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자유게시판

*^^* [8] ♣ 복사들만의 X -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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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송 [reginasong] 쪽지 캡슐

2002-07-11 ㅣ No.36030

*^^*  햄스터의 세상 날들이

 

 

 

[8]   복사들만의  X - 파일

 

*************** 제1화.  화장실 먼저 들려라.***********

      

                  

 

*****************************************************

 

 

지금부터 쓰고자 하는 얘기는 식복사도 아니고 프린터 복사기도

아닌 미사시간에 없어서는 안될 복사들의 이야기로서 소재 제공

은 물론 보물1호인 우리의 큰 딸아이가 간간히 들려주는 이야기

로 꾸밀려고 하는데...

 

 

 

수다떠는걸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엄마 같은 딸이기에 혼날까봐

겁도 나지만 이제 중학교에 올라가면 영광스러운 퇴임을 해야하

는 6학년이기에 히딩크 감독에게 명예훈장을 주었듯이 3년 동안

새벽을 주름잡고 다니던 자랑스러운 딸아이를 위해 글로나마 추

억거리를 남겨주고 싶은 마음에 딸아이의 동의도 없이 추억의

앨범 제작에 들어가려 한다.

 

 

 

보물 1호가 처음 복사를 서게 된 전날 오랫만에 온가족이 모였

다. 외삼촌들까지...

 

 

 

겨울이라 호호불며 군고구마를 맛잇게 드시던 큰 외삼촌...

"보물 1호 너 복사 설때 제일 중요한게 뭔지 아냐?" 커다란 눈

을 껌뻑거리며 추억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생각에 잠기다 한

마디 던지신다.

 

 

 

"미사 시작하기 20분전에 도착해야 하구요.  기도하면서 미사

시간을 기다리라고 하시던 데요."

 

 

 

"그렇지, 그래 야지...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하나

있는데 말야..." 큰 외삼촌은 얘기를 해 줄까 말까 고민을 하

시는 눈치시다.

 

 

 

그 눈치를 뺏어 읽은 엄마는 웃음이 나서 견딜수가 없었지만

어쩌면 큰외삼촌보다 더 빨리 엣날로 떠나고 있었는지 모르겠

다.  

 

 

때는 아주 추운 겨울이었고 보물 1호처럼 큰외삼촌도 소복사

일 때의 일이었는데...   복사선지 얼마 되지 않아서 엄청난

일이 터지고 만것이다.

 

 

 

성당하고의 거리가 조금 있는 곳에 살았었던 관계로 새벽미사

를 드려야하는 큰외삼촌은 고양이 세수를 하고 불이나케 뛰어

갔는데...

 

 

 

어쩌란 말이냐?  대복사가 오지 않은거다. 아직 종도 한번 못

쳐본 소복사인지라 바짝 긴장하고 미사를 드리게 됐는데 문제

의 성찬의 전례시간이 되었다.

 

 

 

가까스로 종을 잘치고 성체를 주시러 내려가시는 신부님을 쫓

아 옆에 서긴 잘 섰는데 아침 시간에 쫓겨 화장실을 들르지

못한 급함이 때를 참지 못하고 터져 버린 것이다.

 

 

 

소복사는 감히 성체를 나누어 주시는 신부님께 화장실 간단는

말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소복사는 창피해서 얼굴도 들지 못

하고 망설이고 있는데 앞자리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께서 당당

히 사태를 수습해 주셨다고

 

 

 

고마우신 할~ 머~ 니~

 

 

 

자상하신 신부님은 빨리 집으로 가라고 하셨고 미사를 끝마치

지 못하고 나오는 소복사는 마치 죄인이라도 된양 울면서 대

문을 두드렸는데, 평소 보다 일찍 온 아들을 반가이 맞아 주

시는 엄마를 보고나니 주책없이 눈물이 펑펑 나오는 거였다.

 

 

 

놀란 엄마는 자초지정을 물었지만 아들은 말없이 다리만 꼴뿐

이었다고... 옷을 다 갈아 입히고 아들을 진정시킨 엄마는 사

춘기인 아들의 마음을 헤아리시고 말씀하신다.

 

 

 

"새벽에는 어른들만 나오셔서 친구들은 잘 모를거야, 그리고

엄마가 생각하기에는 화장실가는 것도 다 잊어버리고 하느님

을 만나러 왔구나하고 더 예뻐하실 것 같은데...  우리 아들

도 없었으면 하느님께서 얼마나 당황스러우셨을까.... "

 

 

 

평소에는 쓰시지도 않던 미사여구까지 동원하며 아들을 달래

신 엄마는 학교가기 전에 30분이라도 더 자라고 이불을 덮어

주셨는데  아들은 쑥스러워 하면서도 그나마 다행이라는 듯

이 조용히 숨죽이며 말을 한다.

 

 

 

 " 엄마, 그래도 카펫트에다는 안 쌌어 ... "  

 

 

 

찰라처럼 지나간 그 때의 기억이 꼬리를 보이며 달아날려고

하는데도 아직까지 큰 외삼촌은 마음의 결정을 못하고 있는

듯이 보여지는데...   보물 1호가 묻는다.

 

 

 

"외삼촌 뭔데요? "

 

 

 

"응,  으응, 말이지... (-.-;) 미사시작 하기전엔  꼭! 화

장실 들려라... "

 

 

 

영문도 모르는 우리의 보물 1호 첫미사를 드리고 와서 자

랑스럽게 전화를 하더군요,

"외삼촌, 화장실 갔다가 손도 닦고 미사 드렸어, 잘했지"

 

 

 

 ▶ 여러분,

 

 

   우리의 복사들 너무 귀엽지 않으세요. 특히 새벽잠

   설치면서 복사를 서는 천사들에게 수고했다는 따뜻

   한 말씀 한마디 해 주시면 어떠실런지요.

 

 

   간혹 졸고 있는 천사들이 있다면 "다음엔 네 능력

   을 꼭! 보여 다오" 라고 정감있는 표현을 해 주시

   면 또한 어떠실런지요.

 

 

 

저는 [따뜻한 이야기]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만[자유 게시판]

에서 읽었으면 좋겠다는 분이 계셔서 [8]번째 이야기만 올리기

로 했습니다.    위에 있는 그림의 천사들처럼 행복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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