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8일 (월)
(녹)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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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한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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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경 [ppebble] 쪽지 캡슐

2002-06-20 ㅣ No.6615

 

1970년대 초 어느 겨울, 의사를 꿈꾸며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을 뒤로한 채 서울에서 혼자 자기의 장래를 위해 공부에 전념하는 한 의대생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가난한 형편에 하루 두끼를 라면으로 대신하며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얼굴을 그리며 그날 밤도 그렇게 책상 위의 촛불은 조금씩 타들어 갔습니다. 어려운 형편이라 숙식이 제대로 이루어질리 없었고 그러다 하루는 너무나 배가 고파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굶주린 배를 어루만지며 자기가 아끼는 책을 들고 헌 책방을 찾았습니다. 그날 따라 그 헌 책방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주인이 아파서 쉰다는 메모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초췌해진 모습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이 열려있는 집을 발견하고 그 집으로 들어가 먹을 것을 구걸했습니다. 하지만 주인도 없는 집에 한 여자아이만이 차가운 물에 빨래를 하며 손을 동동거리는 모습만 들어왔습니다. 이 집도 우리 집만큼이나 가난하단 걸 알면서도 너무나 배가 고파 아이에게 먹을 것이 없냐고 물어봤습니다. 아이는 한참바라보다 자기의 점심인 듯한 우유 한 병을 들고 나와 두손으로 건네주었습니다. 아이의 우유를 받아 마시며 너무나 고마웠고 그만큼 아이에게 미안했습니다.

 

시간은 흘러 이 아이는 고등학생이 되었지만 어머니는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을 하게되었고, 수술을 받아야만 살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없는 형편인데 그 큰 수술비를 어디서 구하냐며 어머니는 이내 눈물만 보이셨습니다. 딸은 눈물을 보이시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수술비는 자기가 어떻게든 알아서 하겠노라 말해보지만 병실을 나오는 딸의 눈에도 슬픔과 걱정으로 그 맑던 눈망울이 눈물로 얼룩졌습니다. 다행히 어머니의 수술은 잘 되었지만 입원비와 수술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두 모녀는 마음이 서글퍼졌습니다.

 

간호사가 청구서로 보이는 한 장의 종이를 들고 들어와 딸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그 딸은 그 청구서 맨 밑에 있는 총합계 금액에 눈이 멈추었습니다. 너무나 감당하기 힘든 금액에 다리에 힘이 빠지고 숨이 막히려 했었습니다. 그런데 금액 밑에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수술비, 입원비, 총합계 우유 한 병. 이미 지불되었음."

 

 

- 좋은생각 (www.positive.co.kr) 김재홍님이 남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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