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8일 (월)
(녹)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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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형터-갈매못(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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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ljhkhs44] 쪽지 캡슐

2004-06-07 ㅣ No.10387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형터-보령의 갈매못

사진:달새님/글 이종원

청양 줄무덤 성지에서 이름모를 순교자를 만나고 보령의 갈매못 성지로 향합니다. 갈매못의 일몰사진을 찍기 위해 조금 속력을 냈답니다. 21번국도에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하더군요. 중간에 묵주기도를 바치며 도보순례를 하는 수녀님이 지나갑니다. 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인사를 나누고 싶었지만 주님 만나는데 방해될까봐 그냥 지나칩니다.

해안가에 접어들자 때 맞춰 멋진 일몰이 시작되더군요. 황홀한 석양의 유혹 때문에  더 이상 갈 수 없었습니다. 동승했던 달새님이 급히 차를 세우라고 말하더군요. 너무나 느낌이 좋은 곳이라서 사진을 꼭 찍어야 된다고...... 차 세울 곳이 만만치 않아 반대편에 차 한대 세울 공간이 있어 차를 세우고 카메라 장비를 꺼내 바닷가로 달려 갔지요.  

붉은 노을이 세상을 덮고 있습니다. 외로운 쪽배만이 뉘엿뉘엿 지는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환희, 도도, 애절, 연민...제 언어 창고에 있는 벌써 용어들이 바닥이 났습니다.

작은 배는 자연의 축복을 마음껏 받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긴 제가 보는 시각에서 그렇게 느낄 뿐이지 해는 골고루 세상에 빛을 뿌려주고 있답니다. 그걸 깨달은 제가 축복받은 사람일겝니다. ^^

다시 장비를 챙기고 차 있는 곳으로 달려 갔습니다. 어여 빨리 갈매못 성지를 찾아가자. 그런데 이것이 왠일입니까?  제가 주차한 곳이 바로 갈매못 성지 정문이 아니겠어요? 주님은 가끔 이렇게 저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

멍하니 서 있는데 달새님이 빨리 오라고 손짓합니다. 그리고는 디지털 카메라의 작은 화면을 보여 주더군요. 그 속에  성령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예수님 사진이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아멘"이라는 말이 튀어 나왔습답니다..

"형님...저도 이 사진 꼭 찍고 싶어요."

그런데 해는 이미 넘어갔답니다. 딱 1분사이에 해는 예수님 머리로 지나간 것이지요. 달새형님은  어디서 의자 하나를 들고 오셨습니다.

"의자에 올라 가서 찍어"

그렇게 찍은 사진이 바로 이 사진입니다.  세상을 한아름 안고 계시는 예수님을 제 카메라에 담았다는 것은 큰 영광이지요. 예수님 주변 까만 줄은 전기줄이랍니다. 처음엔 지저분해서 포토샵으로 지우려고 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검은 줄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더군요. 예수님을 꽁꽁 묶은 자는 바로 우리들이 아니겠습니까? 기도를 통해 그 결박을 풀어야겠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주님께서 찰나의 아름다움과 의미있는 메시지를 보여 주신 겁니다.

앉은뱅이가 일어나고, 장님이 눈을 뜨고 난 기쁨이랄까요? 화단에서 화초를 가꾸고 있는 수녀님께 달려가 사진을 보여드렸습니다. 수녀님도 놀라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함께 기쁨을 나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하답니다.. 그리고는 저희에게 부탁합니다.

"갈매못 성지 홍보책자를 준비하고 있는데 사진좀 찍어주시면  안될까요?"

저야 뭐 괜찭지만 비신자인 달새님의 의중을 살펴보았습니다.

"수녀님이 부탁하시는데..물론 해드려야지요."

1박2일동안 힘든 일정 때문에 무척이나 피곤할텐데 달새님은 정말 열성적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달새님 찍는 모습 예술인 것 아시지요?   그 모습은 정성스런 기도와 다를바 없습니다. 밥도 쫄쫄히 굶은채 밤 9시까지 사진을 찍고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시켜드리고 성지를 나섰습니다.  마음의 양식을 가득 담았기에  정신적 포만감을 느낍니다.

"나도 주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구나."

