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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주간 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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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주간 화요일] 요한 8,21-30 “너희는 사람의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내가 나임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내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만 말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신원’에 대한 내용입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지역, 예수님이 속한 가문 등의 세속적인 조건을 바탕으로 그분의 신원을 이해하려고 했기에 그분이 누구이신지를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별 볼 일 없는 목수로, 율법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무식한 사람으로, 마리아라는 가난한 과부의 아들로만 알아보았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은 당신의 참된 신원을 어떻게 해야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지를 알려주십니다.
그 첫번째 방법은 그분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속한 세상의 법칙대로 사는 법입니다. ‘로마에서는 로마 법을 따르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예수님은 이 세상에 속한 분이 아니라 하느님께 속한 분이시기에 그분께서 주신 참된 법인 계명에 따라 사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의 모습을 본다면 그분의 참된 신원에 대해 알 수 있는 겁니다. 그 두번째 방법은 그분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위에서 오신 분입니다. 즉 하느님께서 특별한 사명을 맡기고 파견하셔서 이 세상에 보내신 분입니다. 그리고 그 사명을 충실히 실행하신 분입니다. 그분께서 하신 말씀과 행동 안에서 그런 점들이 분명히 드러나지요. 그러니 예수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그분 행적을 눈여겨 보았다면 그분께서 그리스도이심을 알아보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종교지도자들은 그분께서 하시는 진리의 말씀을 듣지 않으려고 귀를 막고, 그분께서 보여주시는 진실을 보지 않으려 눈을 감았기에 예수님의 참모습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예수님께 ‘당신이 누구냐’고 계속 물어대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당신이 누구신지를 알려주실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흠 없는 어린 양이 자기 주인 대신 죽음으로써 그의 죄를 없애주는 ‘속죄양’임을 드러내는 것처럼, ‘하느님의 어린 양’이신 예수님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짓는 모든 죄, 즉 ‘세상의 죄’를 없애시기 위해 우리 구원을 위한 희생제물로 당신 자신을 바치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 십자가 아래에서 숭고한 희생과 완전한 사랑으로 당신의 전부를 내어주신 예수님을 바라봄으로써, 그분이야말로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그리스도’이심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또한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사흘만에 부활하시는 모습을 봄으로써 그분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우리 삶과 세상을 주관하시는 ‘주님’이심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또한 깨달아야만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단 한 순간도 당신 뜻에 철저히 순명한 아들을 혼자 버려두지 않으심을, 우리가 하느님 마음에 드는 일을 하며 그분 뜻에 철저히 순명하면 하느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며 힘을 주시고 이끌어 주심을... 그 깨달음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을 굳게 믿으며 하루 하루를 기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