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녹)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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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세월뒤의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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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sayoo39] 쪽지 캡슐

2005-08-08 ㅣ No.86288

 

 

길지 않은 생을 산 가운데

나는  사제의 길에 계신 두분을 알고 있습니다.

한분은 은퇴하신 후에 마지막 봉사를 하고 계시고,

다른 한분은  곧 사제가 되실 막바지 문에 서 계시지요.

오늘은 전자의 신부님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즈음  굿뉴스의 대자,대부 기쁜 소식에

나의 작은 기쁨도 보태고 싶어서죠.

긴 세월동안  존경했던 그 한분의 사제를--

살면서  힘들때마다 안타까이 생각나던분을

굿뉴스를 통해 지금사  찾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게  첫영성체를 주신 신부님,

아마도 7-8살, 학교를 입학하고 주일학교를 다니면서 부터--.

새로 오신 본당 신부님은 어린아이들을 유난히 예쁘하셨지요.

업어주시고 안아주기도 하며, 숨바꼭질. 술래잡기.

지금 생각해도 그 바쁜와중에도 어찌그리 받아 주셨는지...

학교 끝나기가 무섭게 가방을 던져놓고 꽤 먼 성당으로 달려가면

아이들 몇몇이 먼저 와 있었답니다.

신부님이 바쁘시면 아이들끼리 밖에서 기다리고

외출을 하셨어도 기다리며,

요행히  기다리다 돌아오시면 우리들은 함성과 함께

신부님께 몰려가 어디갔다 이제 오시느냐고....

얼마나 아이들한테 인자 하셨는지

그때의 신부님 얼굴은 아래서 바라보기에 너무 높았고

수단의 단추를 세어 올라가다 높이 달린것을  포기할때

활짝 웃으시던분.

잠시일지라도 신부님의 수단자락이 나의 눈앞에 펄럭이던  

그때의 아이로 돌아가 봅니다.

어찌 그리 아이들을 좋아하셨는지...

요즘의 제가  아이들을 보면  천사가 따로 없는것 같아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지니

아마도 그때의 신부님은 이것을 미리 아셨나 봅니다.

 

오래지 않아  나의 뜻과는  달리 이사를 가면서

늘 나의 그리움속에 계시던 아버지 같은 신부님.

그리고는 또

우연히 오랜세월뒤에  다시  찾게되어

제게  혼배주례를 서주셨지요.

 

늘 한곳에 서계실것만 같은  등대처럼

언제나 원하면 항상 만날수 있는줄만 알다가

연결의 고리를 놓치고 먼곳으로 날아와  지내는동안

살면서 맺히는  매듭이 생길때마다 생각나던 그분,

막연히 신부님 나이를 어림잡으니 생존의 염려까지 되면서도

나의 적극적이지 못한 소치로 정작 나서보지 못했는데

며칠전에사 굿뉴스에서 찾게 되었답니다.

 

마침내 통화가 이뤄지니

이나이에 새삼 어린애로 돌아가고 싶어지네요.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곧 한국을 방문 하고 싶었는데

어이 주님은 이리도 헤아리시는바가 크신지

신부님을 이곳으로 보내주신다고?? 그것도 곧 !!

즉은-이달말에 휴가를 지내러 형제분의 손녀집으로 오신다고 합니다,

그것도 내가 사는곳에서 5시간 거리밖에 안되는데...

놀라서 감사하는 기도가 즉시 나오게 주께서 하시더이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예술가는 팬들을 일일이 알지 못하고,

평생을 가르치는 스승도 제자이름을 모두 외지 못하며,

더구나 늘 본당을 옮기시는 사제께서 어이 신자들을 다  기억하리요,

베푸는 입장은 늘상하는 말한마디, 동작 하나 일지라도

받는자리에선

묘하게도 각인이 새겨질수 있고

또한 좋은것으로 영원해 지기도 하지요.

아마도 신부님은 저를 기억 못하실게고 또 그것이 당연한데도

내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에 이것 저것 옛기억을 물으셨습니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복지회관에서 대표로 일하시고,

다행히 이렇게도 먼거리 여행을 하실만큼

건강도 하셔서 제가 서둘러 뵈러가지 않아도 되니

그것 또한 감사 드리며 이제 곧 상봉할날을 기다리며

새삼  굿뉴스에 감사하는 마음을 몇자 글로 옮깁니다.

 

이곳에 비바람과 뇌성이  칠때가 있지만

잃는것 보다 얻는게 많다고 생각하면

모두들 가슴이 두둑해지실  겁니다.

 

이곳을 관리하시는 신부님도 가슴이 아픈일들이 상처가  되어도

가끔 나오는 활짝 웃는일이  그 상처를 감싸안기를 빌어 봅니다.

폭풍우 휘몰아 칠때면 비에 맞는 신자들을

젖지않게 우산들고 이리저리 뛰시는 모습보면서

언젠가는 저처럼  - 그 어느분이 오래전의 신부님을 기억하며

햇볕아래 마른옷으로 감사하리라 봅니다

 

Charotte Church- Guide me oh thou great Redee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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