지금 그 사랑이 되려 아름다운 슬픔으로만

 

 다가옵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지금

 

 어쩜 제가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곱고 늘 받아만 줄 수 있는 사랑을 모아

 저를 한없이 기다리고 있지는 않은지요!

 

 그 아름다운 초대에 나 지금 한 발짝 다가서려 합니다.

 

 먼 발치에서 이제 막 발걸음 띄는 날 기특한

 

  눈으로만 바라봐 주십시요!

 

 당신은 기다림으로만도 날 충분히 행복하게 할 수 있습니다.

 

 to.

 

 어제 까만 밤 길을 거니는데

 

 자꾸 눈물이 떨어지려해 혼났습니다.

 

 그래서,  한 손으로는 입을 가리고

 

 코를 훌쩍거리며 맛 있지도 않는 그 눈물을

 

 난 다 삼켜버렸어요.  

 

 나에게 늘 따뜻한 마음을 보내주는

 

 한 아름다운 청년에게 특별한 마음 모아

 

 주님의 은총을 빌어 드리고 싶습니다.        

 

 to.

 

 그리고 나는 오늘 우연인지,

 

 아님 그 청년의 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길을 걷다 피하고만 싶던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무엇인가를 내게 묻곤 담배 한 개피를 문

 

 그 사람의 옆 모습이 왜인지

 

 퍽도 외로워 보였습니다.  

 

 

 

 

   대림 2주일 복음 말씀

 

 

     간 장  종 지

        

         금 강 석 파      

 

      갈릴래아 호수에서 느꼈다.

 

      딴 바다나 호수가 은파(銀波) 금파(金波)라면

 

      예수님 발자국 찍힌 갈릴래아 호수는

 

      금강석파(金剛石波)!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루가 복음. 3장 1절 - 6절.

 

 로마 황제 티베리오가 다스린 지 십오 년째 되던 해에

 

 본시오 빌라도가 유다 총독으로 있었다.

 

 그리고 갈릴래아 지방의 영주는 헤로데였고

 

 이두래아와 트라코니티스 지방의 영주는 헤로데의

 

 동생 필립보였으며 아빌레네 지방의 영주는 리사니아였다.

 

 그리고 당시의 대사제는 안나스와 가야파였다.

 

 바로 그 무렵에 즈가리야의 아들 요한은 광야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는 요르단 강 부근의 모든 지방을 두루 다니며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라, 그러면 죄를 용서받을 것이다."

 

  하고 선포하였다.

 

  이것은 예언자 이사야의 책에 기록된 말씀대로였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 모든 골짜기는 메워지고

 

 높은 산과 작은 언덕은 눕혀져 굽은 길이 곧아지며

 

 험한 길이 고르게 되는 날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2000년 12월 7일 금요일 -

 

        +^.^+  퍽도  눈물  많은  나탈리아

 

 P.S: " 경향 잡지 12월호에 제 글 실렸어요.

 

        122쪽 ’삶의 자리에서’란 면에

 

        많이 부족하고 모자란데 글 실어주신

 

        배봉한 요한 기자님께 이 자리 빌려

        특별한 감사함 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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