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8일 (월)
(녹)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러나 가셔서 손을 얹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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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향을 향하여 ♬ ~ 20처 ( 의정부 교구 갈곡리성당 1차/2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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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남 [agnes536] 쪽지 캡슐

2022-12-07 ㅣ No.101769

 2021.11.30....첫 번째 순례길

 

4시가 되는 걸보고 오늘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달려오면 될걸....

또 발동한 열정의 쓰나미....에 할배와 할매는 의정부교구에 속한

갈곡리 성당을 향해 키를 잡는다.^^


14-5년전에 다녀온 곳이라 기억속에 있는 그림은 빨강벽돌로 지어진 작은

공소성당과 앞마당도 작은 곳에서 성가대 식구들이 모여 점심피크닉도 즐겼던

곳이었는데...


밤?6시30분에 도착한 갈곡리성전은 캄캄한 가운데서도 절대로 빨강벽돌집이 아니다.

그리고 마당도 그리 작지않은 .....

"반석아부지~ 이기 우찌된 거라요? 공소가 성당이 되었다해도 이리도

완전 변신할수 있어요?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요~"

그것이 알고싶지만서도 우선은 할일부터 해야겠기에... 어둠속 성전문을

행여나 하면서도 밀어도 보고... 역시~!!


성전옆 돌며 굵은 쇠조각으로 잘라 만든 거칠고 작품성있는 십자가의 길을

돌고 있노라니.... 옆집 담벼락에 붙어 있던 멍멍이놈 죽어라 짖어대며

"도둑이야~ " 외쳐댄다. 

그옛날

험한 첩첩산중에 사람이 들어와 살기 시작한 것은 약 120여 년 전으로. 홍천과 인근 풍수원에서

박해를 피해 온 교우들이 처음에는 칠울(칡이 많은마을)에서 남동쪽으로 6km 정도 떨어진 ‘우골’

( 우묵하게 들어간 골짜기)이라는 곳에 정착해 살다가 5년째 되던 해인 1896년 김근배 바오로 ·

김연배 프란치스코 · 박 베드로 가족이 이곳 칠울로 이주해 정착하여 옹기를 구워파는 교우촌을

이루며 살았다한다.


1963년 7월 4일 법원리 본당 신설과 함께 의정부 본당에서 법원리 본당 관할 공소가 된 갈곡리 공소는

오랜 신앙의 역사답게 많은 성직자와 수도자를 배출한 성소의 못자리로도 유명하다한다.


그 대표적인 인물로 김치호베네딕도신부와 누나 김정숙 마리안나 수녀가 6.25때 순교의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한다. 하여 지금 시성준비 중에 있다는 ...

2004년 6월 24일 서울대교구에서 의정부교구가 분리 · 신설됨에 따라 갈곡리 공소는

의정부교구에 준본당으로 속하게 되었다.


박해를 피해 형성된 교우촌이자 한국전쟁 순교자 기념 순례지이며

김치호 베네딕토 신부와 김정숙 마리안나 수녀 순교자 기념 순례지인 이 갈곡리 성당을

차근차근 밝은 낮에 와보지 못한게 대단히 아쉬웠지만서도 감사하다.


어둠을 밝혀 제몸을 태우는 촛불들 몇개에 불을 붙이며 성모님께 사랑의 온기를

전해드리고... 많이떨어지지 않은 집으로의 길을 달려오며..

"그것이 알고싶다~! 도대체 빨강벽돌 공소가 그라모 오데있는 것인지....까깝해 죽겠네..참"



길안내 표지판에 적성과 서울이 쓰여있는 걸 확인하곤...

"반석아부지.... 그 왜 우리가 그때 간데가 법원리? 아님 ????

에이~ 금방 잊어뻐맀네. 금방 이정표에서 봤는데.. 뭐더라???"


"반석아부지... 할매가 맨날 매운탕묵으러 간다는 데가 오데지?"

"적 성 이 지..."

"맞다. 적성! 혹시 적성근처 있던 공소 아니라요?"

