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31일 (금)
(백)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 씨를 뿌리고 자는 사이에 씨는 자라는데, 그 사람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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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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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01-30 ㅣ No.179686

[연중 제3주간 목요일] 마르 4,21-25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 속에 시 하나 싹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마당을 쓸었습니다>라는 시입니다. 내 집 마당을 한 번 쓸어주는 수고로 지구의 한 부분이 깨끗해지고, 아름다운 꽃 한송이를 피우는 노력으로 지구의 한 부분이 밝아진다고 합니다. 맑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쓴 시 한 편으로 지구에 사는 우리의 마음이 밝아지고, 참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우리 지구의 한 부분이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진다고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능력과 힘을 과소평가하여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내가 노력해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고 자포자기하지만,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은 결코 작지 않음을 보여주는 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즉 우리가 신앙의 등불로 세상을 비추면 세상은 그만큼 밝아질 것이고 행복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이 붙여 주신 신앙의 등불을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두지 말라고 하십니다. 당신 말씀과 가르침대로 따르면 이익을 얻지 못하거나 손해를 볼까봐 그 말씀을 듣고도 외면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릇은 제대로 두어야 그 안에 뭔가를 담을 수 있는데, 우리 마음 그릇을 주님의 뜻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뒤집어두니 그분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축복을 담지는 못하고 오히려 신앙의 등불을 덮고 가리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지요. 또한 쉽고 편한 것만 찾는 나태함과 안일함에 빠져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기회를 자꾸 나중으로 미루거나 안해도 되는 핑계거리를 찾지 말라는 뜻입니다. 의자를 보면 앉고 싶고 침대를 보면 눕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지요. 그런 나태함과 게으름을 이겨내고 주님의 뜻을 따라 살려면 신앙의 등불을 침상 아래에 두어 내 마음의 방을 어둡게 만들지 말고, 등불을 등경 위에 두어 그 빛이 내 마음 전체를 환하게 비추게 해야한다는 겁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고 거기에 더 보태어 받을 것이다.” 우리는 타고 태어난 그릇만큼 받는 게 아니라, 그 그릇을 비워낸 만큼 받는다는 뜻입니다. 그릇은 그것을 완전히 비웠을 때 가장 많은 양을 담을 수 있지요.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축복을 가장 많이 담으려면 내 마음 그릇을 완전히 비워야 합니다. 그렇게 비우는 방법은 아낌없이 나누고 베푸는 것이지요. 당장은 손해보는 것 같아 아깝게 느껴지겠지만, 내 것만 빼앗기는 것 같아 억울하게 느껴지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기꺼이 나누고 베푼 몫에 주님께서 훨씬 더 큰 ‘덤’을 얹어 우리에게 돌려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라고 하시는 겁니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누고 베푸는 만큼 진정으로 소유하게 된다는 사랑의 역설을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아무리 좋은 우물이라도 물을 퍼주어야 맑은 물이 솟아나지 물을 긷지 않으면 더러워지는 것처럼, 아무리 단단한 강철도 사용해야 빛이 나지 묵혀두면 녹이 스는 것처럼,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축복도 나누고 베풀어야 거기서 얻는 행복이 더 커지고 내 삶에 더 밝은 빛을 비춰준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내가 받은 은총과 축복을 욕심과 인색함으로 아끼다 ‘똥’이 되게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것을 베풀고 나눔으로써 그 좋은 몫을 온전히 누리는, 하느님 앞에서 참으로 부유한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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