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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나는 맹수의 이에 갈려서 그리스도의 깨끗한 빵이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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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요한 사도의 제자로 추정되는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24~107) 순교자 기념일입니다. 그는 요한 사도의 제자일뿐 아니라 당시 번영했던 안티오키아 교회의 2대 주교였습니다. 그리고 초세기 교회의 대표 순교자로 유명합니다. 24년경 태어나셨으니, 아마도 어린 나이였지만, 예수님을 직접 뵙는 영광을 누린 제자였습니다. 이냐시오 주교님은 한국 천주교로 치면, 최양업 신부님과 비슷합니다. 대대적인 그리스도교 신자들에 대한 박해가 계속되었지만, 오랜 세월 체포되지 않고, 박해로 힘겨워하는 초세기 교회의 든든한 기둥이요 아버지로서 신자들을 보호하고 격려했습니다. 45세에 주교가 된 그는 약 38년 동안 안티오키아 교회를 위해 봉사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07년 83세 되던 해 이냐시오 주교님은 체포되었는데, 체포에서 순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너무나 잔인하고 혹독했지만, 이냐시오 주교님은 눈 한번 깜빡하지 않고 당당히 그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안티오키아에서 체포된 주교님은 로마로 압송되어가는 과정에서 수인이라기 보다는 영웅이요 개선장군 같은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압송되어가는 당신의 모습에 가슴 아파하고 통곡하는 사람들을 향해 이냐시오 주교님은 오히려 그들을 따뜻이 위로했고 격려했습니다. 용기를 잃지 말고 힘을 내라고, 파이팅하자고 외치셨습니다. 놀라운 사실 한 가지가 있습니다. 이냐시오 주교님께서는 안티오키아에서 로마로 압송되어 가는 그 고통스러운 여정 중에도 머릿속은 언제나 그리스도교 신자들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런 양들에 대한 극진한 사랑은 일곱 통의 편지 안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나의 간청입니다. 불필요한 호의를 나에게 베풀지 마십시오. 나를 맹수의 먹이가 되게 버려 두십시오. 나는 그것을 통해 하느님께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밀알입니다. 나는 맹수의 이에 갈려서 그리스도의 깨끗한 빵이 될 것입니다. 이 맹수라는 도구를 통해서 내가 하느님께 봉헌된 희생 제물이 될수 있도록 그리스도께 기도하십시오.” “이 세상의 모든 쾌락도 지상의 모든 왕국도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세상 극변까지 다스리는 것보다 그리스도 예수와 일치하기 위해 죽는 것이 나에게는 더 좋습니다. 내가 찾고 있는 것은 우리를 위해서 죽으신 바로 그분이며 내가 원하는 것은 우리를 위해 부활하신 바로 그분입니다. 다시 태어나는 내 출생의 때가 가까웠습니다.” “지금은 내가 살아서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죽음을 열망하고 있습니다. 나의 지상적인 모든 욕망은 십자가에 못박혔고 세상 물질을 사랑하기 위한 불은 내 안에 더 없습니다.” 재판관 앞에선 이냐시오 주교님의 모습을 보십시오. 얼마나 놀라운지. 재판관이 묻습니다.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주교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테오포로라고 합니다.” “그게 무슨 의미인가?” “하느님을 공경하는 자라는 뜻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