"몰 러~"

아하하하~우후후훟~~~ 눈물이 나도록 배를 잡고 웃다가


"근데 반석아부지... 개떡거치 말했는데도 우찌 찰떡거치 알아들었노요?

그 할매가 레지나성님 인줄을 우찌 알았능교? ㅋㅋㅋ"


꼭 텔레비에서 할매할배가 알아맞추기 하는것 처럼...

"평 생 웬 수" 네글자 놀이 알지요?...


우 하하하하~~~눈물까지 찍어내며 아이구 웃겨라.....!!


박장대소하며 오늘 하루의 긴 시간피로를 저 멀리 어둠속으로

날려 버린다.      아~이~구 배꼽이야~ !! 




 2022.11.13.....두 번째 순례길


장흥고개 유원지산길은 낙엽의 잔치로 굽이굽이 꽃길보다 아름다운

낭만의 길을 연출하고 있다.

뜨거운 여름날의 이곳은 가히 장관을 이루는 인산인해와 차들의 행렬일텐데

텅빈 카페 와 호텔 모텔들의 간판만 썰렁하고... 음식점 또한 띄엄띄엄한 객들만

앉아 있다.

오묘하신 우리 하느님 이아침 꽃길보다 아름다운 때때옷 단풍한복 곱게 차려입고

주님 맞으로 오라신듯 캄캄한 밤에 도착해 도둑이야 누명까지 쓸뻔하고 은근슬쩍

다녀온 갈곡리 성당을 향해 주님모시러 달려간다.

10시에 도착한 밝은 날의 갈곡리 성당은 참으로 근사한 성전으로 우리앞에 나타난다.

어둠속의 성모님도 방글거리시고.... 이상야릇한 철제모양의 십자가 길위의 예수님모습도

광명천지 대낮에 보니 하나도 어색치 않도다~~^^

마당에는 이미 먼저 도착해 십자가길 기도를 하고있는 일산 대화동 다른 성당 가족

스무남명이 무거운 십자가 어깨에 메고 걸어가고 있다.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맘속에 주님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환한 대낮에 무리의 사람들이 저벅저벅 걸어가고 있어도 그날밤 야경꾼 왕왕이는

꼬리내린 소리만 깨~갱! 끙끙거리고 있음이 참으로 웃기는 일이로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무리와 함께 마치고 환한 미소의 우리 성모님께 기도의 꽃향기

올려드리는 촛불봉헌식도 마치고....

11시 미사에 드는 성전안은 참으로 밝고 따뜻하다. 가슴에 화~악 안겨오는 느낌..

주임사제가 코로나 격리 휴양중이라 동창신부님이 대신 미사집전을 하시는데

왠지 주인이 아니어서인지 조금은 서운한 기분이 드는데...

우리 예수님 "리노할매 니~ 누구보로 왔노?" 하며 뒤통수한대 치실까 얼른

정신을 차려 내탓이오~ 내큰 탓이로소이다~ 쾅쾅 쳐댄다.

전쟁통에 적군과 아군의 부모가 드리는 기도의 모습을 꼬집어대는

우화 를 강론의 테마로 엮어가는 사제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리노할매는

꿈인가 생시인가~ 왔다갔다 하며 끄덕거리고 있었나 보다.


할배가 옆구리를 쿡 찔러대는 바람에 아뿔사~ ! 뭐가 잘못되었나. 정신을 차려

둘러보니 강론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딴날보다 잠을 좀더 자고 일어났는데도.... 이 거룩하고 경건한 자리에서

민망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니.... 아부지! 미안합니더~!^^

성체를 받아모시러 나가면서 십자고상 우러러 보니 우리 예수님 손도 발도 보이지않는데

옷소매가 길어서인가?.... 근데 여기 십자고상의 예수님은 옷을 입고 계시네....!!

저~ 아래 다락골성지에 계신 예수님께선 당신의 손을 빌려달라시며 손이 없으시더니...???


갈곡리성당의 주님이시여~

김치호 베네딕도사제와 김정숙 마리안나 수녀를 위해 비오니 시복시성의 은혜를

내려 주소서~ 아멘!

 

  + 오늘도 본향을 향하는 길, 감사드립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 아 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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