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3일 (토)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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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모든 덕의 어머니 “분별력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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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경 [forgod] 쪽지 캡슐

2025-05-02 ㅣ No.181914

2025.5.2.금요일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295-373) 기념일 

 

 

사도5,34-42 요한6,1-15

 

 

모든 덕의 어머니

“분별력의 지혜”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시편27,1)

 

옛 현자 <다산>의 지혜로운 가르침입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애틋하게 여기고, 익숙한 사이일수록 어려워하라.”

“수양의 근본은 효우孝友이니, 여기에 본분을 다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학식이 높고 글재주가 좋더라도 흙담에 색칠하는 것이다.”

예나 이제나 진리는 변함이 없습니다. 무엇이 되기전에 ‘먼저 사람이 되라’는 말마디도 생각납니다. 분별력의 지혜를 지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진리입니다. 

 

참 어른이나 스승은 학식보다는 탁월한 삶의 지혜, 분별력의 지혜를 지닌 분들입니다. 모든 덕의 어머니라 일컫는 분별력의 지혜는 사막교부들이 늘 강조해온 지혜였고 베네딕도 성인의 경우도 똑같습니다. 성인은 아빠스의 기본적 자질도 분별력의 지혜임을 그의 규칙서에서 가르칩니다.

 

“‘만일 내가 내 양의 무리를 심하게 몰아 지치게 하면 모두 죽어 버릴 것이다’하신 성조 야곱의 분별력을 생각할 것이다. 이밖에도 모든 덕행들의 어머니인 분별력의 다른 증언들을 거울삼아, 모든 것을 절도있게 하여 강한 사람은 갈구하는 바를 행하게 하고, 약한 사람은 물러나지 않게 할 것이다.”(성규64;18,19)

 

오늘은 성 아타나시오 주교학자 기념일입니다. ‘죽지않는, 불멸’의 아타나시오 이름 뜻대로 백절불굴의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였습니다. 성 바실리오, 성 나지안조의 그레고리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와 더불어 동방의 사대교부에 속하는 분으로, 참 치열한 산전수전을 통과한 삶이었습니다. 

 

성인은 알렉산드레아 주교로 45년(328-373)동안 재직하면서 아리안 이단과 치열한 전투중 5차례나 유배로 주교직을 박탈당하고 고통을 겪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사제 아리안에서 시작된,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아리안 이단은 니케아 공의회에서 정죄된 후에도 널리 퍼져있었고, 성인은 아리안 이단에 맞서 시종일관 참 하느님이시면 참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심을 믿고 고백하고 선포했습니다. 신약성서 27권 체제의 목록을 최초로 작성한 분도 성 아타나시오 주교학자입니다.

 

이집트 유배중 만났던 안토니오 성인에게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성인이 쓴 ‘성 안토니의 전기’는 후대 수도자들에게는 교과서와도 같았습니다. 인명은 재천입니다. 이런 시련과 고난으로 점철된 와중에도 성인은 78세 천수를 누렸으니 하느님의 은총과 더불어 성인의 뛰어난 분별력의 지혜도 큰 몫을 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은 물론 사도행전의 온 백성에게 존경을 받는 율법교사 가말리엘이라는 바리사이 역시 뛰어난 분별력의 지혜를 지녔음을 봅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는 예수님의 분별력의 지혜가 빛을 발하는 장면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일으키신 표징을 보고, 사람들이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직감하시자 즉시 혼자서 산으로 물러가십니다. 

 

노자의 지혜대로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공을 세워도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의 정신으로, 군중의 환호나 인기에 편승하지 않고 즉시 물러나 아버지 안에 머물러 제자리를 찾으니 예수님의 분별력의 지혜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1독서 사도행전의 가말리엘 역시 탁월한 분별력의 지혜의 스승임이 드러납니다. 사도들의 처리문제로 혼란이 극도에 달하자 가말리엘은 테우다스와 유다의 예를 들면서 사도들을 두둔하며 상황을 말끔히 정리하니 가말리엘의 분별력의 지혜가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저 사람들 일에 관여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십시오. 저들의 그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때로 분명한 판단이 어려울 때는 건들이지 말고 기도와 침묵중 그냥 내버려 두고 기다리며 상황을 잘 지켜보는 것도 참 좋은 분별력의 지혜일 수 있습니다. 건들이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결코 방관이나 방치가 아님을 아시기 바랍니다. 참으로 자비하시고 지혜로우신 주님을 날로 사랑하여 닮아갈 때 깊고 넓은 내적 시야에 선사되는 분별력의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며, 주님의 아름다움 바라보고, 

 그분의 성전 우러러보는 것이라네.”(시편27,4).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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