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7일 (일)
(녹) 연중 제14주일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자유게시판

빨래하는 날에

스크랩 인쇄

조정제 [wild306] 쪽지 캡슐

2010-02-05 ㅣ No.149620

매 주일 오후는 빨래하는 날입니다.
세탁소에 맡길만한 옷들은 모두 골라놓고
그 외의 옷들만 세탁기에 넣고 돌립니다.
 
한 3년정도 입은 2벌의 야외때마다 즐겨있었던 남방이 아직은 멀쩡해 보이지만
세탁소에 맡겨도 칼라부분이 약간 얼룩이 져 보여
세탁기에다 한번 빨은 후 재활용 수집함에다 넣기로 하였습니다.
 
세탁기를 돌리고 난후 세탁물을 꺼내다가 깜짝놀랐습니다.
세탁기안에는 제가 근 20여년 동안 애지중지한 묵주가 널려있는게 아니겠습니까?
그 묵주는 예루살렘에서 묵주알은 올리브 열매로 십자가는 나무가 바탕으로 아주 잘 만들어진 묵주였으며
매일 출퇴근길 오고가며 그 묵주를 가지고 기도를 하였기에 묵주알은 제 손때와 손기름으로 범벅이되어
아주 예쁘게 윤기나는 묵주가 되었습니다.
 
몇년전엔 묵주에 달린  십자가가 망가지고 묵주에서 떨어져 
명동 성물방에서 십자가만 그 묵주의 형태에 어울리며 또한 망가진 십자가와 흡사한 것으로
구입하여 그 묵주에 달아 다시 묵주를 손에 쥐고 살았는데요....
(죽은 후에 이 묵주를 가지고 갈 요량이었거던요~~@@)
 
이 묵주가 세탁기 안에서 발견되었다니.....
발견된 묵주는 1시간 50분 이상  40도의 물로 세척이 되어서 그런지
흑갈색의 반지르르 윤기있는 묵주가 아니라
허옇고 푸석푸석하게 메마른 모습으로 보기가 흉하게 되어버린 묵주였습니다.
 
제가 깜짝 놀랐던 것은
올리브 열매의 색깔과 제 손때의 윤기가 다 빠져버려 흉하게 된 묵주알의 모습이라기보다
그 묵주알을 통해서 언뜻 보여진 제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서였습니다.
묵주를 언제나 손에서 놓지않았다지만 기도는 그냥 입술로만 이루고
주님의 뜻을 언제나 들먹였으나 사실은 제 자신의 뜻에 기대였으니
순간 보여진 제 자신의 모습이
바로 세탁기에서 발견된 묵주의 모습과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 부끄러운 모습을 벗어나기 위해서
이 묵주를 다시금 예전의 묵주처럼 윤기있게 만들어야 겠습니다.
그냥 보기만 좋은 그런 묵주가 아니라 제 자신의 숨결이 묻어나는 묵주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이런 생각으로 묵주를 바라다 보노라니 갑자기 눈물이 돕니다.
 
세상 모퉁이에서 믿고 의지하여야 할 이는 오로지 주님뿐인 것을...
 
 
.....
 
조용히
피정받듯 수술을 받고 오고자하였는데요
돌어와보니
많은 형제자매님들께서 격려의 글들을 주심에
부끄러움과 함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래전부터 무리한 운동 등으로 고장나버린 경추3,4,5번을 교정 및 보정한 수술이었습니다.
수술 직후부터 며칠간은 정신없이 아팠지만 곧 회복과 안정을 되찾아
예정 입원기간인 3주간보다 10일 빨리 퇴원하였습니다.
아직 목이 좀 부자연스럽지만 한두달 안정을 취하면 제자리로 돌아온다고하니   염려할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저를 다시 고쳐주신 우리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격려와 기도주신 형제자매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마운 마음을 가슴에 새기며 저도 세상안에서 착한 사마리안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겠습니다.  


511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