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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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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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4-06 ㅣ No.145913

코로나19 이후의 국제정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각 나라가 봉쇄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코로나19 초기에 대부분의 나라는 봉쇄조치를 취했습니다. 코로나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봉쇄조치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데 큰 효과는 없었습니다. 백신의 개발이 늦어지고, 코로나19의 전파가 더욱 확산되었다면 봉쇄조치는 더 길어졌을 겁니다. 미국의 주도로 코로나19를 잠재운다면 제2‘PAX AMERICANA'가 시작될 수 있다고 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국제질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재편되었습니다. 중국의 주도로 코로나19를 잠재운다면 ’PAX CINICA'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은 코로나19 초기에는 혼란이 있었지만 코로나19를 일찍 종식시켰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는 협력(Cooperation)하고, 무역에 대해서는 경쟁(Competition)하고, 인권과 가치에 대해서는 분쟁(Confliction)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중국도 코로나19를 종식시키지 못한다면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대처한 나라들과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을 이루어내야 한다고 합니다. 그것을 ‘PAX UNIVERSALIS'라고 합니다.

 

강한 군사력, 정치력, 경제력으로 국제사회의 질서를 유지했던 적이 있습니다. 역사는 당시를 ‘PAX ROMANA'라고 부릅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All the roads lead to Rome.)’라는 말이 있습니다. 2,000년 전에 로마는 예술, 문화, 건축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로마는 종교적인 통합을 이루었고, 교회는 로마의 제도와 법을 받아들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로마가 이루어놓은 길을 따라서 전해 질 수 있었습니다. 정치와 종교를 통합한 로마는 인류의 문명을 한 차원 높일 수 있었습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 않았다.(Rome was not built in a day.)’라는 말도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문명을 자랑하던 로마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루어졌다는 말입니다. 위대한 업적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끈질긴 노력 끝에 얻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When in Rome, do as the Romans do)’라는 말도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게 사고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뉴욕에 오면 뉴욕의 법과 질서를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부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은 예전과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바로 ‘PAX CHRISTIANA'입니다. 삶의 중심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있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베드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온 백성은 그가 걷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미하기도 하는 것을 보고, 또 그가 성전의 아름다운 문곁에 앉아 자선을 청하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그에게 일어난 일로 경탄하고 경악하였다.” 그렇습니다. 사도들은 돈도 없었습니다. 힘도 없었습니다. 문화적인 역량도 없었습니다. 조직과 제도도 없었습니다. 다만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만 있었습니다. 그것이 박해를 이겨내는 힘이 되었습니다. 그것으로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힘과 세상의 가치가 교회에 들어오면 언제나 갈등과 분열이 있었습니다. 웅장하게 건축된 성전은 교회를 지켜주지 못하였습니다. 완벽한 제도와 교리가 교회를 지탱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헌신했던 신앙인들이 교회의 주춧돌이 된 것입니다.

 

오늘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은 길 위에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우리들도 주 예수 그리스도를 모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돈이 없어도, 힘이 없어도, 명예가 없어도 우리는 참된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예전에 좋아했던 성가 엠마우스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서산에 노을이 고우나 누리는 어둠에 잠겼사오니

우리와 함께 주여 드시어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주님의 길만을 재촉하시면 어느 세월에 또 뵈오리이까?

누추한 집이나 따스하오니

주님의 이집에 모셔 들이면 기쁨에 겨워 가슴 뛰오니

길에서의 이야기마저 하시며

우리와 한상에 자리하시어 주님의 빵을 떼시옵소서.

가난한 인생들 소원이오니

밤바람 차갑고 문풍지 떠나 주님의 음성이 호롱불 되고

주님의 손길은 따스하오니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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