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3일 (토)
(녹)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육신을 죽이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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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각, 눈물을머금고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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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peterpan65] 쪽지 캡슐

2000-07-06 ㅣ No.12154

어렸을적 한동네에서 주욱 자라왔던 여자애가 있었습니다.

 

저를 "오빠! 오빠!"잘 따르며 제 여동생에게는 맨날 제 안부를 묻고 저에대해 궁금해하는...

 

그런데 세월이 지나 사춘기가 지나자 동네에서 만나도 얼굴만 붉힐뿐 아는체도 잘 안하던...

 

왜? 그런 기억들 다 있으시죠?

 

그런데 어렸을때는 몰랐는데 점점 크면서 여자로 보이기 시작하니까 왜 그리 예뻐보이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역시 제 눈이 삔것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애는 스튜어디스가 되어 세게곳곳을 누비고 다녔죠.

 

키도 저보다는 커졌고 날씬하고 미모도 한몫해서인지 사업차 해외로 왔다갔다하는 어떤 놈팽이를 만나 열애를 한다는 소식도 들었었죠.

 

그런데 남자는 늑대요, 여자는 여우라는 말이 무색하지 말라고 해서인지 그만 그 놈팽이가 이애를 내팽겨치고 이애의 친구와 눈이맞아 결혼을 했다지 뭡니까?

 

그것도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친구애가 임신3개월때까지 이애는 모르고 그 놈팽이를 만나고 있었다는군요.

 

얼마나 정신적인 충격이 컸겠습니까?(꼭 무슨 3류소설같네...)

 

항공사도 그만두고 두문불출 하더니 이때부터 이애에게서 기적과도 같은일이 벌어집디다.

 

대개 그런경우엔 방황을 해야 정석(?)인데 이 애는 그 반대로 어렸을때 다닌 이후로 근처도 안가던 성당을 막말로 미친듯이 다니더군요.

 

그뿐만이 아니라 꽃동네니 어디니 돌아다니며 자원봉사를 하러 다니고 명동에서 견진성사도 받으며 정말이지 보는이가 다 어안이 벙벙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속으로 기특하기도 하고 해서 제 주위에 있는 좋은 노총각 늑대를 소개시켜 주었죠.

(나도 아직 노총각이면서 참 마음도 편해 쯔쯧...)

 

현재 모대학 교수로 있는놈인데 생긴모습은 떡판에다 영 그 애와 그림이 전혀 안맞더라구요.

 

그래서 솔직히 안될것이다. 라는 마음이 들면서 안되면 내가 정식으로 "홍춘이!"하며 시도해야지 하고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글을 읽고계신 노총각, 노처녀 여러분!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그 아무리 구도를 잡아봐도 안어울리는 커플이 글쎄! 결혼을 한다지 뭡니까? 흐흐흑!

 

아아! 띵하데요. 겉으론 연신 축하한다며 양복 한벌 해내라고 농담했지만 제 속마음은요.

 

지금 양복이 문제입니까?  더이상 속마음 표현안해도 입가에 미소들이 빙긋 돌으실겁니다.

 

어렸을땐 저보기를 이웃나라 왕자 보듯이 보더니...

 

하여간 여기까지는 웃자고 제가 좀 과장되게 표현한게구 참 부럽고 기특하고 묘합니다.

 

남자는 종교인이 아닌데 이 애의 권유로 예비자 교리를 받는걸로 알고있고요.

 

그런데 이녀석 저한테 하는말은 결혼하면 안나간다지 뭡니까?

 

그래서 그랬다간 죽여버린다고 친구끼리 농을 좀 했죠.

 

어렸을때부터 한동네에서 주욱 자라왔던 제 친 여동생같은 아입니다.(34도 아인가?-보기엔 25살 정도밖에 안보일 정도로 동안입니다만)

 

젊었을적 커다란 상처를 안고 신앙으로 승화시킨 아주 기특한 녀석이구요.

 

정말이지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렇게 글을 올릴때 제 마음이 묘한걸보면 저도 은근히 이성으로서 바라봤던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진심으로 결혼 축하할렵니다.

 

제가 중매장이 역할 제대로 한것 같네요.

 

그런데 제 중매장이는 누가 하나요.

 

허탈한 마음에 허공에 외쳐봅니다.

 

"호..홍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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