 

갈매못은 1866년 병인박해때 프랑스신부인 다블뤼 안주교, 오메르트신부, 위앵 민신부, 황석두 루가, 장주기회장등 성인 5명과 5백명의 이름모를 천주교도들이 순교한 거룩한 장소랍니다.

바로 이 자리가 성인들의 목이 잘려나간 치명터랍니다. 그것에 비석을 세워놓았습니다.그들은 죽었지만 그들의 피는 붉은 노을이 되어 다시 살아나 매일 바다를 적시고 있답니다. 순교자들이 참 아름다운 곳에서 돌아가셨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오히려 부럽기도 합니다.

 

(사진:다블뤼 주교님 동상)

다블뤼 주교

1845년 조선땅에 입국한 다블뤼 주교는 천주교 신자들이 마구잡이로 처형이 되자 스스로 체포될 것을 결심한 뒤 다른 선교사들에게도 자수를 권유하는 편지를 쓰고 체포됩니다.

'이 한몸 죽어 조선의 천주교 신자들의 피해가 줄어든다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 있습니다.'

주교님의 편지를 받은 오매르트 신부와 위앵 신부님도 기꺼이 십자가의 길에 동참합니다. 두 신부님은 죽음의 서신을 받고 인간적으로 고뇌했겠습니까?

 

(사진: 황석두 루가 성인 동상)

황석두 루가

작두를 이겨낸 참신앙인 황석두(루가)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지난번 연풍성지에서도 만나뵈었지요. 황석두는 나이 20세에 서울로 과거를 보러 갑니다. 우연히 주막에서 천주교 신자를 만나 밤새 토론을 합니다. 드디어 진리를 발견하면서 '천국의 과거'에 급제한 자신을 발견합니다.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께.."저는 과거에 이미 급제하여 돌아왔습니다." 라로 말합니다.

"과거일도 아직 많이 남았는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여.."

화가 머리끝까지 난 아버지는 작두를 가져다 놓고 그만 두라고 최후 통첩을 합니다."작두 밑에 목을 내밀어 죽을 지언정 천주를 공경하겠습니다." 그 이후..황석두는 3년동안이나 벙어리 행세를 합니다. 온갖 약으로도 그 병을 고치지 못함을 알고 상심해하는 아버님 방으로 들어갑니다.
"아버님..제가 배우는 교리를 엄하게 다스리므로 더 이상 노여움을 사지 않기 위해 벙어리 행세를 한 것입니다."
그 천주학이 무엇이길래..내 아들이 저렇게 빠졌을까? 그리고 그 이상한 교리가 담겨진 책을 아버지는 탐독합니다. 그리고 온 식구들이 모두 세례를 받고 열렬한 신자가 됩니다..아멘

(사진:갈매못 성지의 십자가길)

그 후 황석두는 다불뤼 주교의 일을 돕습니다. 성서번역과 사전편찬을 일을 합니다. 오죽했으면 그에게 신부님 서품을 주기 위해 교황청에 특별히 요구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당시 황석두의 부인이 들어갈 수녀원이 없기 때문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합니다. 감시를 눈초리를 벗어나 무수히도 새재를 넘나들며 신앙을 전파했습니다. 그러나 서슬퍼런 병인박해때 그가 모시던 다블뤼신부님이 붙잡혀 서울로 압송당합니다. 다블뤼 주교 옆에 있던 황석두는 스스로 밧줄을 묶습니다.

"나도 잡아가 주세요. 저분들은 나의 스승입니다. 단,,,하루라도 헤어져서는 살 수 없습니다. 저 분들이 살아난다면 나도 살려니와 내 스승들이 죽는다면 나도 죽겠습니다."  

마침 고종이 병을 앓게 되고 국혼도 가까운 시기여서 조정에서는 한양에서 사람의 피를 흘리는 것은 좋지 못한 징조하고 하여 이들은 250리 떨어진 보령 수영으로 옮겨 처형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이들 4명은 한양에서 갈매못으로 향하는 250리 죽음의 행진을 하게 됩니다. 중간에 배론신학당의 주인인 장주기회장까지 합류하여 5명으로 늘어납니다.

갈매못 가는 도중에 아산군 음봉면 길가의 바위에 걸터 앉아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마지막 설교를 한 다음 성가를 부르며 끌려 갔다는 대목에서는 가슴이 저려 옵니다.

