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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0주간 금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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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0주간 금요일] 루카 14,1-6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수종병(水腫病)은 신체 특정 부위에 물이 차서 몸이 붓는 질환입니다. 그로 인해 환자는 끝없는 갈증에 시달리는데,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물을 마실수록 목이 더 마르고 증세가 심해진다고 합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이 수종병에 걸리면 가망이 없었습니다. 몸 여기저기가 엄청나게 부어오르는데 마땅한 치료제도, 회복 되리라는 희망도 없이 죽을 날만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신 양떼가 겪는 고통을 곧 당신의 고통으로 여기시는 착한 목자 예수님이시니 그런 큰 고통을 겪는 병자를 보고 그냥 지나치실 수 없었습니다. 그날이 안식일이라는 것도, 그 자리에 당신을 제거할 구실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바리사이’들이 득실거린다는 것도 그분께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즉시 그 병자에게 손을 대시어 치유의 은총을 베푸신 후 집으로 돌려보내셨지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에게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자비’는 보지 못하고 그분이 하시는 ‘일’만 보았습니다. 시력이 안좋아서가 아니라 그들 마음 속에 사랑과 자비가 없었기에, 이웃의 아픔과 슬픔에 관심을 갖지 않았기에 보지 못한 것입니다. 그랬기에 예수님이 ‘안식일’에 금지된 ‘일’, 즉 치료행위를 하여 율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그분을 비난하고 단죄하게 되지요. 하지만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주신 것은 그것으로 그들을 괴롭히고 구속하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더 나은 삶을, 당신 뜻에 맞는 올바른 삶을 살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그렇게 이 세상에서의 삶을 마무리한 뒤에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 영원한 생명과 참된 행복을 누리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주신 율법을 가지고 다른 이들, 특히 우리 사회의 작고 약한 이들을 억압하고 단죄하는 건 하느님의 뜻을 왜곡하고 거스르는 죄를 짓는 일입니다.
율법에 담긴 하느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그 문자적 내용에 속박되어 살아가는 그들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물으십니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 율법에 무엇이라 쓰여있는지를 물으신 게 아니라 안식일에 질병으로 고통받는 형제를 그 속박에서 해방시켜 준 것이 하느님 뜻에 비추어 볼 때 합당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물으신 겁니다. 안식일일지라도 사람이나 키우는 가축이 죽을 위험에 처하면 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건 허용된다는 예외 규정은 그들도 알고 있었을테지요. 문제는 그 ‘예외규정’을 누구에게, 어떻게 적용하는가하는 기준일 겁니다. 그 대상이 자기 가족처럼 가까운 이라면 작은 위험에도 즉시 움직였겠지만, 바리사이들은 그 수종병자를 어떻게 되도 자신과 아무 상관없는 ‘남’으로 여겼으니 수종병의 치료가 하루 이틀 쯤 미뤄져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그러니 그를 치료하는 것보다 안식일 법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생각은 그들과 다릅니다. 그분의 기준은 그 병으로 당장 생명이 위독한가 하는 의학적 기준이 아니라, 그 병자가 수종병으로 인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울까 하는 공감적 기준입니다. 또한 모든 이가 당신 사랑과 은총 속에서 삶의 기쁨을 맘껏 누리기를 바라시는, 그 일이 지체되지 않고 즉시 이루어지기를 바라시는 하느님 자비의 기준입니다. 그래서 그 병자를 질병의 고통 속에서 “바로 끌어내어” 생명의 길로 인도하신 것이지요. 우리도 그런 예수님과 같은 마음을 지녀야겠습니다. 차가운 머리가 아니라 뜨거운 가슴으로 이웃 형제가 겪는 아픔과 슬픔에 깊이 공감하며 기회 되는대로 즉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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