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5일 (수)
(백)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 남북통일 기원 미사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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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좋은 영성 서적 한 권이 주는 축복과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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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09:47 ㅣ No.183042

 

여름 휴가철이 다가옵니다. 3박 4일, 혹은 일주일 휴가를 가서 마냥 유흥만 즐긴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진정한 휴가가 아닐 것입니다.

느티나무 그늘 아래 평상에 앉거나, 전망 좋은 카페 창가에 앉아 좋은 영성 서적 한 권 읽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휴가 겸 피정이 따로 없을 것입니다. 때로 좋은 책 한 권이 우리 삶의 근본을 흔들기도 하고, 삶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름 휴가 때 읽어보시면 좋을 영성 서적 한 권을 소개합니다.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파블로 도밍게스 프리에토 신부님(1966-2009)의 ‘주님의 기도로 피정하기’(성바오로, 구입 문의: www.paolo.kr)입니다. 광주대교구 강기남 요셉 신부님께서 아주 정성껏, 정교하게 번역을 잘 해주셔서, 읽기가 편합니다.

불과 마흔셋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신 파블로 신부님은 자신의 단명을 예견이라도 하신 듯이 하루를 일 년처럼 그렇게 바쁘게 사셨습니다. 신학교 교수 겸 학장으로 후학들을 양성했고, 꾸준히 논문을 쓰셨으며, 틈틈이 사제나 수도자들의 연례 피정을 동반하셨습니다.

과로를 거듭하던 파블로 신부님의 모습이 걱정스러웠던 동료 사제가 삶의 속도를 좀 늦추고 건강을 좀 돌보면 어떻겠냐고 조언을 했습니다. 그러자 파블로 신부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시간은 하느님의 선물이잖아요? 우리는 그 선물로 열매 맺는 삶을 살아야 하고요. 주님께서 정해주신 저의 마지막 시간이 오면, 그때부터는 저도 평안한 안식을 영원히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개인적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파블로 신부님께서 어찌 그리 정확하게 제 심정을 잘 대변해 주셨는지...저도 신부님처럼 꽤 바쁘게 지내는 편인데, 이유는 파블로 신부님과 똑같습니다.

목숨 다하면 한 줌 흙으로 변할 것이고, 썩어질 육신인데, 뭐 그리 아까워할 것이 있겠습니까? 주님께서 허락하신 하루하루, 어떻게 하면 그분께 영광과 찬미와 감사를 드릴 수 있겠는가? 고민하며, 뭐라도 주님과 이웃에게 도움이 되고자 백방으로 노력합니다.

‘주님의 기도로 피정하기’는 등산애호가셨던 파블로 신부님께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기 불과 25일 전, 콜롬비아 교구 사제들의 연례 피정 때 하셨던 강의록을 그대로 엮은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강의실에 앉아서 파블로 신부님의 강의를 듣는 그런 생생한 느낌입니다.

파블로 신부님께서는 우리가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바치는 주님의 기도가 얼마나 소중한 보물이며, 우리 신앙생활의 좋은 길잡이인지를 잘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후다닥, 순식간에 바치고 마는 주님의 기도를 한 문장 한 문장, 한 단어 한 단어 끊어서 기도하고 묵상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기도 중의 기도요, 예수님께서 친히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유일한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우리의 내적 생명을 위한 참된 학교와 같은 기도입니다”

“사람이 드릴 수 있는 어떤 기도도 주님의 기도 안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더불어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친히 가르쳐 주신 기도, 즉 주님의 기도보다 더 효과적으로 드릴 수 있는 기도는 없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 교부)

오늘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복음의 주제는 용서입니다.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 21-22)

이 부분에 대해서 파블로 신부님은 이렇게 권고하십니다. “원수를 용서하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을 가장 닮게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깊이 일치되어 있음을 가장 강렬하게 체험할 수 있는 순간은 바로 원수를 용서할 때입니다. 왜냐하면 원수를 용서하는 행위는 가장 순수한 무상성이 드러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2025년 6월 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_조명연 신부님

 

 

몇 년 전, 어느 본당으로 강의 갔다가 아주 곤란한 일을 겪었던 기억이 납니다. 급하게 강의 장소로 가고 있었는데, 중요한 무엇인가를 두고 왔음을 깨달았습니다. 강의 원고였습니다. 물론 강의 때 원고를 잘 보지 않지만, 원고가 없으면 때로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에 원고를 반드시 손에 들고 강의합니다. 그런데 이 강의 원고를 가져오지 않은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강의 시작 1시간 전에 강의 장소에 도착했다는 것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에 곧바로 편의점으로 가서 펜과 노트를 샀습니다. 그리고 근처 카페로 가서 강의 내용을 메모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아무런 문제 없이 강의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삶 안에서 뜻밖의 상황은 너무나 많습니다. 자기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에 당황스럽고 힘듦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때 그냥 실망하고 좌절하고 포기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 더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편한 길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힘든 길은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행동하는 것이 됩니다. 무엇이 변화를 불러올까요?

 

오늘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입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민족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사는 우리나라입니다. 그래서 남북한의 진정한 평화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는 날로 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점점 그 기도의 필요성을 잃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서로 적대시하면서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민족끼리 함께해야 한다는 노력 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렇게 아무런 노력 없이 어떤 변화가 이루어질까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19.20)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뜻에 맞게 기도하면 그 어떤 것도 이루어 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런데 그 하느님 뜻은 뒤 이어 나오는 용서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습니다.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2)라면서 무한한 용서가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을 보내며 바치는 우리의 기도는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용서할 수 없다면서 단정하면서 하는 기도를 통해서는 하느님의 뜻에 함께할 수 없습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함께하는 기도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함께하시며,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오늘의 명언: 자신에게 물어보라. 난 지금 무엇을 변화시킬 준비가 되었는가를(잭 캔필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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