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6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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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주의단상(4)무엇이 正義구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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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화 [ppssm] 쪽지 캡슐

2001-09-08 ㅣ No.24157

聖職主義斷想(4)무엇이 正義구현인가?.

 

군사 독재 시절에 그 名聲을 떨쳤던 正義具現司祭團!

지금도 그 시절 그분들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사람이 없다.

그분들로 인하여 天主敎의 명성도 치솟았고, 교세도 엄청 불어났다. 특히 나라의 장래를 염려하던 젊은이들의 대거 입교는 天主敎史에 길이 남을 功績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軍事獨裁라는 호재가 사라져 할 일이 없는 것일까?

할 일이 없으면 차라리 쉬는 편이 좋을 듯 싶다.

공연히 활동하기 위한 활동을 하다가는 선배 사제들의 명성에 흠집이 날까 두려워여서다.

 

몇 년도인지는 잘 모른다.

당시 ys와 dj가 한 판 붙었을 때 정의 구현 사제단은 dj의 손을 들어주었다.

주교단에서 사제는 정치에 참여하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건만 그 명령이 떨어진지 며칠도 안되어 정의구현 사제단은 dj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덩달아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성명을 냈다.

천주교의 명령 계통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이 때부터 순종이란 단어의 해석을 달리 하기 시작했다.

순종은 평신도에게만 적용되는 제한적 한계가 있는 단어라는 것을.

 

선거가 끝난 다음날이었다.

그 날은 우리 교회에서 부활 판공의 일환으로 공동고백이 있었던 날이었다.

공동고백이 있기 전 참회예절이 있었다.

이 참회 예절에 초청된 인사는 다름 아닌 정의구현사제단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오셨던 H신부님이셨다. 그 신부님은 여기서 이름만 대면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도 금방 알 수 있는 유명인사이시다. 원주 교구의 최기식신부님과 쌍벽을 이루어 군사 독재에 항거하셨던 의로운 분이시다.

바로 그분이 공동고백 참회예절 초청 인사로 우리 교회에 오셨다.

그러니 신자들의 기대가 얼마나 컸겠는가?

 

그런데 놀랍게도(정말 놀랐다) 그분은 한 시간 동안을 dj가 떨어져서 안타깝다는 말씀만 하셨다. 개표시작에서부터 중반 종반에 이르기까지 아슬아슬했던 순간들을 열거하면서 어쩌다 dj가 앞설 기미가 보이면 같은 사제단 K시부님에게 전화해서 기뻐했는데 그만 떨어졌으니 어쩌면 좋으냐는 것이다.

참말로 놀랐다. 어떻게 하면 신자들의 마음을 회개 시켜 깨끗한 마음으로 부활을 맞이하도록 유도해야할 그 예절에 선거 얘기로, 그것도 신부님께서 지지하던 그 사람이 떨어져서 안타깝다는 말로만 끝냈으니 그 날 참회 예절에서 신자들은 무엇을 懺悔했을까?

 

공동고백이 끝나고 돌아오면서 나는 변질된 정의구현사제단의 실체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었다.

 

요 근자에도 몇 차례의 성명이 발표되었다. 역시 정의구현사제단이구나! 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내용도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안티조선이다. 그런데 안티조선이 불거질수록 조선의 部數가 늘어난다니 이건 어찌 된 일인가? 참으로 아이러니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안티를 하려면 나처럼 안티가 불거지기전 안티하라. 남이 장에 가니까 씨오쟁이 지고 간다고, 나발 분 뒤의 행차는 보기에도 민망하다.

 

무슨 일이든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다.

이 시점에서의 안티조선은 잘못하면 오해받기 쉽다.

IPI까지 언론 탄압 감시국으로 지정한 마당이 아닌가?

 

참회예절에 Dj 타령만 하던 망령이 되살아난 듯싶어 뒷 맛이 매우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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