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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독자 입 빌려 천주교 매도(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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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samuelkim] 쪽지 캡슐

2001-07-15 ㅣ No.22475

오마이뉴스에 실린 한 기사를 통해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독자투고에 실린 글이지만 조선일보가 하고 싶은 말이었기에 투고가 실렸다고 봅니다.

과연 조선일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선일보, 독자 입 빌려 천주교 매도

추기경까지 친북세력으로 모는가?

 

 

김동민 기자 wanju@hanil.ac.kr    

 

조선일보를 보면서도 열 받지 않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를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애초 같은 성향의 사람들이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단지 정보가 많다든지 필요한 기사만 골라 본다든지 하는 이유는 납득하기 어렵다. 신문을 선택할 때는 정론(正論)을 펴느냐의 여부를 가지고 보아야지 도토리 키재기 식의 정보량을 따지는 발상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정보로 따지면 인터넷에 훨씬 더 많다. 정보화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기준이다.

 

필요한 기사만 골라본다는 것도 그렇다. 7월14일자의 경우, 미국의 관리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침소봉대하여 요격 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하겠다고 한 발언을 1면 머릿기사로 배치하고, 그것도 모자라 3면 머릿기사와 사설 <우리 심장 겨눈 北 탄도미사일>까지 동원하여 독자를 선동하는 의도를 피해갈 수 있을까? 중앙 동아를 비롯하여 다른 신문들은 대개 이를 국제면에 배치하여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

 

같은 날 김대중 칼럼 <우리가 해야 할 ’언론개혁’>도 그렇다. "지금 몇몇 신문사의 발행인이나 대주주가 구속 위기에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그 신문의 논조 때문"이란다. 이런 후안무치한 글은 읽지 않고 점프하면서 필요한 정보만 찾아 챙길 수 있는가? 아니면 읽어도 동화되지 않는다?

 

이렇게 황당무계한 기사들이 난무하기 때문에 놓치고 지나친 문제가 하나 있다. 7월12일자 7면에 게재된 독자투고 하나가 천주교계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에 앞서 10일자 독자의견 중에 <성당 주보의 ’여론몰이’>라는 투고가 있었다. 성당의 주보에 실린 만평이 "부패한 언론을 야당이 ’비호’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해 여당 편을 드는 것이 마치 천주교 전(全) 신자들의 의사인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어 불만이라는 내용이었다.

 

뭐 이 정도 이견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유독 이 같은 내용의 투고를 게재한 의도는 뻔하다. 여론을 호도하여 민심을 현혹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기자가 쓰기 곤란한 사안을 독자투고를 통해 해소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를 읽고’에 실린 12일자 독자투고 <천주교가 분열을 조장하나>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다. 10일자 <성당 주보의 ’여론몰이’>를 읽고 덧붙인다는 얘기인즉슨 이렇다. 10여년 전부터 비(非)신자인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심심찮게 "천주교에는 좌익 성향이 많아"라는 말을 들어왔는데, 요즘 천주교 주보를 보면서 그런 말들을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가톨릭은 왜 반미 친북에 앞장서는 느낌을 주느냐고 묻는다. 신부가 북한에 가서 김일성 시신 앞에서 기도를 올리고, 초등학생들을 매향리로 데려가 반미교육을 시켰으며, 언론사 세무조사를 찬성하는 성명서에 천주교 이름을 ’꼭’ 끼워 넣기도 한다는 불만도 토로하였다.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내용은, "친북색채가 짙은 성명에 단골로 들어가시는 추기경님이 있’다는 주장이다. 나아가서 "천주교 주보가 이념갈등이나 남남분열을 조장하고 국가보안법 철폐에 앞장서서야 되겠는가"라고 질타를 한다. 교계 내에서도 이 독자투고를 보지 못하고 지나쳤다가 뒤늦게 감지를 한 모양이다. 이게 추기경의 귀에까지 들어가 사실 확인 작업과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천주교 신자로서, 혹은 독자나 시민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고 그것을 표현할 권리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술자리에서가 아닌 출판물의 형태로 불특정다수에게 공표될 때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주장도 근거를 가지고 해야 하며 명예훼손과 프라이버시의 침해, 국가안보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편협한 신념에 의거하여 근거 없이 일방적 비방이나 주장을 했다면 그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이 독자가 본 성명이란 것이 친북색채가 짙다는 것은 일방적인 주장일 가능성이 농후하고, 그런 성명에 추기경이 ’단골’로 들어간다는 것은 지나친 과장인 것 같다. 이 독자는 추기경이 친북세력이란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인가? 천주교 주보가 이념갈등과 남남분열(지역감정?)을 조장했는지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할 것이다. 이 독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천주교는 국민들로부터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 될 것이다.

 

문제는 조선일보다. 이뿐 아니라 조선일보 오피니언 면에는 정부의 세무조사를 비난하고 비리언론을 비호하는 칼럼과 독자투고가 난무한 실정이다. 이것은 명백히 여론을 왜곡하는 행위이다. 디지틀 조선의 독자투고를 보면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맥락에서 문제의 독자투고가 실린 것인데, 이는 천주교 일부에서 구독거부선언을 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인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공격한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에 추기경이 친북색채가 짙은 성명에 단골로 들어간 일이 없고, 천주교 주보가 이념갈등이나 남남분열을 조장한 일이 없었다면 조선일보는 이 투고내용에 대한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김택수 변호사에 따르면 이와 같은 사례에 대한 판례가 일본에 있다고 한다. 만일 천주교가 법적 대응을 한다면 한국에도 새로운 판례가 나올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양한 대응을 모색중인 천주교의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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