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7일 (일)
(녹) 연중 제14주일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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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중 급한 용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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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걸 [y605] 쪽지 캡슐

2004-08-31 ㅣ No.2262

평일미사 혼자 복사를 서는데

신부님이 오시기 전인데 배가 살살 아파옵니다.

이에 시간은 다 되어가고, 미사 끝날 때까지만 신호가 오지 않기를.

참아야 한다는 생각뿐...

 

미사는 신부님과 입장과 같이 되고

배의 아픔 정도는 점점 심해갑니다.

미사 끝날 때까지 참을 수 있을까?

아님 미사 중간에 나가야 하는가?

 

그러나, 말씀의 전례가 시작하면서 생각이

'만약에 중간에 나가게 된다면'

성찬의 전례 때 나 홀로 복사인데

갑자기 나가버리면 미사에 지장을 줌은 물론이고,

주변상황도 안 좋을 듯 싶어

 

화답송을 하고 있을 때

신부님(하필 주임 신부님)께

"잠시 좀..." 하니

신부님은 무슨 뜻인지 바로 아시고는 나가라고 손짓을 하십니다.

 

나는 제의방에 급히 돌아와

중백의를 벗고는 화장실로 급히 향했슴다.

행여나 창문으로 신자들이 볼까 하여

허리를 숙여 창문을 통과하며...

 

다행히 강론 중간에 들어올 수 있어서

미사에는 지장이 없었고요.

 

-----------    " BUT "     -----------------------

 

미사 마침기도 전에 신부님이

사적 이야기를 하시기 시작하시더니

나를 가르키며.

"본명이 뭐지?" 묻는 것이 아닌가요?

얼떨껄에 "바오로요."

 

주임신부님....

"여기 있는 바오로.

참 착해요. 그죠? 복사도 서고..."

신자들이야 신부님의 질문에는 YES맨 아닌가요.

이구동성

"예"

나는 얼떨떨?????

 

이어서....

"미사 중간에 바오로가 잠시 나갔다 오겠다고 하더군요.

사람이 급한 용무가 생기는 것이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런데 예전 생각이 나서요."

 

나는 마주 보이는 많은 신자들의 시선을 피할 수 없는 자리.

어찌 할 바를 모르는데,

 

신부님은 계속해서

 

'예전 △△성당에서... 그러니까 약 30년전에

대축일 미사에서

OOO신부님이 미사 중간에 갑자기 설사가 났는데...

어찌 어찌 복음을 마치시고는 갑자기 나가시더랍니다.

영문을 모르는 신자들은 조용히 기다리는데...

한참 후에 오셔서 강론을 하고 미사는 마치게 되었답니다.

신자들은 궁금해서 미사 중 나가셔서 한참 후에 미사가 진행된 사유를 물었답니다.

 

OOO신부님 왈 "대축일 미사는 원래 그렇게 하는거야."

하셨답니다.

그 당시는 신자들이 미사에 대해 익숙치 않을 때이니까요.'

 

================================================

 

저는

미사 시작 전.

하느님께 '참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기도했는데... 그 신부님도 미사 중간에 저와 마찬가지로 기도하셨겠죠.

하느님은 생리현상에 대해서는 무관심하신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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