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금)
(홍)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너희는 하느님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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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전은 그분 만나는 거룩한 장소 / 연중 제33주간 금요일(루카 19,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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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4-11-21 ㅣ No.177806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성전은 그분 만나는 거룩한 장소 / 연중 제33주간 금요일(루카 19,45-48)

 

과연 우리는 왜 성당에 나가고 신앙생활을 하는지? 사실 그곳에서 신자 아닌 이들이 찾아올 계기를 마련해 주려고 각 본당마다 이런저런 행사를 한다. 이렇게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는 성전이 어떠한 곳인지를 잘 안다. 성전은 우선 하느님을 찾고 그분께 기도하는 곳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스스로의 잘못을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실천하는 자리여야 할게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들어가시어 물건 파는 이들을 쫓아내기 시작하시면서 이르셨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 라고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없앨 방법을 찾았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도를 잘 찾지 못하였다. 온 백성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느라고 곁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들어가셔서 주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놓은 상인들을 내쫓으셨다. 그 집은 주님 만나는 거룩한 장소요 또한 형제들을 만나는 장소다. 물론 가장 소중한 것은 주님 만남이다. 그분 만남은 단순히 몸만 가 있다고 해서, 또는 남들이 하는 기도문을 우물쭈물 따라한다 해서 이루어지기 어려울 수도. 그 장소를 예수님께서 직접 정화하셨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 바라신 것은 성전 그 자체를 정화하시거나 부수어 없애 버린 것은 아니었다.

 

예수님께서 진정 고치고자 하신 것은, 성전에서 하느님을 대하는 방식이었다. 성전에서 하느님을 올바로 섬기지 못하는 이들을 향하여, 무엇이 참으로 올바른 기도인지를 보여 주신 것이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어느 곳에나 계신다. 그러면 그분께서 가장 오래 머무르시는 곳은 어디일까? 아마도 당신을 간절하게 찾는 곳이 아닐지? 성전이라도 하느님 찾는 간절함이 없다면, 그분께서 함께하지는 않으실 게다. 그 만남은 진실하고 사랑과 기쁨의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어쩌면 율법은 주님께서 일러주신 가르침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유익한 길을 안내한다. 그런데 우리가 율법을 어쩜 어렵게 만든다. 무서운 판관이 되어 누군가가 겁을 준다. 이와 반대로 성전은 말 그대로 성스럽고 편안한 곳이어야 한다. 누구나 가서 위안을 받는 곳이니까. 하지만 조건을 단다. 쉽게 들어갈 수 없는 무서운조건들이다. 주님 계신 곳을 우리가 막는 셈이다.

 

우리가 성전에 머물고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게다. 불과 한 시간 남짓 겨우 될게다. 그래서 온전히 몰두하지는 못해도 잠시 주님 곁을 떠난 삶을 찾아봐야 할 수도. 또한 그 안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밝은 얼굴로 그분계신 감실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십자가도 바라보자.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 곧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 여기가 바로 하느님께서 거처하시는 참된 성전이니까. 이제 옛날처럼 성전에서 환전하고 물건을 사서 하느님께 봉헌하는 시기는 지났다.

 

기도의 집인 성전, 곧 예수님이라는 성전 안에서 그분을 제물로 봉헌하는 참된 제사가 이루어지는 기초가 탄탄한 새로운 시대인기에. 거기에 우리 걱정 거두어 주실 분께서 언제나 계시기에. 그렇지만 가끔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건성으로 그곳에 가기에. 어쩜 습관인지도. 성전은 하느님과 기도로 대화하는 곳이면서 예수님을 따르고자 마음 다지는 자리다. 가장 거룩한 주님 만남이 이루어질 곳이다. 그저 몸만 가 있다 해, 만남이 절로 되는 게 결코 아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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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강도,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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