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7일 (일)
(녹) 연중 제14주일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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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오는 날엔 예쁜 수채화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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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정 [NATALIA99] 쪽지 캡슐

2001-05-19 ㅣ No.20461

                배경 음악: 『 눈물 』

 

 

     나 탈 리 아 의  게시판입니다.    

 

 

 안녕하세요?

 

 서울 노량진 성당 주일학교 교사 최미정 나탈리아입니다.

 

 모처럼 한가한 휴일을 보낸 나탈리아.

 

 아침에 청소와 빨래를 하고,

 

 낮엔 잠깐 코오~~ 낮잠도 자고.

 

 그리고 오후에 성당에 와 벤치에

 

 가만 앉아 있으려니 참 시원한  바람.

 

 내려온 머리카락은 그 바람 때문에 온통 얼굴을 간지럽혔고,

 

 목 뒤로 스물 스물 파고 들기도 하였습니다.

 

 어린이 미사 후 나를 보고 반갑다 모여든

 

 아이들에 둘러 싸여 모처럼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들과 땅따먹기도 하고, 배드맨턴도 치고,

 

 무지 잘난 척(?)한 눈 빛을 하며 훌라후프

 

 돌리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던 꼬마들.

 

 제가 그 훌라후프 목에 끼고 세게 막 돌려대자

 

 모두 ’꽥-’ 하고 놀라는 기색.

 

 짜식들~~~~!      

 

 그리곤 곧 그들의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일명 똥침(←이런 말 써도 되나???? ) 놓고 도망가기.

 

 선생님의 항복을 받고서야 그들은 겨우 그만 두었지만

 

 난 왜 그리 행복했었는지.

 

 그리고, 다음 주에 또 와 달라는 데이트 신청도 받아 놓았어요.

 

 

 to.

 

 어젯 밤 늦게 뉴스를 보다   

 

 비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한 농부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가물어 쩍적 갈라진 그 논 보다 더 깊은 수심어린 얼굴을 한.

 

 기도로 우리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할 것 같아요.

 

 함께 나누면 덜어지는 아름다움이 있기에,

 

 그들의 힘듦이 작아지도록   

 

 한 방울의 물 이라도 아껴쓰며 생각하면,

 

 우리의 기특함으로 기쁘신 주님의 눈물이

 

 모여 달고 단 비 로 내릴지도 모르니까요.

 

 아래는 만화와 함께 비 오는 날의 추억을 담은

 

 글입니다.  

 

 여러분들의 기억 한 쪽도 떠올리시며,

 

 곧 내릴 비 에 기뻐할 어느 농부의 참 환한 얼굴을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아멘 -    

 

 

 

 

  어렸을 적 비를 맞아 떨고 있는 강아지에게

 

  엄마 몰래 이불을 가져다가 덮어 주었지요.

 

     

   그 옛날 할머니의 다 쓰러져갈 듯한 초가집.

 

   비오는 날 방안에서 듣던 장독대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여름이었습니다.

 

   계속되는 장마로 다리가 끊어지고 수업은 단축되어

 

   하교하는 길이었는데 저 멀리 어린 동생을 업고

 

   먼 길을 걸어오신 울엄마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사랑이 아직도 나를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비 오는 날이면 동네 친구들과

 

  우산을 맞대어 집을 만들고 그 안에 쪼그리고 앉아

 

  마냥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우산을 챙겨 가지 못한 나를 위해

 

   우산을 가져오신 엄마가 교실 앞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오시는 모습입니다.

 

   그땐 어찌나 부끄럽던지요.

 

   무릎까지 바지를 걷어붙인 엄마의 모습이

 

   자꾸만 생각납니다.  

 

 

      

   지금은 만나지 못하는 참 좋은 친구

 

   덕분에 비가 오는 날에는 양철 지붕 아래에서

 

   빗소리를 감상합니다.

 

   오래 전 그 친구가 보내온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습니다.