1966년 3월 30일  머나먼 이국땅에서 프랑스 선교사 3명 과 황석두, 장주기 회장은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면 순교의 칼을 받습니다.  바로 그날이 성금요일이랍니다. 아멘

황석두의 유해는 고향인 연풍성지에 안장되었고, 나머지 4분의 유해는 사형장 부근에 매장되었다가 홍산으로 옮겨졌고, 일본 나가사키로 이장되었다가 1900년 명동대성당 그리고 1960년대 시성시복운동이 전개되면서 절두산 순교성지에 안장되었답니다.

 

성당은 주교님의 관모를 상징하고 있답니다.

 

성당에 들어섰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둥근 원형에 의자도 없답니다.  십자가를 보면 저절로 무릎이 꿇어지겠지요.

 

 

성수가 담겨진 곳에 조개껍데기가 놓여 있네요. 수녀님께서 해변을 산책하다고  몇 개 주워 왔다고 합니다. 그 마음씀씀이가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수녀님. 정말 아름다운 곳에서 사십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갈매못에서 성지를 가꾸면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지 몰라요."

 

갈매못에는 신부님과 수녀님 두 분이 성지를 가꾸고 계십니다. 수녀님 두 분이 너무 순박하세요.

 

 기도는 우리의 양식

 

갈매못의 성모님은 화려한 미인이 아니십니다. 오천뻘에서 키조개를 캐고 있는 그런 여인의 얼굴이십니다. 그래서 더욱 정감이 갑니다.

 

저는 갈매못의 붉은 바다를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자기 희생으로 조선천주교회를 구하려는 거룩한 피의 색깔이 어려 있기 때문이다.

제 마음속의 지저분한 도화지에는 이제 순교자의 붉은 색깔로 덮어나갈 생각입니다. 

아멘

 

갈매못 가는 길

1. 고속도로 경유

     서해안 고속도로 광천천북IC에서 요금소를 나와

     우회전하여 3km 가량 진행하다가 다음 코스를 선택

     1코스(내리막길 우회전하여 천북뱡향으로 진행하다

               가 이정표를 따라 오시면 됩니다. )  

     2코스(광천사거리에서 보령방향으로 16km(21번국도)

               가량 진행하시다가 주포사거리에서 이정표 오천,

               오천항 방향으로 10.5km오시면 됩니다.

     3코스(광천사거리에서 21번국도를 경유하다가 청소면을

               거쳐 오천, 오천항 방향으로 오시면됩니다.)

     4코스(21번국도에서 청소면을 경유하지 않고 직진하여

              주포에서 우회전하고, 오천 오천항방향으로 진행)

 

  2. 국도 경유

      * 서울, 경기, 천안처럼 윗지방에서 오실 때

        광천사거리에서 1코스 - 4코스를 선택하여 오십시오.

      * 아랫지방에서 오실때

       보령에서 주포사거리에 오셔서 4코스를 이용하십시오. 

 

   3. 대중교통

 

       버스나, 기차편을 이용하실 경우, 출발지역에서 광천이나,

       대천에서 하차하시어, '오천' 혹은 '오천면 영보리' 버스를

       이용하사면 됩니다.

       단 시내버스는 한 시간에 1대 꼴입니다.

갈매못 성지 홈페이지: http://www.kalmaemot.pe.kr

 

요나성당-대천해수욕장

고래모양처럼 생긴 성당입니다. 몇 년전 이 성당이 올라가기 전에 야외에서 미사를 드린 적이 있었지요. 어찌나 성당이 아름다운지 다음엔 꼭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성당은 미사뿐 아니라 숙박시설도 구비되어 있답니다. 신앙과 휴가를 동시에 누릴 수 잇는 곳이지요. 솔밭에서 묵주기도도 바치고 해변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묵상도 할 수 있답니다. 단 신자만 가능합니다.

가족실 4인기준 평일 4만원/성수기 별도요금 책정/단체실 1인당 1만원 (식대 4천원)

문의: 041-934-7758

위치: 대천해수욕장 한화콘도 바로 옆에 있음


답사 동아리 '모놀과 정수' 홈페이지 바로 가기..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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