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
[연재] Week 01. 수 - 조용히 채워지는 시간 |
|---|
|
(Week 01. 보이지 않는 시작 / 임신 1–4주 / 대림 1주) 조용히 채워지는 시간 #나눔의기적 #은총의리듬 #자라는자리
임신 3–4주차의 태아는 아직 모양이 드러나지 않지만, 몸속에서는 놀라운 연결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세포들이 서로를 찾아가며 하나의 생명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통로를 만들고, 서로를 지탱할 구조를 준비한다. 겉으로는 정적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는 이미 ‘함께 살아갈 준비’가 시작되고 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은 군중을 함께 먹이시고, 함께 채우시는 분으로 나타난다. “저 군중이 가엾구나. 벌써 사흘 동안이나 내 곁에 머물렀는데 먹을 것이 없으니 말이다.” (마태 15,32)
예수님께서는군중의 배고픔과 지친 몸을 보시고 먼저 그들의 결핍을 바라보셨다. 그 결핍은책망받아야 할 약함이 아니었다. 도리어 하느님의 충만함이 스며들 자리였다.
군중이 가진 것은 겨우 “일곱 개의 빵과 작은 물고기 몇 마리”. 그러나 그 작은 것 위에 예수님의 손길이 닿자, 그 자리는 충만함으로 변해 갔다.
부족했던 만큼 채워지고, 작았던 만큼 커지고, 마침내 모두 배불리 먹고도 일곱 바구니나 남았다.
태아의 발달도 이와 닮아 있다. 아직 생긴 것이 거의 없고 부족함뿐처럼 보이는 시기이지만, 그 ‘부족함의 자리’가 바로 생명이 자라날 틈을 만드는 공간이 된다.
작은 빈틈,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듯 보이는 사이, 움직임이 거의 없는 정적 속에서 오히려 가장 깊은 성장이 이루어진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그 자리, 힘이 모자라고 마음이 차오르지 않는 그 틈에 하느님의 은총이 스며든다. 부족한 만큼 열리고, 열린 만큼 채워지는 법이다.
예수님의 기적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은총이 아니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작은 것을 그분이 ‘나누어 주심’으로 이루어졌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큰 것이 아니라 그저 ‘내어놓을 작은 것’을 찾아 그 손 위에 올려놓는 일이다.
대림 시기, 우리 안에 있는 작은 시작을 부족하다고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 작은 자리가 하느님의 충만함이 흘러올 틈일지 모른다. 작은 이의 기도 주님,제가 가진 작은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하소서.
부족함 때문에 멈추지 말고, 그 부족함 속에서 당신이 채우시는 은총을 바라보게 하소서.
오늘도 제 안에서 조용히 자라나는 생명의 기척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아멘. Today's Word " 생명은 비어있는 자리에서 자란다. " by 서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게시판 운영원칙
Help Des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