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7일 (수)
(녹)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신앙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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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옥 [yomaria] 쪽지 캡슐

2001-06-11 ㅣ No.3701

나가자. 예수님의 어린군대들. 예수님을 앞세우고 마귀와 힘껏 싸워 승리 거두자.

우리는 사랑의 군대. 산도 바다도 넘고 건너서 앞으로 앞으로 영생의 길 찾자.

 

5살 된(정확하게는 3살 반) 안드레아의 손을 잡고 어린이 미사에 참석했다.

아이가 좀 어리기는 하지만, 어린시절부터 신앙을 심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성당 유치부에 보내려고 데려온 것이다.

 

어린천사들의 성가소리와 기도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노라니

내 머릿속은 내가 자란 시골성당의 모습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내가 10살때, 성당에서 수녀님의 추천으로 전례를 보게 되었다.

그당시 나는 그다지 눈에 띄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학교에서 공부도 못했었고 얼굴도 별로인데다가 집도 썩 부자가 아니었기에

성격도 소심한 그냥 평범한 시골 어린이였을 뿐이었는데,

성당의 전례를 보게 되면서 시골마을에서 나는 스타(?)가 되었다.

 

아마도 수녀님은 부모님을 따라 열심히 평일미사에 나오는 것을

예쁘게 보셨던것 같다. (지금은 성함도 모르고 그저 ’이수녀님’이라고만 기억되어진다.)

부모님은 농삿꾼이셨는데, 하루도 미사를 빠지는 날이 없으셨다.   

어느 주일날 어린이 미사에 앞서 성가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수녀님은 나를 나오라고 하셨다.

목소리가 맑으니 미사시간에 마이크를 대고 노래를 하라는 것이었다.

난 사람들 앞에 서는것이 두려워,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입당성가만 간신히 부르고 내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수녀님은 계속 성가를 부르라고 하셨다.

그렇게 해서 미사전례를 보게 되었고,  

 

전례를 보게 되면서 난 자신감을 조금씩 갖게 되어 밝고 외향적인 성격이 되었고

학교에서도 공부를 잘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꿈많던 중고등학교 시절, 우리 학교는 카톨릭 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였기에

종교행사도 많았고, 교장수녀님은 내가 수녀님이 되고싶다는 바램을 어떻게 아셨는지

관심을 많이 가져 주시고 예쁘게 보셨다.

매일 12시면 나는 방송실에서 전교생들과 함께 삼종기도를 바쳤고

점심시간엔 점심을 먹고 남은 시간에 매괴동산에 올라가 신자학생들끼리 묵주의 기도를 바쳤었다.

학교운동장에서 가졌던 성모의 밤 행사나, 졸업식이나 입학식을 미사로 지냈던 일들은

지금도 내 가슴속에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되어 있다.

 

어린시절 수녀님이 되겠다고 여러 수녀님들께 말씀을 드렸었는데

난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신앙을 잘 심어주고 싶다.

 

아까 잠들기 전, 미사 퇴장성가로 부른 ’예수님의 어린군대’를 불러 주니

자꾸만 불러달라는 안드레아의 주문에 한 10번은 부른것 같다.

꿈나라에서 아기예수님을 만날거라며 잠이 들었다.

 

지금 30대의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그렇게 오래 살아온 인생은 아니지만, 내 삶에 있어 어렵고 힘든 시기에

하느님은 항상 나와 함께 계셨고 돌보아 주셨다.

 

신앙을 잘 심어주신 우리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신앙의 나무를 잘 심어주고 싶다.

그래서 내가 세상에서 하느님께 불려 가더라도

남아있는 우리 아이들이 신앙의 힘으로 잘 살아갈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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