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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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진보언론의 추기경 공격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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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천 [simwon] 쪽지 캡슐

2004-02-02 ㅣ No.61013

◆ 출처 : 성당넷(http://www.sungdang.net) 세상꼬나보기/작은이

 

ringwanderung(링반데룽). 환상방황(環狀彷徨)이라고도 하는데, 안개나 폭우, 폭설, 피로 등으로 산에서 방향 감각을 잃고 같은 지역을 맴도는 현상을 말한다. 겨울산에서 눈에 홀려 제자리를 맴돌다 얼어죽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바로 링반데룽 때문이다. 거기가 거기 같고 여기가 거기 같아서 제딴에는 멀리 간다고 애는 쓰는데 헛것만 보면서 제자리를 돌다 저체온 현상으로 바로 저승문을 활짝 열어젖히게 되는 것이다.

 

오마이와 프레시안은 이제 이 환상적인 방황의 링에서 빠져나오기를 포기한 모양이다. 자칭 ’진보좌파 대안언론’이라는 안개 속에서 오로지 반복해서 제자리를 돌고 또 돌며 ’나와 다른 의견 가진 인간은 추기경이라 해도 밟아주겠다’라는 굳은 결심으로 아랫턱에 경련이 일어나도록 이를 갈아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추기경도 오웅진 신부처럼 보이고, 천주교도 한나라당처럼 보여서 제딴에는 진보적으로 나아간다고 애는 쓰는데 눈의 망막에 비치는 것들은 모조리 헛것들일 뿐이다.

 

그들이 한나라당을 주로 지지해온 오웅진 신부에 대해 보여준 태도에 대한 기억이 다 지워지기도 전에, 이제 다시 추기경님을 향해 화살을 돌리기로 결심한 모양이다. 그런데 이번엔 어떤 혐의를 추기경님께 씌울지 매우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혹시 횡령과 투기? 서울대교구장으로 있을 때 천주교에서 걷은 수많은 천 원짜리들이 다 어디로 갔냐고 한 번 물어보지 그러시나? 아니면 몇년 전 착좌50주년 기념행사 때 손님들에게 대접하던 국수는 어떤 돈으로 사들였냐고 물어보는 것도 훌륭한 질문이 될 것 같다.

아, 더 좋은 방법이 있다.  현재 추기경님은 혜화동에 거주하고 계신다. 신학교 바로 옆에는 혜화유치원이 있다. 아주 좋은 조건 아닌가? 혜화동성당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유치원 교사들이 추기경님의 연로하신 몸을 위로해드리기 위해 혜화동 유치원 유아들을 주기적으로 상납해왔다고 한 번 때려보라. 근거? 필요 없다. 성폭력상담소만 찾아가면 그날로 해결된다. 증거 없고 알리바이 없어도 여성운동가들이 알아서 다 서명운동 받아줄 것이다.

 

이런 좋은 방법들이 있는데 기껏 ’추기경에 대해 과대평가되었다’라는 따위의 응석이나 투정으로 밀고 나가지 않기를 바란다. 어차피 님들은 "자칭 진보좌파 대안언론"이라는 틀에 자신들의 머리통을 단단하게 밀어넣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단체라는 배를 저어서 망망대해를 해쳐나가려 할 때도 노는 반드시 오른쪽은 버리고 왼쪽만 저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산에서만 보이던 링반데룽, 환상방황 현상을 현실이라는 바다에서도 겪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2000년 전에 살던 한 목수 총각의 이야기를 이번에도 할까 한다. 2000년전 그 목수총각이 정치범으로 십자가에 매달리게 된 이유는 흔히 생각하듯 고위성직자와 고위정치가들의 작품만이 아니다. 댁들이 지도 편달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하층민, 이스라엘 평신도들도 거기에 한 몫을 단단히 했음을 성서에선 결코 기록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들은 예수라는 청년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소리를 해주지 않자 그가 여지껏 자신들의 병을 치료하고 귀신을 쫓아주고 자신들을 인간으로 대접해주었음을 잊어버리고 ’못박으시오’라고 외쳐버렸던 것이다.

 

결론이 뭐냐고? 내가 뭐라 한다고 들을 사람들도 아니니 그냥 격려의 박수나 쳐줄까 한다. 왼쪽팔로 왼쪽노만 젓기를 바란다. 걸어갈 때도 왼쪽발만 사용하고, 눈도 오른쪽은 감고 왼쪽만 뜨고 다니기를 바란다. 차마 오른쪽눈을 파내버리라는 소리는 안 하겠다. 그건 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라. 귀도 오른쪽은 막아버리고, 아주 바라기로는 뇌수술도 받기를 바란다. 오른쪽 뇌를 파내버리고 그 자리에다 인쇄판 오마이뉴스 신문을 잘 뭉쳐서 꼼꼼하게 채워넣기를 바란다. 이왕이면 꽃동네 이야기를 하던 홋수의 신문을 넣으면 더더구나 도움이 될 것이다. 신문 꼬깃꼬깃 구겨줄 사람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하라. 내 없는 시간이라도 만들어내서 꼭 가줄 테니까.

 

아, 충고 하나 더. 댁들이 그리 싫어하는 오른쪽을 모조리 정지시켜버리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면 어디로 가게 되는 줄 아나? 한번 테스트해보기 바란다. 왼쪽 노만 저으면 배는 오른쪽으로 빙빙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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