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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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하느님은 정말 계시나요?에 이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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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211.47.119.*]

2009-09-24 ㅣ No.8451

+찬미 예수님
 
님의 글을 읽다보니 님을 이 인터넷이라는 공간 속에서 만날 수 있게 해주신 하느님의 은혜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님의 질문을 통해서 제가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고,
또 다시 한번 아무 감흥 없이 지내는 이 시간들을 하느님의 은혜에 대해서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또한, 님이 쓰신 글의 내용을 보니,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계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또한, 책이나 글을 통해 님을 부르고 계신 하느님의 손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이의 고통에 관해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 자체가 사랑의 시작임을 생각해 볼때,
님은 참 많은 사랑을 지니신 것 같습니다...
 
님의 질문에 답변을 달기에 한없이 부족한 저이지만,
저의 답변에 대한 또 다른 질문이기에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며 글을 씁니다.
 
고린토인들에게 보내는 첫번째 편지의 13장에 나오는 내용 중,에 갑자기 저의 머릿속에 스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내가 아이였을 때에는 아이처럼 말하고 아이처럼 생각하고 아이처럼 헤아렸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아이적의 것들을 그만두었습니다."
 
저의 신앙은 이제 막 아이를 벗어나 청소년기에 이르른 것 같습니다.
아직은 어른의 성숙함을 갖추지 못하여 자주 흔들리고, 자주 정도에서 벗어납니다.
그러나 아이였을때처럼 무조건 적인 두려움과 원칙에 매달리지 않고, 그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정도이니 말입니다.
 
지옥과 연옥, 천국....
어린아이였을 때는 마냥 지옥이 무서워서, 내가 사랑 하는 모두가 지옥에 가지 않길 바랬던 적도 있었습니다.
특히, 구교 집안에서 자랐던 저는, 요리 강령이란 옛날 책 속의 무시 무시했던 지옥의 그림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아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나쁜 행동을 하면, 부모님을 거스르면, 나쁜 생각을 가지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말을 듣고두려워서 잠을 못 든적도 있었고,
그렇다면, 1600년 이전에 살면 우리 나라의 모든 사람은 지옥에 간단 말이야?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얘기가 있어?
란 생각에 잠시 교리를 믿지 않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언젠가, 천국과 연옥과 지옥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천국과 연옥과 지옥, 연옥이란, 공간적 개념이 아닌 상태적 개념이란 이야기를 말입니다.
 
천국이란, 영원히 하느님의 사랑에 합치된 상태이며,
연옥은, 하느님께 나아가고자 하나 자신의 죄 때문에 하느님의 사랑에 나아갈 수 없어 괴로움을 겪는 상태이며,
지옥이란, 하느님의 사랑과 등을 진 영원한 괴로움이란 이야기였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지옥에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 뜻이란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엄청 놀랐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공간적 개념으로만 이해하고 있었기에 하느님에 대한 원망과 두려움이 가득했지만,
이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는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우리가 어떤 죄를 짓고 하느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있을때는 쾌락과 욕망을 쫒지만, 그것이 가져다 주는 기쁨은 공허한 것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반면 마음에 거스르는 어떤 죄를 너무나도 힘겹지만, 고해소에 가서 고해를 하고 나올때의 느낌을 기억해 보세요.
정말 고해소에 들어가기 까지 너무나도 힘들고 괴롭습니다. 고해소에서 고해를 하는 것조차 힘겹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죄를 고해하고, 신부님의 사죄경을 들을 때 마음 속에서 벅차오르는 기쁨과 행복감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과 충만감을 줍니다.
또한 주님의 사랑 안에서 주님의 말씀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살아가는 기쁨 또한 세상이 줄 수 없는 행복이구요.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지옥과 연옥과 천국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어떤 사람은 천국을, 어떤사람은 지옥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후, 정진석 추기경님의 "우주를 알면 하느님이 보인다"라는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제 머리속에서의 하느님은 3차원에 존재하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느낀  하느님은 제가 생각하는 스케일의 하느님이 아니었습니다.
쪼잔하게 인간의 생각에 따라 벌하시고, 상 주시는 하느님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3차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주의 차원은 10차원이라고 하지요.
이 우주의 원리를 지배하시는 하느님은 적어도 11차원 이상이 되시는 분입니다.
 
