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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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고난회 김준수 신부님 성 이레네오 순교자 기념(연중 제12주간 금요일): 마태오 8, 1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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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승 [bona24] 쪽지 캡슐

2024-06-27 ㅣ No.173719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8, 2. 3)


「나는 치유되었다.」의 저자 밥슈츠는 이 책에서 예수님과 만남은 치유로 나아가는 여정의 첫걸음이라고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건강해지고 온전해지고 싶어 하는데, 그것은 하느님께서 인간 존재 구조 안에 낫고 싶은 강한 마음을 심어 놓으셨기 때문입니다. 베네딕또 16세 교황의 말씀대로, 치유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목적을 위해, 곧 우리를 온전하게 회복시켜 아버지와 인간 상호 간의 충만한 친교 안으로 다시 데려오기 위해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다고 믿습니다.』 성경의 수많은 사람, 곧 육체적인 여러 질병으로 죄인이라 불리고 손가락질받던 사람들, 부서지고 상처받았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난 후 인생이 달라지는 기적을 체험했다고 전해 주고 있습니다. 

산에서 제자들과 당신을 찾아왔던 사람들에게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신 예수님께서 내려오시자 많은 군중뿐만 나병 환자 또한 예수님께 ‘다가옵니다.’ 사실 구약, 특히 레위기에 의하면, 이는 결코 있을 수 없고 해서도 아니 되는 행동입니다. 나병 환자는 레위기 13, 45~46에 의하면, “옷을 찢어 입고 머리를 푼다. 그리고 콧수염을 가리고 ‘부정한 사람이오.’, ‘부정한 사람이오.’ 하고 외치면서 사람들이 물러나 근접하지 않도록” 해야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나병 환자가 예수님과 사람들을 피하도록 소리를 외쳐대지도 않았고 오히려 예수님께 가까이 접근해 엎드려 절합니다. 이 짧은 맥락을 통해서 우리는 구약의 율법과 신약의 복음 간의 극명한 차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의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죄인이기 때문에, 건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건강하지 않은 나병 환자이기 때문에, 그는 오히려 예수님을 통해 치유 받기 위해 다가왔고, 엎드려 간청하며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8,2) 

나병 환자는 바로 하느님께서 인간 존재 깊은 심층 곧 영혼 안에 심어 놓은 ‘건강해지고 온전해지고 싶은 갈망’에 따라 간절히 애원했습니다. 이는 곧 아빠 하느님께서 그를 예수님께 이끌어 데려온, 치유 받아야 할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그러기에 그는 예수님께 단지 자신의 바람을 들어주십사고 강요하지 않고, 온전히 그분의 뜻대로 하시도록 순명의 자세로 내어 맡깁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훗날 겟세마니에서 아빠 하느님께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신 대로 하십시오.”(마태26,39)라고 기도하신 것처럼 이 나병 환자 또한 자신의 바람보다 예수님의 의향과 의지에 전적으로 내어 맡깁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바람보다 불가능이 없으신 주님께서 하시고자 하시면 어떤 일도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그분께서 하시고 하시기에 우리의 삶에서 매일 기적이, 치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나병 환자처럼 주님께 온전히 신뢰와 의탁의 마음으로 ‘건강해지고 온전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아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그의 간절한 마음을 보시고,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내가 하고자 하닌 깨끗하게 되어라.”(8,3)하고 말씀하시자, “그의 나병이 깨끗이 나았다.” 주님의 말씀은 용서와 치유의 말씀이며 생명과 사랑의 말씀임이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산에서, 곧 기도하고 내려오신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의 나병 환자의 치유 이야기를 통해 우리 또한 단순히 우리의 욕구 충족과 바람만을 청하지 말고,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면서 하느님의 뜻대로 그리고 하느님께서 ‘하고자 하시도록’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바람은 이루어질 것이며 이루어진 일을 통해 하느님께서 영광이 드러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병고 떠맡으시고 우리의 질병 짊어지셨네.”(마태8,17참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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