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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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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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11-30 ㅣ No.151311

바둑 용어 중에 미생(未生)’이란 말이 있습니다. 살아 있지만 아직 완벽하게 살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잠시 방심하면 상대방의 공격에 의해서 죽을 수 있는 돌을 의미합니다. 잘 관리해서 2집을 확보하면 바둑판에서 살아 있는 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수해서 2집을 확보하지 못하면 바둑판에서 죽은 돌이 되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주변을 보면 미생의 삶을 볼 수 있습니다.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는 치료가 잘 이루어지면 일반병실을 거쳐서 퇴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되면 생을 마치면서 영안실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중환자실 에 있는 환자들은 더욱 각별히 돌보아야 합니다. 모판에 있는 벼는 모내기를 통해서 논으로 옮겨 심습니다. 논으로 옮겨진 벼는 땅에 뿌리를 내려야 비로소 가을에 곡식을 만들어내는 벼가 될 수 있습니다. 농부는 옮겨 심어진 벼가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합니다.

 

예전에 방영되었던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대기업에 입사한 인턴들의 이야기입니다. 인턴은 일정기간 일을 하면서 자신의 능력과 실적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능력과 실적을 인정받은 인턴은 정식직원이 되어서 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턴 기간 중에 능력과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면 정식직원이 될 수 없고, 다른 회사를 알아보아야 합니다. 드라마 미생은 직장생활의 애환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총과 칼은 들지 않았지만 전쟁터와 같은 직장에서 살아남으려는 치열함이 있습니다. 신앙인에게 은 아직은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현세의 삶은 어쩌면 모판에 심어진 벼와 같습니다. 인턴이 능력과 실적을 통해서 정식직원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신앙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아 영원한 생명을 얻을 때까지 기도와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인턴은 동료들과 경쟁해야만 정식직원이 될 수 있습니다. 신앙인들은 경쟁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느님의 집에는 머물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길을 충실하게 따라가면 됩니다.

 

자본주의와 물질주의에 익숙한 사회는 난민들을 경쟁에서 도태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람을 이익과 발전의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적자생존, 양육강식의 경쟁이라는 진화론에 익숙한 사람은 난민을 보듬어 주려하지 않습니다. 진화의 법칙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이렇게 흘러갈 것입니다. 자연을 다스린다고 하면서 황폐화시키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썩어가는 연못 속에서 죽어가는 물고기처럼 우리도 그렇게 될지 모르면서 말입니다. 사람을 죽이는 무기를 만드는 데는 엄청난 돈을 지출하지만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아픈 이들에게 약을 주고, 집이 없는 이들에게 집을 마련해 주는 것에는 인색할 것입니다. 세상을 바꾸자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럴 힘도 없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믿는 우리만이라도,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는 우리만이라도 세상의 패러다임을 벗어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변하는 그만큼은 세상이 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꽁꽁 얼은 강에는 어김없이 숨구멍이 있습니다. 그 숨구멍이 있기에 물고기는 숨을 쉴 수 있다고 합니다.

 

간디는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이 세상에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충분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탐욕을 채우기에는 늘 부족합니다.’ 요즘 우리들은 성서 말씀을 통해서 아름다운 미래와 꿈을 듣게 됩니다. 오늘도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말을 합니다. “그날에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살진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잔치를, 살지고 기름진 음식과 잘 익고 잘 거른 술로 잔치를 베푸시리라. 그분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겨레들에게 씌워진 너울과, 모든 민족들에게 덮인 덮개를 없애시리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의 꿈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아픈 사람들을 치유해 주시고,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돈과 명예와 권력이라는 기준에서는 성공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평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가치를 지니셨고, 그 꿈을 이웃들과 나누셨으며, 가난한 이들과 아픈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보였지만, 오늘 날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통해서 희망을 찾고, 위로를 얻으며, 그분과 함께 할 때 참된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에게 빵이 몇 개나 있느냐?” 예수님께서는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을 채울 충분한 것들이 있다!’ 다만 우리가 가진 것을 서로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세상의 기준에서 성공을 바라기 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따를 때 얻을 수 있는 보람과 기쁨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소수의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는 성공을 벗어나, 모든 사람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죽음을 영원히 없애 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 주시리라. 당신 이름 위하여 나를 바른길로 이끌어 주시네.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두려울 것 없나이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 저에게 위안이 되나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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