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7일 (수)
(녹)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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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길 떠나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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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안 [thomabel] 쪽지 캡슐

2010-07-23 ㅣ No.53585

         
        우리는 길 떠나는 인생
        
        
        언제 떠나는지 서로 몰라도
        가다 보면 서로 만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애절한 사연 서로 나누다
        갈랫길 돌아서면, 어차피 헤어질 사람들
        
        더 사랑해 줄 걸 후회 할 것인데
        왜 그리 못난 자존심으로 용서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비판하고 미워했는지
        
        사랑하며 살아도 너무 짧은 시간
        베풀어 주고 또 줘도 남는 것들인데
        웬 욕심으로 무거운 짐만 지고 가는 고달픈 나그네 신세인가
        
        그 날이 오면 다 벗고 갈 텐데
        무거운 물질의 옷도
        화려한 명예의 옷도
        자랑스런 고운 모습도
        
        더 그리워하며 
        더 만나고 싶고 더 주고 싶고
        보고 또 보고 따뜻이 위로하며 살아야 하는데
        왜 그리 마음에 문만 닫아걸고
        
        더 사랑하지 않았는지
        아니 더 베풀지 못했는지
        천 년을 살면 그리할까
        만년을 살면 그러리요
        
        도움 받는데
        심지도 않고 거두려고만
        몸부림쳤던 부끄러운 나날들...
        
        우리가 서로 아끼고 사랑해도 허망한 세월인 것을
        어차피 저 인생의 언덕만 넘으면 헤어질 것을
        미워하고 싸워 봐야 상처 난 흔적만
        훈장처럼 달고 갈 텐데
        
        이제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이제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사랑해야지
        우리는 다 길 떠날 나그네들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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