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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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살레시오회 : 앞으로 더 겸손해지고, 더 친절해지고, 더 신중해지고, 더 자애로워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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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석 [pys2848] 쪽지 캡슐

2021-12-01 ㅣ No.151334

지난 세월 돌아보니, 저도 잔뜩 엄청난 계획이나 대단한 결심만 자주 세웠지, 실행에 있어서 상당히 약한 존재였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야행성 삶의 스타일을 바꿔, 내일부터는 무조건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성경도 읽고, 운동도 하고, 여유롭게 새벽 전례에 참석하자는 계획을 얼마나 자주 세웠는지 모릅니다. 사흘을 넘긴 적이 별로 없는 듯 합니다.

 

정기적인 고백성사를 보고난 후에는 어김없이 기도 빼먹지 않기, 뒷담화하지 않기, 불평불만 금지라는 결심만 계속한 것이 벌써 수십 년째입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 복음 말씀이 유난히 제 가슴을 찌르고 있습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해서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오 복음 7장 21절)

  

거룩하고 선한 의지가 머리와 가슴에만 머무르지 않고, 발까지 내려오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겠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조금이라도 실행하는 사람이 되자며 나름 발버둥 치고 있습니다.

 

호주머니에 쏙 들어갈 작은 노트 하나와 볼펜을 늘 지니고 다니다가, 그때그때 떠오르는 꼭 처리해야 할 일들, 미리미리 대처해야 할 일들, 읍내 나가면 잊지 말고 사와야 할 물품들을 열심히 적습니다. 실행한 사항은 하나하나 지워 나갑니다. 오늘도 제 노트에 적힌 내용입니다.

 

변기 청소 솔 구입, 매실나무와 배롱나무에 거름주기, 야외식당 확장 준비작업, 손님방 창틀 먼지 제거, 십자가의 길 주변 정리정돈...

  

그러나 좀 더 노력할 측면이 있는 듯 합니다. 결심이나 과제들이 꼭 외적인 것들, 일과 관련된 것들뿐만이 아니라 영적인 측면으로 넘어가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이런 면에서 눈여겨볼 인물이 있습니다. 저희 살레시오회 3대 총장 필립보 리날디 신부님(1856~1931)입니다.

 

그는 연초가 된다든지 연례 피정 끝에는 반드시 몇가지 구체적인 실천 사항을 수립하고 자신에게 적용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습니다. 서원이나 서품, 피정 등 영적으로 중요한 순간마다,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결심에 또 결심을 계속했습니다.

 

1889년 필립보 리날디 신부가 스페인 원장으로 발령나자 이런 다짐을 했습니다.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더 따뜻하게 대하겠습니다. 더 자주 그들과 대화하겠습니다. 가능하면 더 자주 그들 가운데 머물겠습니다.

 

관구장으로 임명되었을 때는 필립보 리날디 신부는 이렇게 결심했습니다. “앞으로 더 겸손해지고, 더 친절해지고, 더 신중해지고, 더 자애로워지겠습니다. 더 이상 거친 태도를 보이지 않겠습니다. 지치거나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습니다.”

 

이런 계속된 결심들이 그를 더 따뜻한 사람, 더 성숙한 사람으로 변모시켰습니다. 또 다시 맞이한 대림 시기 영적, 육적으로 한 단계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몇가지 작은 계획들을 세워봐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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