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7일 (일)
(녹) 연중 제14주일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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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이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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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novita] 쪽지 캡슐

2001-06-17 ㅣ No.1646

 

컴퓨터에 그리 능숙하지 않으신 우리 아빠....

어디서 이멜 보내는 걸 배워오셨나봅니다.

 

아빠 : (거드름 피우면서)"나 이멜 보낼줄 안다~~"

나 : "응"(텔레비젼 보면서 뒹굴뒹굴~~)

아빠 : "나 이멜 보낼줄 안다니까!!!!!"

나 : (귀찮아하며)"그런데 머!!!"

아빠 : (살짝 삐졌음)"쳇 병규한테 이멜이나 보내야지"

 

병규란 아저씨는 회외 발령을 나간

우리 아빠 회사 부하직원 입니다.

아빠와 아저씨는 등산을 좋아하셔서

쉬는날이면 항상 두분이서 관악산에 등산을 가셨었어요.

그래서인지 두분은 무척 친했구 가족들끼리도 친한편이었죠.

그런 아저씨한테 이멜을 보내신다기에 저는 그냥 그러려니했죠..

 

잠시후....

 

아빠 : "야!! 답장왔다! 답장왔어!! 이것봐!!!"

너무나 좋아하는 아빠 모습에 한번쯤은 호응을 해줘야 겠다는

서비스 정신을 갖고(-_-;) 답멜을 읽어줬습니다.

 

아저씨는 아빠가 보낸 걸 리플해서 답멜을 쓰셨더라구여...

 

 

-아저씨 멜-

 

상무님께....

지금쯤 한국은 봄내음이 완연하겠군요...

이곳 리비아는 언제나 그렇듯이 태양이 타오릅니다.

~~~~~~~

~~~~~~~~

이제 얼마후면 다시 한국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돌아가면 다시 같이 상무님과 등산도 다니고

가족끼리 맛있는것도 먹으러 다니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몸 건강히 안녕시 계십시오....

 

라는 그냥 너무나 전형적인 아저씨들의 안부편지였습니다.

그렇게 넘어가려고 하는데...

하핫....

뒷부분에 아빠가 아저씨한테 보낸 메일이

제 눈에 띄고 말았습니다.

 

-아빠 멜-

 

병규야~~~~~~~~~~~~~~~~

그곳에까지 내 목소리가 들리느냐~~~~~~~~~~~~~~~~~~~~~~~~~

방가방가^0^ ( <- 고도리 하면서 배우신 말투-_-;;;;)

나 이메일 보내는법 배웠다~~~~~~~~

나...나...잘 하지? *-_-* (어설픈 말더듬기와 이모티콘까지)

그럼 빠아!!!!

 

 

울 아빠 귀엽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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