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9일 (토)
(녹) 연중 제18주간 토요일 믿음이 있으면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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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하느님을 사랑하라 <기도와 믿음> “겨자씨 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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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경 [forgod] 쪽지 캡슐

07:35 ㅣ No.184019

2025.8.9.연중 제18주간 토요일                                                      

 

신명6,4-13 마태17,14ㄴ-20

 

 

하느님을 사랑하라

<기도와 믿음>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저의 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시편18,2)

 

오늘 시편 화답송 후렴입니다. 오늘 새벽 독서의 기도는 시편136장 26절까지 매절 반복된 후렴, "하느님, 당신의 자비는 영원하시다."였습니다. 오늘은 말복, 이젠 풀벌레 소리, 선선한 기운이 완연히 가을에 문턱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오늘 옛 현자의 말씀도 새로운 각성이 됩니다.

 

“자신과 타협하는 일이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 스스로 변하기를 원한다면 바로 지금 단호해져야 한다.”<다산>

“예禮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행하지 마라.”<논어>

 

바꿔말해 하루하루 날마다 하느님 중심의 삶에 충실하라는 말씀입니다. 내 중심이 아니라 하느님 중심에 충실할 때 늘 새로운 시작의 내적 변화의 삶이요 예禮에 따른 삶이겠습니다. 어제 제 시를 참 좋아하는 자매의 전화에 깜짝 놀랐습니다.

 

“신부님이 예전 8월8일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일에 썼던 ‘나뭇잎은 날개 였구나!’ 시 기억합니까?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즉시 옛 제본해둔 자작시집을 찾았더니 26년전 1999년 8월8일 작품이었습니다. 자작시이지만 지금도 ‘나뭇잎은 날개 였구나!’ 라는 시의 감동을 잊지 못합니다. “영성생활”잡지에도 발표했던, 제가 좋아하는 시들중 하나입니다.

 

“나뭇잎들

 헤아릴 수 없이 하늘 가득 채운

 무수한

 그리움의 날개들

 하늘 향한 그리움에

 무수히 돋아나는 나뭇잎 날개들

 

 비록

 땅에 정주의 뿌리 내려 하늘 날지 못해도

 하늘 날고 싶은 간절한 열망

 하늘 담아

 하늘 닮아

 더욱 짙어져 가는

 푸른 잎 나뭇잎 날개들

 

 하늘 바람에 날개치는 

 영원한

 기도의 스승

 나무의 그리움, 나무의 아우성

 아! 나뭇잎은 날개였구나

 그리움의 날개!

 이제야 사무치게 오는 깨달음

 

 당신은 하늘 

 나는 나무 

 하늘과 나무의 복된 숙명

 둘이자 하나

 끊임없이 솟아나는 외로움, 그리움

 끊임없이 샘솟는 찬미와 감사

 

 하늘 안에 살면서도 

 늘 하늘이 그리운 나무들

 당신 안에 

 살면서도

 늘 당신이 그리운 나!”<1999.8.8.성 도미니코 기념일>

 

사랑하면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기도’가 되고 ‘고백’이 됩니다. 이에 ‘춤’까지 더해지면 완전히 시같은 삶, 꽃같은 삶이겠습니다. 제가 참 부러워하는 것이 온몸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춤꾼’입니다. 이런 하느님 사랑의 고백과 더불어 깊어지는 믿음입니다. 시편성무일도를 구성하는 150장의 시편들, 모두가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와 감사, 사랑의 시이자 노래이며 고백입니다. 이런 생명과 빛, 희망의 시편들에 맛들이면 세상 시들에 대한 맛을 잃어버립니다. 

 

누구나 사랑의 시인이 되어 시같은 삶, 꽃같은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사랑하면 누구나 시인이 됩니다. 사실 마음 깊이에서는 누구나 시인이자 수도승입니다. 오늘 신명기 독서 서두는 “이스라엘아, 들어라!”를 뜻하는 쉐마로 유다인들이 하루 2회 고백하는 신앙의 정수입니다. 우리 수도자들이 평생 매주 토요일 끝기도때마다 듣는, 늘 들을 때 마다 마음 깊이 새겨지는 고백입니다.

 

“너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 너희는 집에 앉아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나, 이 말을 너희 자녀에게 거듭 들려주고 일러 주어라.”(신명6,4-7)

 

이어지는 끝 말마디도 하느님 중심의 ‘경외와 섬김’의 삶에 전념하라는 충고입니다.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을 섬기며, 그분의 이름으로만 맹세해야 한다.”(신명6,13)

 

더불어 생각나는 제가 참 좋아해 게시판에 붙여 놓고 늘 읽으며 마음에 새기는 시편 두 절입니다.

“주님께 아뢰옵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시편16,2)

“내 주여, 내 기쁨은 당신 뜻을 따름이오니, 내 맘속에 당신법이 새겨져 있나이다.”(O my God! my delight is to do your will, and your law is within my heart).

뒷 구절은 너무 좋아 괄호 안에 영문을 병기했습니다. 1999.8.8.일 다음날 존재의 향기란 시도 좋아 인용합니다.

 

“선물받은 두 란蘭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크고 화려하나 향기 없어 허전한 서양란蘭

 작고 초라하나 향기 은은 그윽해 기쁨을 주는 동양란蘭

 사람도 그와 똑같을 거다

 마음 그윽한 깊이에서 피어나는 존재의 향기, 사랑의 향기, 겸손의 향기”

 <1999.8.9.>

 

그러니 한결같이, 끊임없이 하느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기도해야 합니다. 사랑의 고백이 기도이자 시입니다. 이래야 은은 그윽한 존재의 향기를 발하는 인생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고 쩔쩔매는 제자들과 사람들을 꾸짖으시는 예수님의 말씀이 그대로 우리를 지칭하는 듯합니다.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야!”

 

필시 하느님 사랑도, 기도도, 믿음도 빈약했던 삶들임이 분명합니다. 호통을 치시며 마귀를 쫓아내신 주님께 대한 제자들의 물음과 답이, 믿음이 없는 오늘  우리 비뚫어진 세대에게도 참 좋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믿음입니다. 믿음이 답이자 약입니다. 믿음의 여정이요 기도와 믿음은 함께 갑니다. 이래서 한결같은, 끊임없는, 항구하고 간절한 기도입니다. 하느님 향한 사랑의 시와 노래와 기도와 고백과 함께 가는 믿음입니다. 기도중의 기도가, 우리를 명품인생, 명품신자로 만드는 명품종교 가톨릭교회의 이 거룩한 미사전례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향기로운 ‘기도의 사람’, ‘믿음의 사람’, ‘주님의 전사’로 만들어 줍니다.

 

“주님은 살아 계시다!

 나의 반석 찬미받으시리니,

 내 구원의 하느님 드높으시다.”(시편18,47).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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