 

   "비오는 날엔 양철 지붕 아래 서 있어봐.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된 느낌이야…."

 

      

   초등학교 1학년 때 친구들과

 

    한 개의 우산 속에서 5명이 서로를 감싸안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비가 오면 곱게 펴보는 참 따뜻한 추억입니다.

 

      

   비오는 날이었어요.

 

   집으로 가려면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야 했답니다.

 

   헉헉거리며 그 길을 올라가는데 빗물이 흘러내리면서

 

   계단을 만들어 주었어요.

 

   빗물 계단을 차근차근 밟고 올라갔지요.

 

 

 

   2년 전 이맘때쯤 보슬비가 내리던 날,

 

   한 친구와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로 가려는데

 

   저만 우산이 있었습니다.

 

   그 때 멋쩍게 우산을 씌워 주었는데 그 친구와

 

   지금은 항상 우산을 같이 쓰는 연인이 되었답니다.

 

 

      

   어릴 때부터 힘들게 살아온 탓인지

 

    비오는 날이면 아픔이 씻기길 바라며

 

    비를 맞는 습관이 생겼답니다.

 

 

    저요, 저 나탈리아는요, 비 오는 날.

 

    제 몸짓보다 더 큰 우산 쓰고 쭐래쭐래

 

   주일학교에 나오는 어린이들 때문에   

 

   그것 챙겨주느라 골머리를 앓곤 했어요.

 

(사진↓비 오는 날 교리실에서 하늘색 남방입은 나탈리아)

 

 

 

 

 

  부활 6주일 간장 종지 . 복음 말씀 』

 

 

        나의 평화       

 

   그 이름 생각하면 끝없이 아득한 길이 보이고

 

   그 모습 바라보면 까닭 모를 이슬 가슴에 맺히는

 

   당신 주신 평화는 왜 안개비 내리는 새벽 길 위에

 

   몸보다 가슴 먼저 젖는 흐느낌으로 오는지

 

   예수, 나의 평화

 

   오늘도 평화를 향한 아득히 먼 길 위에 선다

 

 

성령은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모두 되새기게 하여 주실 것이다.』

 

  요한 복음 14장 23절 - 29절 < 또는 17장 20절 -26절 >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내가 너희에게 들려 주는 것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나는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 주었거니와 이제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 주실 성령 곧 그 협조자는 모든 것을 너희에게

 

 가르쳐 주실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모두

 

 되새기게 하여 주실 것이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떠나갔다가 너희에게로 다시 오겠다는 말을

 

 너희가 듣지 않았느냐?

 

 아버지께서는 나보다 훌륭하신 분이니 만일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로

 

 가는 것을 기뻐했을 것이다.  

 

 내가 지금 이 일을 미리 알려 주는 것은

 

 그 일이 일어날 때 너희로 하여금 믿게 하려는 것이다."

 

 

 

 

 

 하루를 참 아름답게 보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곳은 성당 편찬실이에요.

 

 며칠 전 저에게 한없는 표정의 얼굴로 다가오신

 

 성모님이 오늘 또 제게 나타나 주실까요.

 

 설레이는 가슴 콩당거리며 뛰는 가슴을 안고

 

 조금 있다 나가볼까 합니다.    

 

 내 여린 믿음으로 조용히 파고드실 그 분이

 

 비록 하얀 얼굴의 상으로 고대로 서 계신다 하더라도

 

 엄마, 당신의 사랑을 알 것 같습니다.

 

 지금 담 장 넘어 붉디 붉게 물들어 있는

 

 장미 만큼이나 진한 사랑을요.

 

          

               -  2001년  5월 19일  -

 

    +^.^+  내 연인마냥 비를 기다리고 있는 나탈리아가.

 

 

 P.S: " 송알송알 싸리 잎에 은구슬

 

       낼.     

 

       방울- 왕방울만한 비 왕창 내려

 

       주름진 농부의 얼굴에서 환한 햇님의 모습을

 

       보았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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