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토)
(자) 12월 20일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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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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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12-17 ㅣ No.186892

[12월 17일] 마태 1,1-17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족보’입니다. 대림시기의 후반부 즉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이 시기를 낯설고 발음하기도 힘든 이름들로 쭉 나열된 족보로 시작하는 것은 그 안에 이스라엘의 구원역사가, 그리고 그 안에 개입하시고 이끄시는 하느님의 섭리가 들어있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등장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축복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수많은 난관,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과 시련에도 불구하고 그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 사랑과 자비로 이끌어주셨기 때문인 겁니다. 그런가하면 이 족보에는 이스라엘이 감추고 싶은 ‘흑역사’, 지워버리고 싶은 ‘오점’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의 조상들을 소개하면서 큰 잘못을 저질러 가문에 수치를 남긴 인물들은 적당히 감추거나 빼버릴 수도 있었을텐데 있는 그대로 소개하고 있지요. 시아버지와 동침하여 자식을 낳은 ‘다말’, 창녀로써 적군과 내통한 ‘라합’, 젊은 과부로 보아즈를 유혹했던 이방인인 ‘룻’, 자기 남편을 죽인 다윗의 자식을 낳은 우리야의 아내 ‘바쎄바’가 대표적입니다.

 

마태오 복음사가가 그렇게 한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잠깐 인간이신 척 한 게 아니라 죄 말고는 우리와 똑같은, 우리의 부족함과 약함까지 있는 그대로 끌어 안으신 ‘참 사람’이심을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그런 예수님이시기에 남들보다 뛰어난 사람, 그 어떤 흠도 죄도 없이 완전무결한 사람만 선택적으로 구원하지 않으시고 모든 이들을 하느님 나라로 이끄십니다. 아니 오히려 부족하고 약한 이들, 자꾸만 죄를 저질러 하느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는 ‘아픈 손가락들’에게 더 큰 사랑과 관심을 보이시지요. 예수님의 그런 점이 인간의 오점까지 당신 구원역사 안에 있는 그대로 품으시는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드러나는 겁니다.

 

한편, 이 족보 안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참 하느님이심을 드러내는 부분도 있습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과 예수님 사이에 있는 ‘단절’이 그것입니다. 즉 예수님은 다윗 가문의 후손이시지만, 육욕에서 비롯된 인간의 성적인 결합으로 잉태되신 게 아니라, 마리아의 순명에서 비롯된 성령의 은총으로 잉태되셨지요. 그렇기에 예수님은 인간이라는 제약이나 한계 안에 갇히지 않고 늘 참된 자유를 누리시며 하느님 뜻에 철저히 순명하셨습니다. 그 순명을 통해 아버지 하느님으로부터 거룩함과 선함이라는 본성을 그대로 물려 받으셨습니다.

 

한편, 이 족보를 다윗과 바빌론 유배를 기준으로 십사 대씩 나눈 것은 구원 역사의 구비 구비 속에 숨어 있는 하느님의 섭리를 보다 잘 알아보기 위함입니다. 특별히 아끼고 신뢰하셨던 다윗이 당신 뜻을 거스르는 큰 죄를 저질렀지만, 즉시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는 그의 모습을 보시고 당신께서 하신 약속을 철회하지 않으신 하느님의 모습에서 그분의 ‘신의’가 드러납니다. 이민족의 침입과 유배라는 큰 재난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이 멸망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에서 당신께서 내뱉으신 말씀은 반드시 이루시고야 마는 그분의 ‘권능’이 드러납니다.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구원의 역사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포함되어 있지요. 나는 내 삶을 통해 하느님의 어떤 섭리를 드러내고 있습니까? 또 어떤 섭리를 드러내야 할까요?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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