교리란,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진리를 이해할 수 있게끔 보여주는 간단한 지침서입니다.
3차원의 부피 개념을 2차원에서 설명하기 위해서는 한계가 있지요,
지난 시대에서는 지난 시대의 수준에서 밖에 하느님을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사고의 공간은 기껏해야, 넓이와 부피, 시간이 있는 우리의 차원일 뿐입니다.
그 이상의 차원에 존재하는 그 무엇을 우리는 상상하지 못하기에,
그 이상에 존재하는 진리에 대한 답을 뚜렷히 하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더욱 높은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높은 단계에서의 하느님을 이해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 또한 완전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님의 질문 또한 더 높은 단계의 차원을 생각하면 충분히 답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친구를 하늘 나라로 보내고 슬퍼하던 중, 상가집에 문상을 오셨던 또 다른 제 친구인 부제님께서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이 세상의 시간과 저 세상의 시간 개념은 정말 달라서 ,어쩌면 우리가 저 세상을 갔을 때 오늘 간 제 친구가 더 늦게 올 수 도 있다" 라고요... 
 
원죄란, 말 그대로 우리의 선조(아담과 이브)가 지은 죄를 우리가 뒤집어 쓰고 태어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정말 님의 말씀대로 자비로운 하느님이 아니시지요...
 
아담과 이브. 선악과의 이야기는 죄가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브는 "하느님처럼" 될 수있다는 뱀의 꾀임에 넘어갑니다.
이것은 우리가 "하느님처럼" 될 수 있다는 오만에서 부터 죄가 생겨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사람이란, 하느님 앞에 겸손하지 못하면 얼마든지 죄에 물들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따라서 <원죄>란, <선조의 죄를 뒤집어 쓰고 나옴> 이 아니라, < 죄에 물들기 쉬움> 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세례 성사를 통하여, <죄에 물들기 쉬운> 인간의 오만함을 씻고 <하느님 질서에 순응하여 빛의 세계로 나아가기>를 약속하고, 그것을 성령께 청하는 것이지요.
 
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연좌제 처럼 죄가 세습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앞에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제 믿음이 아직은 사춘기의 소녀처럼 성숙되지 못하여 더 도움이 되지 못하는 말씀을 드리지 못한 것은 정말 죄송스러우나,
이 게시판에는 저보다 더 훌륭하신 분들이 많으므로 제 답변에 부족한 부분은 채워 주시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자면,
우리 나라의 선조들은, 하느님, 예수님에 대해서 전혀 모르던 상태로 중국에서 서학이란 것을 들여 왔습니다.
그 분들은 나름대로 성리학에서 꽤 높은 경륜을 가지고 계시던 학자 분들셨지요.
그분들은 처음 보는 학문이라며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연구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학문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진리이다 라는 것을 깨달으셨구요.
마침내 그 진리를 위하여 목숨까지 바치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가톨릭 교리였습니다.
 
전혀 믿음이 없던 분들 마져 학문적으로 파고드니 목숨을 내 놓을 만큼 진리라는 것을 깨달은 것.
그것은 한분이신 하느님께서 살아계시며, 우리 생활 가운데서 아직도 역사하고 계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는 참 하느님이시라는 것이었지요...
 
의심없이 믿으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교회사를 보아 왔을때 오히려 의심은 믿음을 굳건히 하는 도구였습니다.
 
토마 사도의 의심은 2000년이 지난 지금 울 신랑이
"토마 사도까지도 의심할 만큼 예수님의 부활은 믿을 수 없는 일이었으나,  오히려 나처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믿을 수 있는 증거가 되어 주고 있다" 고 말할 정도로 믿지 않는 이들에게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이 의심 하시고, 많이 알아보시고, 많이 공부하세요.
그리고 그분이 진리라는 것을 꼭 알아 내세요.
그러나, 일부, 나쁜 영향에는 물들지 마세요.....하는 것입니다...
 
 
성체 예수님의 사랑이 언제나 님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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